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뮤지컬 가운데 가장 강렬한 오프닝을 선보인 작품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라이온 킹(The Lion King)’이다. 주술사 라피키의 외침에 온갖 동물들이 하나둘씩 무대 위로 등장하는데 직접 보면서도 믿기 어려울 만큼 현실적이어서 더 놀랍다. 마치 라피키가 불러낸 마법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장면은 장차 프라이드 랜드를 다스릴 차세대 왕이자 아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다. 본래 동물 분장을 한 연기자가 객석 통로를 지나 무대로 입장하는 모습이 압권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현재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해당 부분을 변경했다.
혐오를 통해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만드는 천박한 자본주의와 이를 규제할 의지가 없을 뿐 아니라, 혐오를 통해 더 많은 표를 얻으려 하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계속해 누군가의 삶을 폭력으로 물들게 하고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정치와 경제에 걸친 구조의 문제는 성별이분법적이고 성역할고정관념에 근거하며 이성애 중심적인 불평등한 젠더문화를 유지, 강화시키며 모두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다양한 성별, 성별정체성, 성적지향을 가진 동료시민을 낙인하고 배제하고자 했던 이 폭력의 이름은 ‘젠더에 기반한 폭력’이다.지난 2월 4일과 5일, 세상을 달
▪2월 14일 월요일박동섭 선생이 쓴 《우치다 선생에게 배우는 법》을 읽다.나는 비고츠키 연구자로 알려져 있는 독립 연구자 박동섭 선생의 글을 좋아한다. 그의 글은 맛깔나서 읽는 맛이 있다. 이번 책도 술술 읽혔다. 더욱이 유유 출판사에서 나온 책답게 판형도 작다(46판). 물론 내용은 꽉꽉 차 있다. 그냥 후후룩 읽고 넘겨버릴 책이 아니란 소리다.우치다 선생의 배움론이자 박동섭 선생의 배움론《우치다 선생에게 배우는 법》은 우치다 선생의 배움(學習)론이자, (우치다 선생의 학습론을 빙자한) 박동섭 선생의 배움론이다. 즉 우치다 선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주자가 전 정권을 적폐로 규정하며 사실상 ‘정치보복’을 선언한 것이다.윤 후보는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당선되면) 전(前)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수사가 정치보복으로 흐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내로남불’이라고 반박했다.윤 후보는 “자기네 정부 때 정권 초기에 한 것은 헌법 원칙에 따른 것이고, 다음
‘일당20만원’ ‘당일 현금 지급’ ‘초보가능’최근 인터넷 구인광고 사이트에 고수익 아르바이트, 단순 아르바이트, 초보 가능이라는 문구로 구인광고를 낸 뒤 모집 된 사람들을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단순한 배송 업무라고만 명시해 마치 정상적인 업무인 것처럼 속이고, 피해자들은 ‘고액알바’ ‘단순알바’ ‘일당 당일 지급’ 이라는 문구에 현혹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 조직의 일회용 수거책으로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고 있습니다.Q. 보이스피싱범죄에 연루되었다면.일반인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
파워의 소구력(appeal power)은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해 자기에 대해 긍정적 태도, 감정 또는 추종동기 등의 내적 요소를 유발하는 능력이다. 예로써 제품의 소구력은 잠재적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구매동기를 유발하는 힘이다. 리더십의 소구력은 추종자의 마음을 변화시켜 리더에 대해 긍정적 태도나 추종동기를 유발하는 능력이다. 소구력이 큰 파워는 타인의 생각이나 태도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어 자신과 결합하는 동기를 유발한다. 따라서 소구력이 큰 파워는 그 자체로서 경쟁력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구력이 큰 파워를 어떻게 만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등 4자 대선후보 간 첫 ‘국민면접(TV토론)’이 지난 3일 밤 열렸다. 지상파 방송3사 합동초청으로 개최된 이번 토론은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역대 두 번째 흥행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만큼, 틀에 박힌 진행방식 또한 아쉬움이 많았다.지난 4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는 전날 방송된 ‘2022 대선후보 토론’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KBS 19.5%, MBC 11.1%, SBS 8.4% 등 합계 39%(전국기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997년 15대 대선 당시 김대
