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노숙인은 나에게 꽤 익숙한 존재다. 고향인 대구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를 졸업할 만큼 많은 시간이 흘러도 그들의 거주지는 변함없었다. ‘두류역’, 내 집 앞에 있는 지하철역이다. 그들은 ‘지상’이 아닌 ‘지하’에 보금자리를 텄다. 지하에 머무는 그들을 오가며 곁눈질로 훔쳐봤던 어릴 적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시간은 또 속절없이 흘러 기자라는 꿈을 위해 서울에 발을 내딛게 됐다. 서울역에는 어릴 적부터 익숙한 그들이 더욱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내 눈을 사로잡았던 것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한 남성이다. 더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