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국내 미라 연구 권위자로 알려진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이하 고대구로병원) 김한겸 교수는 오산에서 발견된 ‘儒人駒城李氏之柩(유인구성이씨지구)’와 ‘宜人驪興李氏之柩(의인여흥이씨지구)’를 포함한 총 4구의 미라를 보관 중이다. 수년전, 어두운 땅속을 벗어나 빛을 볼 때 이들은 알지 못했을 거다. 자신들이 차가운 공기만 가득한 병원 부검실에 갇히게 될 줄이야.구로고대병원의 미라들만의 사정은 아니다. 국내에는 발굴된 미라의 관리나 보존과 관련한 규정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문화재보호법이나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이제는 화장[火葬]하는 게 부검실에 보관된 미라들을 위하는 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매서운 칼바람이 옷깃을 스치던 지난해 12월, 김한겸 교수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내며 꺼낸 한마디였다.현재 서울 구로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병리과에 재직 중인 김 교수는 국내 미라 연구 권위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김 교수가 그동안 누구보다 미라 연구에 힘써왔던 사실은 익히 알려졌기 때문에 어떤 얘기들이 나오게 될지 만남에 앞서 심심치 않게 기대를 했었다.그러나 미라를 얘기하는 그의 목소리에서는유난히 찼던 이날
2010년 4월 경상북도 문경 홍덕동에서 발견된 무연고 분묘 ‘진성이낭 묘’를 기억하는가. 17세기 조선시대 진성 이씨 성을 가진 여인은 수백년 후 미라 상태로 다시 세상의 빛을 봤다.직물과 목재 유물 등 50여가지의 유물이 여성과 함께 출토됐다. 이씨 여인의 사인은 성인병으로 밝혀졌다. 현대인의 전유물인 줄로만 알았던 성인병이 조선시대 여인에게서 확인되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2019년 현재, 여인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연구가 끝나면서 화장(火葬) 처리돼 한 줌의 재가 됐기 때문이다. 보존 처리를 거쳐 박물관에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