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얼마 전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해 앞으로 유망한 직업을 찾는데 골치를 썩게 될 것 같다. 이 자체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많은 분야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만큼 인공지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측면에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내용을 종합해보면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할 만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권하고 있는 직업이, 다음 세대에는 인공지능에 자리를 내주어야 할 분야로 꼽히고 있기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최근 ‘융복합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되고 있듯이, 앞으로 가면 갈수록 어떤 분야이건 한 분야의 연구만 가지고 거두어들일 수 있는 성과가 적어질 것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명백하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지금의 학술 연구체제에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할지 모르지만, 뭔가 시도해보려는 사람들이 느끼는 한계는 심각한 수준이다.이는 학술연구의 핵심적 존재인 ‘전문가’의 이율배반적 모습과 연결된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한 분야를 깊이 연구해 온 집단이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지난 20일, 코엑스 몰에서 티맥스 OS 발표회가 있었다. 현재 베타 버전을 발표한 뒤, 유저들의 시험 사용을 거쳐 10월 경 정식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 한다. 그러나 이날 공개행사 중 다운이 일어나기도 하는 바람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고, 일부 언론에서는 혹평을 쏟아내기도 했다.혹평 중에서도 타당한 비판이 있다면, 수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하더라도 이번 발표의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최근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 최정상급 기사인 이세돌 9단을 압도적으로 이기면서 던져준 충격이 제법 크다. 내막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이 승부의 의미가 단순히 바둑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 것이다. 사실 단순한 바둑 대결이었다면, 평소에는 그렇게까지 주목을 끌지 못했던 바둑에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었을 리가 없다. 뒤집어 말하자면, 이 승부의 여파는 바둑 이외의 분야에까지 미칠 것이 분명하다는 뜻이다.요즘은 바둑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은 듯하니, 왜 하필 바둑을 놓고 인간과 인공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어떤 사회이건 영웅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 영웅이라고 하면 흔히 슈퍼맨 같이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만화 캐릭터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사회가 만들어내려 하는 영웅 모델은 이런 것이 아니다. 그 점은 사회적으로 영웅 모델을 만들어 내려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사회적 영웅이 필요한 이유는, 그 사회에 필요한 행동을 권장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구름 잡은 이야기가 되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보자. 이제는 제법 오래됐지만, 십여 년쯤 전에 일본에서 유학중이었던 한국 유학생이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최근 공개된 초등학교 역사교과서를 두고 벌써 말이 많다. 초등학교 역사교과서는 원래 ‘국정’이었기 때문에 논란에서 좀 벗어나 있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음에도, 막상 교과서가 나오고 나니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벌써부터 ‘대안교과서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 가지고 이런 상황 벌어지는 꼴이 바람직할 리는 없다. 그걸 모를 리 없건만, 교과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극단적으로 상대방을 몰아가고 단죄하려는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우리 사회에서 잔인한 경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면 어떤 세상을 만들자는 것일까. 어려운 문제 같지만, 의외로 단서는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다. ‘살벌한 경쟁·등수로 줄 세우기’ 풍조를 비난하는 말을 그대로 뒤집어 보면, 여기서 가리키는 세상이 드러나니까. ‘경쟁도 등수도 없는 세상’ 바로 이거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바로 이런 이상향이 있다. 그 전형적인 사회 중 하나가 교수 사회다. 전부는 아닐지 몰라도, 전임 교수만 되면 대부분 정년 보장 받는다. 그것도 ‘사오정 오륙도’ 소리가 나오는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지난 칼럼에서 21살짜리 소녀의 리더십에 감탄한 것을 보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 이유는 우울한 이야기와 대비돼 나온다. 우리 사회를 주도하는 사회지도층 지식인 사회 풍조에서는 이런 장면이 나오려야 나올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게 잘라 말하는 이유가, 절묘하게도 프로듀스 101에 대한 비판적 시각의 어두운 측면과도 연결된다. 이전 칼럼이 올라갔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우연히 이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기사를 보게 되었다. 2월 29일자로 올라온 조선일보의 ‘삼시세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몇 년 전부터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몇 명 정도가 아니라 100명 단위로 출전시켜, 이 중에서 선택된 11명으로 걸그룹을 만들겠다는 프로그램까지 나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재방송이 나오는 점을 보아 인기가 상당한 모양이다. 아닌 게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도 사랑받고 살만한 소녀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피말리며 노력하는 모습이 각자의 사연과 어우러져 제법 감동을 준다.물론 먹물 좀 들었다는 지식인 사회 일각에서는, 춤과 노래에 청춘을 다 바치는 현상에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지난 주 갑작스럽게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개성공단이 그동안 남북 협력의 상징이자, 갈등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해왔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이런 곳을, 북한 측도 아닌 대한민국 정부에서 먼저 폐쇄하겠다는 발표를 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에 주는 충격이 크다.물론 이러한 결단을 내리게 된 명분이 없지 않다. 