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소정 기자】 창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이 초연 출연진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불러모으고 있다.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는 오는 5월 11일 서울 세종M씨어터에서 개막하는 2024년 신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캐스팅을 25일 발표했다.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EMK가 2024년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이다. 2021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최종 지원작으로 선정된 뮤지컬 ‘벤자민 버튼’이 EMK의 손길로
바림, 스며들다김정화양홍에 수감을 섞어 붓끝에 찍는다. 소복한 꽃잎 안쪽, 검붉은 물감이 미리 내놓은 물길을 따라 번진다. 적당한 수분을 머금은 바림붓이 부드럽고 섬세한 움직임으로 물감의 번짐을 돕는다. 서서히 농도를 달리한 색들이 꽃잎에 스민다.온 세상을 집어삼킨 코로나바이러스는 병상에 누운 어머니의 의지를 꺾어버렸다. 면회가 금지되고 주말마다 찾아오던 자식들을 보지 못하게 되자 시름시름 앓다 급기야 식사를 거부했다. 자식들에게 부담 주기 싫다고 스스로 요양병원 입원을 결정할 정도로 강단 있던 분이었다. 영양주사를 투여하며 적절한
사막의 민트백지현 내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 이곳은 모래 왕국이다. 이질적일 정도로 높고 빽빽한 회색의 건물들 사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도시를 가르는 아득한 지평선으로부터 금빛 실자락들이 일렁인다. 햇빛을 받은 가녀린 모래알들. 나의 도시는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중심지에서 멀어질수록 점점 높아지는 건물 높이에는 깊은 사막에 대한 경외심과 일말의 반항심이 공존하고 있는 듯하다. 빌딩 숲 너머 저 멀리 손에 잡힐 듯 사라질 듯한 거리에 바로 미지의 사막이 있지만 당장 눈앞엔 회색 건물들이 즐비한 곳이 바로 이 도시이다. 나처
허들링이정애여긴 눈사람이 모여드는 눈밭이에요.콩물 덩얼덩얼한 목소리 두부할매 곁으로건어물아재 머리를 주억거리며 걸어오네요.그 옆 코다리삼촌 안짱걸음으로 다가옵니다.만푸장 국수아지매와 61번 노점상 엄마도 모여서요.우리는 겨울을 받아 안으며 어깨가 둥글어져요.둥글게둥글게 눈을 굴리며시장 골목에서 눈사람이 되어요.작은 어깰 더 작게 오므리고시멘트 장바닥에 새벽처럼 쪼그려 앉아요.한데 붙으려는 건 서로에게 녹아들려는 것이죠.녹아드는 건 눈사람의 으뜸가는 수완이잖아요.극지란 시린 사람이 사는 오지여서서로를 끌어안으면 가슴과 가슴은 따뜻해집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투데이신문(대표 박애경)이 국내외 직장인(비정규직 포함)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제9회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당선작을 20일 발표했다.이번 직장인 신춘문예는 (주)투데이신문사, 한국문화콘텐츠21이 주최하고 (사)한국문인협회, (사)한국사보협회, 금보성아트센터가 후원했다.한국문단에 새바람을 일으킬 역량 있는 신인작가와 기업문화 창달에 기여할 예비 문인들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직장인 신문문예에 시 411편(132명), 단편소설 96편(88명), 수필 152편(73명), 웹소설 8편(8명)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봄을 맞아 평소 관람객 접근이 제한되는 창덕궁 낙선재 뒤뜰 후원 일대를 둘러보는 행사가 열린다.16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낙선재 뒤뜰 후원 일대를 둘러보는 ‘봄을 품은 낙선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낙선재는 조선 24대 왕 헌종의 서재 겸 휴식 공간으로 1847년 지어졌다. 낙선재는 석복헌과 수강재가 하나의 구역을 이루고 있다. 고종의 막내딸 덕혜옹주를 비롯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실 가족이 1989년까지 머문 곳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낙선재 조성 배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그것이 노랫말이나 밴드 이미지 또는 음악 자체와 어떤 상관이 있든 없든, 좋은 디자인은 항상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게 우리의 모토였다.”영감에 한계가 없던 청년들의 우정과 혁신의 이야기이자, 수십 년간 음악과 디자인 역사의 중심에 있는 힙노시스의 타임리스 이야기가 오는 8월 31일까지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1960년대, 런던 음악계의 심장과도 같았던 덴마크가 6번지의 ‘힙노시스 스튜디오’를 주제로 완성됐다.전시에서는 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 AC/DC, 폴 카트니 등 상징적인 뮤지
벤하비브는 문화를 변증법적으로 이해하려 한다. 즉 문화가 그 대화성, 내러티브성 그리고 경쟁적 특성 때문에 내적으로 갈라지며, ‘우리’와 ‘그들’ 간 경계를 계속해서 형성·재구성·재협상한다고 본다. 벤하비브에 따르면 문화는 다양한 문화 간의 상호 작용과 경쟁적 관행을 통해 형성된다. 따라서 내적으로 완결된 문화란 존재할 수 없다. 문화적 정체성의 형성 과정 역시 내러티브 역량(narrative capacity)으로 설명할 수 있다. 내러티브 역량이란 자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변경하는
편집자: 지금 우리에게는 말이 너무 당연해진 듯합니다. 이 시점에 을 출간하는 게 맞는 걸까요?문세영: 그렇다면 사전이 더더욱 필요한 상황입니다. 말을 잊는다는 건 우리를 잃는다는 것과 진배없지 않습니까? 일본 유학 시절 하숙집에 같이 살던 중국인 유학생이 내게 “너희 나라의 사전을 구할 수 있느냐”라고 물은 적이 있었소. 사전이 있나 한번 찾아봤는데 조선말로 된 사전이 하나 없는 겁니다. 사전이 없는 나라라고 알릴 바에야 나는 하숙집을 옮기는 것을 택했지.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조선어를 카드에 적어 모았습니다._부클릿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지만지한국문학(대표이사 박영률)이 2022년 8월 우리 문학사 최초로 지역 고전학 총서를 발간해 화제를 모았던 부산대 김승룡 교수 등과 함께 2차 지역 고전학 총서 10권를 출간했다. 이는 지역 문화 창달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앙 문학의 그늘에 가려 사장돼 있던 영남학, 호남학, 기호학 등의 지역 고전학이 지방 대학 교수와 학자들에 의해 복원돼 ‘살아있는 생명체’가 됐다.지역 고전학 총서 기획 위원회는 “지역은 지금 이곳의 다른 말로서, 시간과 공간으로 규정되는 인간의 삶 자체를