얼마 전 유명 가수가 한 TV프로그램에서 어두운 과거를 털어놨는데요. 가수A씨는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를 당해왔다며 가정 폭력의 아픔을 고백했습니다.부부가 협의이혼을 하면서 자녀의 친권과 양육권을 협의하게 되는데요.친권자 및 양육자의 지정은 자녀의 행복, 안정적인 성장과 발달을 위한 절차입니다.그러나 양육권을 가져간 전 배우자가 아이를 학대하거나 방치한 사실을 알게 되어 친권과 양육권을 변경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양육권을 변경하고 싶다면?이처럼 양육권을 가져간 전 배우자가 자녀를 제대로 양육하고 있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산사(山寺)에서의 생활을 뒤로 하고 다시 세속으로 돌아온 후, 이이는 다른 성리학자와 다름없이 성리학에서 이단(異端)으로 간주한 다른 사상과 종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이이의 행보 자체는 굉장히 합리적이고 현실적이었다.이이는 관직에 오른 이후 승승장구했다. 이전에 본 지면에서 언급했듯이, 이이는 구도장원공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뛰어난 두뇌와 학문 습득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나란히 지폐 도면을 장식하고 있는 이이와 이황(李滉, 1501-1570)을 비교하면, 두
2022년 2월 2일 아침이었다. 전날 할머니와 삼촌에게서 두둑한 세뱃돈을 챙긴 초등학교 2학년 둘째 딸이 TV에 초집중하고 있었다.“어제 할머니한테 오만 원, 삼촌한테 오만 원 받았지? 십만 원이면 돈 많네.”“아니. 오만 원만 있는데?”“왜? 십만 원 아냐?”“언니한테 오만 원 줬어. 나한테 세배했거든.”“뭐?”평소에 이것저것 사고 싶은 게 많은 초등학교 5학년 첫째 딸이 돈 가치를 잘 모르는 동생을 구슬러 오만 원을 가져간 것 아닌가 싶었다. 바로 첫째에게 가서 동생한테 오만 원 돌려주라고 혼을 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뭔
Spencer(1969)는 저서 ‘사회학 원론’에서 문명의 변동을 합성과 재합성의 총 과정 즉, 동질성(원시성)으로부터 이질성(문명)으로 과정이며, 이러한 변동을 추진하는 매커니즘으로서 생존경쟁을 지적하고 있다. Toynbee(1946)는 저서 ‘역사연구’에서 성장하는 문명은 분화의 극대화로 특징되는 반면에 해체되는 문명은 표준화의 증대에 의해 특징된다고 한다. Eisenstudt(1971)은 저서 ‘사회분화와 계층화’에서 사회분화를 규모가 크던 작던 간에 모든 사회적 단위에서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다른 과업을 수행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무속논란이 대선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특히, ‘무속정치’와 ‘비선권력’을 연상시키는 김씨의 녹취록이 잇따르며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김씨가 ‘제2의 최순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지난 22일 MBC 뉴스데스크는 김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7시간 통화 녹취를 보도했다. 녹취에는 “이 바닥에서 누구 굿하고(하는지) 나한테 다 보고 들어와. 누가 점 보러 가고 이런 거”라는 김씨의 무속 관련 발언이 나온다. 녹취엔 ‘홍준표 유승민도 굿을
“COVID(코로나) + Divorce(이혼) = Covidivorce 코비디보스”국내 이혼율이 코로나19사태 발발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됐습니다.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이혼 건수는 11만 800건, 2020년엔 10만 6500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4300건이 감소했다고 하는데요. 직장에서의 회식 감소, 전체적인 혼인율의 감소, 명절 가족 모임에서 제사 준비 등으로 인한 고부 갈등이나 친인척 간의 갈등이 줄어든 것이 이혼율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반대로 코로나19사태 이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굳게 닫힌 문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시각이 아닌 청각에 모든 신경이 쏠린다. 도시가 내뱉는 시끄러운 소리에 압도된다. 그러자 ‘쿵’, ‘쿵’, ‘쿵’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빵!’.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목덜미까지 퍼지는 경적 소리. 이 소리 하나에 굳게 먹었던 마음이 무너진다. 잔잔했던 어둠 속 그의 세상은 다시금 혼돈에 빠진다. 시각장애인이다.단단한 보도블록이 그들에겐 얇디얇은 살얼음판이다. 그들의 세상은 생각보다 아슬아슬했고, 또 위태로웠다. 그들이 내딛는 한 걸음은 늘 신중했다.