북한 측이 끔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핵무기와 그 운반체 개발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더욱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지난 연말 일본과 협상이 타결된 이른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에서는 역대 대한민국 어떤 정부도 나서지 못했던 협상을 이루어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여당 소속의 젊은 개혁 선두주자라는 이준석씨 조차 방송에서 ‘역대 어느 정권도 이루어내지 못한 협상을 타결 지었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더구나 협상타결 내용을 언론에 발표하면서 ‘최종적’, ‘불가역적’이라는 말이 들어간 점을 보면 더 이상의 협상을 하기도 곤란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이런 말을 언론에 발표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우리 사회에는 청산해야 할 역사적 과제가 많은 편이다. 파란만장한 역사를 겪어왔으니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그래서 올해 역시 그런 문제로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런 문제 중 하나로 ‘식민사학’을 꼽을 수 있다. 우리 근대사 최대의 비극이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는 사실이며, 여기서 청산해야 할 역사적 과제도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식민사학은 한국사람 들에게 열등감을 심어주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니, 청산해야 할 과제로 꼽힐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 역시 그 필요성에 대해 기회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얼마 전, 교육방송에서 ‘시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며 인터뷰 요청을 해왔었다. 대한민국에서 이민 가고 싶어 하는 이유 1위가 교육 때문이고 보면, 교육방송에서 그 평가 수단인 ‘시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 쾌히 요청에 응했고, 이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됐다.그렇지만 필자는 촬영 중 약간의 불안을 느꼈다. 요즘 언론 상황을 보면 필자가 말해준 내용이 방영이 될 수는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뷰 중에 제작진을 향해 과연 방영될 수 있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원론적인 이야기로, 통치자는 국가와 그 국가에 소속된 백성들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 이 책임을 자각하고 있는 통치자는 자신의 결정이 어떤 영향을 줄 지도 잘 안다. 그래서 많은 통치자가 수많은 문제를 두고 고심하며,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리곤 해왔다. 그런데 통치자 중에는 이렇게 책임감이 강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통치자는 반대로 제 멋에 겨워 무책임한 결정을 하고, 그 결과는 힘없는 백성들에게 뒤집어 씌운다.그러한 사례 중 하나가 일본 에도 바쿠후의 제 5대 쇼군 도쿠가와 쓰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정부가 국정화하겠다고 선언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와 관련된 논쟁은 식지 않은 것 같다. 그만큼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문제이니,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것 자체야 나쁠 것이 없다.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논쟁을 벌이고 있는 지는 의심스럽다. 논의 자체는 활발한 것 같더라도, 더 나은 논리와 근거를 찾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자기 논리를 강요하는 행태라면 의미를 갖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국사교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며칠 전 전격적으로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발표가 나며 전국이 시끄럽다. 그동안 애매한 태도를 취해왔던 교육인적자원부가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꼴이라, 나름대로 충격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까지 해야 했던 명분은, 기존 교과서 집필진이 ‘왜곡과 과장을 통해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제시하며 국론을 분열시킨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그래서 우수하고 균형 잡힌 집필진을 선발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추고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겠다는 것이다.교육부 발표내용만 보면 한국사 교과서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며칠 전 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즈를 관람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바둑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별 감흥이 없겠지만, 바둑 애호가들에게는 평소 범접하기 어려운 프로기사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만도 가슴 설레는 경험이다. 그동안 주로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주로 거론해왔던 필자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그럴 만큼 애호가들은 바둑이라는 게임, 그리고 그 바둑에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프로 바둑기사들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누군가는, 그래봐야 잡기(雜技)에 불과한 바둑에 경외심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풍납토성 관련 문제가 중요하기는 한 모양이다. 대한민국의 주요 현안을 다룬다는 국정감사에까지 등장했으니 말이다. 이 자체야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한번 시작했다 하면 기본적으로 몇 조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데다가, 수만 명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가 걸려 있는 사안이다. 그러니 국민의 생활을 살펴야 하는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 사실 자체는 당연하다 할 것이다.그런데 바로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국정감사장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에게서 이해가 가지 않는 발언이 나왔다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며칠 전 친한 지인이, 중부고고학회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학술회의 공고를 보여줬다. 오는 10월 5일 1시부터 프레스센터에서 고대 동아시아의 왕성과 풍납토성이라는 제목으로, 풍납토성의 성격 규명을 위한 학술 세미나를 연다고 돼 있었다. 직업상 늘 상 보는 것이 학술회의 공고이니, 이런 공고가 뜨고 확인하는 것 자체야 새삼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고는 상황이 달랐다. 바로 풍납토성과 백제왕성의 관계에 관한 학술회의 공고였기 때문이다.필자가 얼마 전에 벌어졌던 ‘풍납토성이 과연 백제왕성인가’를 따지는
【투데이신문 이희진 칼럼니스트】지난 9월 11일 국사편찬위원회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한국사교과서 집필 기준을 정하기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최근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듯했다. 필자도 직업상 관계가 되기 때문에 이날 아침 지방에 있었던 강연과 저녁에 선약이 있었던 부담을 무릅쓰고 이 공청회에 들렀었다.그런데 조금 늦게 들어갔던 공청회 분위기는 평소와 조금 달랐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공청회에서는 주최 측이 선정한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