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안철수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신당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11월 2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함께’를 가치로 삼겠다.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논의구조,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정치권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새 정치를 갈망하는 많은 국민들은 안철수 신당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을 위한 ‘삶의 정치’를 보여주겠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제 저는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가칭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함 공식적인 정치세력화를 시작하려고 한다. 국민을 위한 '삶의 정치'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삶의 정치란 기본을 생각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과 방공식별구역을 두고 논란중이며 핵 무장까지 한 북한과도 대치중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 정치는 극한적 대립만 지속하고 있다"며 기존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삶의 정치’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런 정치 속에 국민의 삶이 사라져 정치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반성 하고 있다. 이제는 국민의 욕구에 가치 있는 정치인, '삶의 정치'를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삶의 정치’와 관련해 "삶의 정치란 기본을 생각하는 것이다. 복지는 해석과 방법문제로 시기를 놓쳐서 안 되고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를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신당 출범 시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신당 출범시기가 지방선거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지방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 앞으로의 로드맵을 만들어 차근차근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 참여 인물을 묻는 질문에, "함께 할 사람은 차후에 추진 과정에서 알리겠다"며 구체적인 참여 인사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안철수 신당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여·야 뜨거운 온도차 보여

안철수 신당이 막상 떠오르자 여당과 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신당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안 의원과 경쟁관계에 있는 민주당은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정의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여 서로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안철수 신당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안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가 건강하지 않다며 민생정치, 생활정치를 위해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확실한 창당 시기나 신당의 이념과 철학 등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치세력화와 신당 창당이 야권연대를 두고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는 양상으로 나타난다면 변화와 새 정치는 그야말로 공허한 바람이 되고, 국민들은 안 의원의 정치 리더십에 또 한 번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민 대변인은 "안 의원의 행보가 야권세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안 의원은 이제 더 이상 본인 특유의 '안개' 속을 걷는 듯 한 애매모호한 화법이 아니라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화법은 안 의원이 외치는 새 정치를 오히려 방해하는 공적 1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민주당 눈치보기식의 곁불정치를 한다면 그야말로 신(新)정치가 아니라 '쉰 정치'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민주당은 속내는 복잡하다.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28일 국회 브리핑에서 "안 의원의 세력화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 그러나 독자세력화가 자칫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시간을 두고 준비해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지켜보겠다.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를 위해 정도를 걷겠다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의당은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이날 국회 상무위원회에서 안 의원의 기자회견에 관련, "모쪼록 새 정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이 뺄셈의 정치가 아닌 서로의 혁신을 촉진하고 분발시키는 덧셈의 정치가 되길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도 같은날 논평에서 "새정치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고 장도에 나서는 안 의원이 첫걸음을 뗀 것을 환영하며 성공을 기원한다. 우리 서민들의 땀에 젖은 삶의 현장에서 복지국가와 평화통일을 향한 길에서 경쟁적 협력관계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환영했다.

김영춘 “신당 참여 사실 아니다”

안철수 신당에 참여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여러 인사들은 일단 “No"라는 의사를 보였다. 김영춘 전 의원은 본인을 비롯한 '6인회'가 안철수 창당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풍문에 "사실이 아니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달 29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한 김 전 의원은 본인을 비롯한 6인회(민주당 김부겸, 정장선 전 의원, 새누리당 출신의 김성식, 정태근, 홍정욱 전 의원)가 안철수 신당과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다는 소문에, "우리 6인 모임 구성원들 중 현재 당직에 없는 사람도 있고, 새로운 정당 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의심을 받는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그는 "작년부터 1년 이상 계속 대화 모임을 해왔는데, 기존 정당들과 소속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나라 정치 쇄신과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계속 대화를 해온 것이 6인모임이다. 우리 6인모임이 안철수 신당에 직접 참여를 하거나 도움을 주거나 그런 역할은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신당 참여설을 일축했다.

김성식 전 의원도 정국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 신당에 대해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지난달 21일 김영춘 전 의원이 개최한 (사) 인본사회연구소 포럼 '상상과 공감'에 강연자로 나서 "대선 주자의 한 명이었던 안 의원이 국민으로부터 새 정치를 실현해달라고 받은 '안철수 현상'을 새로운 정당으로 구체화하려면, 스스로 내려놓을 것은 없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새 정치는 누구의 독점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당장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많은 인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만 천하의 인재를 모을 수 있어야 한다. 부족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안 의원 개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기보다 시민사회와 정치권 전반에 걸쳐 만들어져야 하고, 지금 신당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단계가 진행될수록 기득권을 내려놓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의 경험이 있는 새누리당의 관계자는 “한국 정치에서 지역을 연고로 두지 않은 정당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정주영, 이인제가 그랬다. 현재 참여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이당, 저당을 왔다 갔다한 인사들도 많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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