‘내 그대를 여름날에 비하랴. 그대는 여름보다 더 사랑스럽고 온화하여라’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8번은 무더운 계절이면 문득 떠오르던 명작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뜨거운 환호 속에 좌중을 휘어잡으며 이 구절을 읊는 ‘록스타’ 셰익스피어가 자연스레 겹친다. 시간을 거슬러 온 뮤지컬 속 셰익스피어는 과장된 목깃이 달린 가죽 재킷을 입고 한껏 리듬을 타며 소네트를 노래한다. 만약 셰익스피어가 이런 모습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이렇게 유쾌한 상상이 꼬리를 물수록 기발함이 더욱 빛난다.뮤지컬 ‘썸씽로튼(Something Rotten!
▪1월 28일 금요일에바 일루즈와 에드가르 카바나스가 쓴 《해피 크라시》를 읽다.사랑을 탐구하는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의 책은 이미 여러 권 소개되었다. (오프라 윈프리 현상을 다루는 책을 제외하면) 《감정 자본주의》, 《사랑은 왜 아픈가》, 《사랑은 왜 불안한가》, 《사랑은 왜 끝나나》 등 국내에 번역된 거의 모든 작품이 사랑을 다룬다.그런데 마침내 그녀의 탐구 주제가 방향을 틀었다. 물론 기존 연구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새로운 저작은 더 이상 연애, 섹스, 결혼, 사랑 등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신작 《해피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보니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식재료를 배달 주문할 때 제품 성분이나 가격, 사용 후기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편이다. 나뿐만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 입에 들어가 몸의 구성성분이 되는 것들이니 신경쓰지 않을 도리가 없다. 우리 가족이 엥겔지수가 높은 이유도 부부가 모두 작가다 보니 벌이가 다른 맞벌이 집과 비교해 좀 적은 이유도 있지만, 먹는 것에 대해서만은 타협하지 않고 좀 더 나은 식재료를 추구하는 내 소비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까다롭게 선별하다 보니 대기업이 만든 가공식품에는 손이 안 가고, 소규모 기업이
파워는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자신이 의도한 데로 변화시키는 능력이므로 목적달성 수단이다. 따라서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다양한 분야의 사회주체들은 파워행사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사회주체들이 창출한 파워가 언제나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자신이 의도한 데로 변화시키어 성공적으로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파워의 목적달성 능력은 그 소구력, 영향력 및 긍정성 등에 의존한다. 그렇다면 보다 큰 소구력과 영향력을 가지면서 긍정적인 파워를 창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파워프로세스는
사회적 특권과 억압은 사회적 정체성에 의해서 발생하는 일이지만 결국 그것이 작동하게 하는 것은 사람들이다. 즉, 우리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할 때 무언가를 ‘하는가’ 또는 ‘하지 않는가’가 사회적 특권과 억압을 발생시킨다. 바꿔 말하면, 사회적 정체성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적 특권과 억압을 멈출 수 있는 것도 우리다. 누군가를 대할 때 나의 언행은 의식적이기도 하지만 무의식 역시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것을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수 있지만, 가능하다.다른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사회적 정체성에 의해서 무언가를 하
차기 대통령 지지도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에게조차 밀리며 칩거에 들어갔던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7일 닷새 만에 침묵을 깨며 선거운동을 재개했지만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미디어리서치가 OBS(경인방송)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선후보지지도 결과, 심 후보는 2.4%를 얻으며 2.6%를 기록한 허 후보에게 또다시 밀렸다. 다른 조사에서도 심 후보의 지지율은 비슷한 양상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을까. 심 후보는 이튿날 한 라디오방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