【투데이신문 최민하 칼럼니스트】 지우펀 인증샷 퍼레이드가 진행되었다. 사진관에 가서 똑같은 배경에 증명사진을 찍듯이, 하나 둘 셋, 찰칵, 다음! 하나 둘 셋, 찰칵, 다음!이렇게 사진 찍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다가도, 여기까지 와서 사진 한 장 찍고 가지 않으면 그건 또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왔다 갔다 하는 사이에 내 차례가 왔다. 남들처럼 인증샷! 하나 둘 셋, 찰칵, 다음!사진 찍을 때 난간에서 본 아메이 찻집은 부러울 정도로 한산했다. 2층 창문가에 위치한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나
【투데이신문 최민하 칼럼니스트】 지우펀에 도착해서 수취루로 향하는 골목길을 사람들의 발걸음에 이끌려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사람들로 꽉 찬 골목길을 바라보며 답답함이 올라왔지만 앞사람의 발걸음을 뒤쫓지 않고는 움직일 공간이 없었다. 평상시에도 관광객들로 붐빈다는 지우펀은 대만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절기간에 연휴를 보내려는 대만 사람들까지 가세한 차였다. 지우펀이 지옥펀이 되지 않을까 불안했던 예상이 적중했다. 불편함이 지우펀 골목길 초입부터 사람들에 치이면서 시작되었다. 그 때 어디선가 한국말이 들렸다. “이 쪽으로 쭉 걸어가야 그
【투데이신문 최민하 칼럼니스트】 베트남 중부지방에 위치한 호이안을 여행할 때였다. 관광책자에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보다가 안방비치 자전거 투어가 눈에 띄었다. 호이안 시내에서 안방비치까지 자전거로 갔다 오는 프로그램이었다. 어른이 된 후 고작 공원 몇 번 돌아본 정도의 실력이라 오토바이로 북적거리는 베트남 도로상황을 상상하면 자전거를 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까페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신 후 관광책자를 두고 거리로 나왔다. 지나가다가 자전거 대여소를 힐끔 쳐다보았는데, 베트남 청년이 어찌 알았는지 뛰쳐나와 카탈로그를 보여주며 호객행위
【투데이신문 최민하 칼럼니스트】 선택은 일상을 통해 흘러들어온 사건이나 사소한 말 한 마디, 혹은 티브이에서 본 장면이나 책에서 읽은 구절에서 시작할는지 모른다. 그러한 순간들이 모여 몸속에 스며들며 체화되는 시간을 갖거나, 아니면 섞이지 못한 채 튕겨 나가 버려지기도 한다. 이십대 초반에 배낭여행을 처음 시작할 때 이런 순간을 모두 경험한 적이 있었다.어느 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와 얘기를 하게 되었다. 그전과는 달라진 모습에 그 동안 무엇을 했냐고 물었더니 배낭하나 짊어지고 세상 구경했다고 말했다. 그 때 당시 겁이 많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