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시선을 통해 비춰진 구룡마을 주민들의 모습은 둘 중 하나다. 맹목적으로 재개발을 요구하는 욕심쟁이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절박하게 기다리는 불운한 빈민이거나. 그것이 마을의 일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바깥에서는 애써 보려 하지 않는다. 구룡마을은 산업화 경쟁에서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밀려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모여든 곳이고, 그것은 우리가 함께 만든 도시화의 그림자라는 것을 외면한다. 미디어에서도 구룡마을은 강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그려진다. 아파트 불패 신화에 대한 기대는 이곳에도 투영되고 있다. 정부는 서울의
▶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구룡마을에 철거민 대거 유입 ▶ 1991년 한보그룹, 구룡마을 개발에 나서려 했으나 수서비리 사건으로 무산▶ 1996년 개발사 중원, 주민들에게 민영개발 계획안 제시▶ 1999년 개발사 중원, 주민자치회와 합의약정서 체결▶ 2000년 주민자치회, 주민증 발급해 전출입 관리▶ 2003년 개발사 중원, 군인공제회로부터 650억원 투자 유치▶ 2005년 개발사 중원, 두 차례에 걸쳐 강남구에 민영계획안 제출▶ 2008년 서울시, 강남구에 공영개발이 타당하다고 회신▶ 2009년 강남구의회 구룡마을 민영개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