“과연 우리는 어디에서 우리의 작품을 알려야 할까요?” 최근 미술계는 유명 외국작가나 원로작가에 초점을 맞춰 전시, 홍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다보니 국내 전시에서는 신진작가의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따라 나온다. 소수의 작가들만 주목받는, 지속적으로 되풀이되는, 미술계의 이러한 방식에 신진작가들은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현재 신진 작가의 발굴과 지원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지원에 의존해 이뤄지고 있으며, 그마저도 ‘좁은 문’으로 불릴 만큼 치열하다. 예술적 재능이 있어도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예술가로서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몸이 아프다는 신호를 보낼 때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담은 건강조언서가 출간됐다. 기자 출신인 한길안과병원 박덕영 행정부원장은 몸에 질병이 생겨서 의사의 진료를 받기까지 여러 가지 고민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을 쉽게 알려주기 위해 책 를 집필했다. 질병 치료는 발병 초기 좋은 의사와 병원을 선택해 신속하고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이 과정을 미루거나 소홀히 해 병을 키우고 생명을 잃는 일이 벌어진다. 오랜 기간 병원에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어느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채 그림만 그렸습니다. 오오카야마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 이후에도 그랬습니다. 그런 내 모습을 걱정한 어머니는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상담을 했습니다. 이렇게 그림만 그려도 될까요? 그러자 선생님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같은 반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즐거워하고, 잘 웃기도 하니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습니다. 라며 어머니를 안심시켰습니다. 나중에 어머니는 나에게 그 말을 듣고 마음을 조금 놓았다는 말을 해줬습니다. ” 후지시로 세이지 어린 시절의 증언 中 발췌【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쑥버무리로 배를 채우기도 했던 유년기를 보낸 사람들에게 이팝나무는 하나의 거대한 쑥버무리였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이팝나무는 백설기 같은 꽃을 피우며 말하는 것 같다. 대동의 정신 아래 나눔의 미학. 가지지 못한 자에게는 노력을 권유하고 여유 있는 자에게는 공유하는 삶을 살라고 제언하는 듯하다. 그렇게 하는 데는 물론 그들의 문제에서 우리들의 문제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팝나무 이야기(나눔과 공유의 나무)【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배교윤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인공지능(AI)이 삶의 전 영역에 서서히 스며들며 우리의 행동, 사고방식,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 가운데 기대감만큼 불안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AI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가시켜 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일자리 감소, 프라이버스 침해, 가짜뉴스 제작 등 진화와 발전에 더불어 이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도 우려된다.어떻게 하면 격변하는 세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고 AI와 공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인공지능총서가 발간돼 주목을 끌고 있다. 커뮤니케이션북스(대표 박영률)는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인간은 동물이다. 동물은 스스로 움직이는 존재다. 이 움직임은 위치의 변화로 발견된다. 또한 이 좌표의 변화가 시간을 흐르게 한다. 움직이는 수많은 사물 중 하나인 우리는 움직임을 얼마나 잊고 사는가. “달은 돌기 때문에 달이다. 돌지 않으면 돌이다”라는 김석영 시인의 자서처럼 우리는 움직일 때 존재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여기 돌을 쥐려는 사람이 있다. 돌은 정물이지만 돌을 쥐려는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이렇듯 시인은 정물과 동물 사이에서 ‘양방향성’을 발견한다. 이것을 달을 향한 돌의 욕망이라고 불러본다
철학은 결코 철학교수에게 맡겨졌던 적이 없어요. 철학자는 철학자가 되는 누군가, 다시 말해서 개념들의 질서 속에서 아주 특별한 창조에 흥미를 느끼는 누군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가타리는 우선 그리고 특히 정치 혹은 음악에 관해 말할 때 탁월한 철학자죠. 그러므로 현실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이 있을 장소, 그리고 우발적인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겁니다. 더 일반적으로는 책들의 영역에서 현실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겠지요. - 「『천 개의 고원』에 대한 대담」 중에서철학자들이 영화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시, 소설 등 문학도서 판매가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희곡 판매는 해마다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커뮤니케이션북스(대표 박영률)가 2019년 론칭한 국내 유일의 희곡 전문브랜드 ‘지만지드라마’에 따르면, 희곡 판매량은 매년 25%가량 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별 다른 영향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특히 지난해에는 노르웨이 희곡 작가 욘 포세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와 이 연간 평균 판매량의 20∼30배를 기록하는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이는 지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고대 인도에서부터 유래된 요가는 수행자의 신체 단련 만이 아니라 정신적 수양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수행 도구이자 운동이다. 내면의 수련을 지향점으로 둔 만큼 요소요소에 철학적 사유가 녹아있다. 그러므로 요가는 단순히 자세(아시나)를 행하는 것 만으로는 철학적 깨달음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도자 과정에서 요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요가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강사라도 막상 수업에선 이 철학적 요소를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이 들 것이다. 자세(아시나)를 가르치는 것을 넘어 내면의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