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Hospice)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마지막? 슬픔? 아픔?많은 사람들이 ‘호스피스=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이 대부분인 데다가, 기적적으로 병이 완쾌돼 퇴원하는 일은 전무후무하기 때문이겠죠.누군가를 남겨둔 채 떠나야 하는 사람, 혹은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할 사람이 죽음이라는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하는 호스피스에서의 삶이 절망스럽고 두렵다고 여겨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인지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때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쉽지 않은 걸음이었을 텐데 잘 오셨어요.”공기가 제법 차가웠던 11월 마지막주 금요일, 보바스기념병원 호스피스 완화병동(이하 보바스 완화병동) 의료진들은 이른 시간부터 완화병동이 아닌 로비층에 마련된 홀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있을 사별 가족 모임 준비를 위해서다.매년 진행되는 사별 가족 모임 행사는 사별한 지 6개월~1년된 가족들끼리 모여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같은 아픔을 가진 서로를 위로하는 자리다. 누구도 이 모임을 강요하진 않는다. 모임 참석에 대한 부담마저도 사별 가족에게는 상처가 될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오늘도 힘드시겠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오후 1시, 김용의 사회복지사의 활기찬 목소리로 자원봉사 월요일 오후팀의 일과가 시작됐다. 보바스기념병원 호스피스 완화병동(이하 보바스 완화병동) 자원봉사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과 오후로 팀을 나눠 활동한다.봉사 시작에 앞서 김 복지사와 봉사자들은 환자들의 상태와 정보를 공유하는 짧은 회의를 거친다. 이날 돌봐야 할 환자들 명단을 확인하던 봉사자들은 “오늘 침대가 많이 비었네”, “아 OOO호 환자분 임종하셨나 보네”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자원봉사팀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유혜란님, 저희 병원 취재 나오신 기자분인데 어머니 전시회 얘기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전시회를 빌미로 유혜란(62)·이원율(66) 부부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혜란씨는 큰 눈망울로 낯선 기자를 바라봤고, 남편 원율씨는 스스럼없이 반겼다. 미대 교수이자 화가인 혜란씨는 다섯번째 개인전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김용의 사회복지사 제안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병동 내에서 치러지는 작은 규모이지만 혜란씨가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 그림을 선뵈는 시간으로 부부에게는 매우 의미가 크다. 때문에 혜란씨도, 원율씨
호스피스(Hospice)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마지막? 슬픔? 아픔? 기자는 10여년 전 말기 암으로 병상에 있던 외할아버지가 호스피스를 권유받자 ‘돌아가시게 그냥 내버려 두라는 거냐’며 눈물짓던 어머니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많은 사람들이 ‘호스피스=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이 대부분인 데다가, 기적적으로 병이 완쾌돼 퇴원하는 일은 전무후무하기 때문이겠죠. 누군가를 남겨둔 채 떠나야 하는 사람, 혹은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할 사람이 죽음이라는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하는 호스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