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깡!야구공 하나가 알루미늄 배트 특유의 금속음과 함께 야구장 외야로 날아올랐다. 높이 솟아오른 타구는 생각보다 쭉쭉 뻗어나갔다. 최종 종착지는 우측 외야의 경계이자 담장 역할을 하고 있던 나무들 사이였...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서점에 가면 들러보는 섹션이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책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사람이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사회적 인간으로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항상 문제가 생겨나고, 그...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오빠. 저는 불꽃같은 사랑이 하고 싶어요. 그해 겨울, 우리는 길었던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이제 막 새로운 세계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와 나는 사실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그간의...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1997년 9월초, 나는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 복잡한 개인사로 인해, 원치 않는 미국 어학연수 길에 오른 상황이었다. 당시 나는 창가 쪽 자리에 앉아 있었고, 내 오른쪽으로는 두 ...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언젠가 극장에서 어떤 히어로 물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보통 영화는 혼자 보러 가는 편이지만, 그날은 다른 지인과 함께 보게 되었다. 당시 그 영화는 지식인들 사이에서 꽤나 평이 좋았기에, 여기저기서 ...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몇 년 전 여름밤이었다. 나는 버스를 타고 어느 대학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창밖으로는 검은 풍경들이 스쳐지나갔고, 나는 그 위에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보았던 해외 카툰 하나를 슬며시 띄워보았다...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지인의 지인, 그러니까 사실 직접 만나본 적은 없는 여성 A는 아들 삼형제만 있는 집안의 첫 번째 며느리가 되었다고 한다. 수십 년 동안 아들만 셋을 키워왔던 시부모는 이 첫 번째 며느리를 그렇게나 예...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일을 하다 보면 상급자의 지시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의뢰인으로부터의 요구사항이 모호한 경우를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그럴 때면 결국 일을 이중삼중으로 하게 되는데, 이런 경험들은 시대가 변화해도 좀처...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공개사과 요구. 대학 학부생이던 시절 학내 대자보에서 그와 같은 표현을 마주할 때면, 다행히 내가 그 대상이었던 적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늘 불편했다. 왜 그렇게 불편했을까. 이제 와서 돌아보면 ...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몇 년 전이었을까. 어느 휴일 오후였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집 근처 분식집으로 들어갔다. 가게에는 나 말고는 다른 손님이 없었다. 주문한 김밥과 라면이 차례로 나왔다. 그렇게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오래전 모 케이블 방송국에서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일주일에 하나씩 뉴스를 만들던 시절이었다. 일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났던 어느 날, 같은 팀에서 일하고 있던 작가로부터 조금은 뜬금없는 문자 ...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집안 사정 때문에 1,2년에 한 번씩은 전학을 다녀야 했던 국민학생 시절이었다. 나는 아직도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면 초등학교보다는 국민학교라는 표현이 더 내 것처럼 느껴진다. 전학을 가서 새로운 교실...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얼마 전 서로 다른 두 사람으로부터 하루 차이로 같은 질문을 듣게 된 일이 있었다. 이 선생님은 본인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똑같이 망설였다. 글쎄요. 나는 어떤 사람인가...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20여 년 전 대학 학부생이었던 시절, 모 교수님의 강의 때 있었던 일이다. 중간고사였는지 아니면 기말고사였는지 정확치는 않지만 시험 전 마지막 수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수업시간은 어느덧 후반으로 ...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어제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정기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무려 응답자의 89.4%가 긍정적인 응답을 보였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 다른 기관의...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지난 5월 9일 저녁, 나는 지인과 함께 집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는 출구조사가 워낙 정확해졌기 때문에 8시 투표시간 마감과 함께 긴장은 곧바로 허물어지고 말았다. 우리는 방송사에서 들려...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몇 년 전 중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 부부와 만난 자리였다. 선배들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해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우리가 만났을 때는 한 해가 끝나가고 있던 겨울이라 딸아이의 초등...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두어 달 전 집에 혼자 있던 어느 날, 오후였다. 거실에 놓여 있는 전화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이제는 집 전화의 의미가 점차 퇴색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 놓아두고 있는 것은 단지 인터넷 회사에서 저렴...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지난 구정 당일이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차례 준비를 하다가 양초와 제사향이 모두 떨어졌음을 알게 됐다.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근 편의점들을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하의에 ...
【투데이신문 이석재 칼럼니스트】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난 다음 날이었던 10일 토요일, 나는 낮 12시가 다 돼서야 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전날 밤에 어머니께서 급체를 하셔서 챙겨드리느라 정신이 없었고, 개인적으로는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