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남연매 기자】 중국이 52년 만에 최악의 스모그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국영 방송사들이 ‘미세먼지의 5대 장점’을 보도해 중국 언론과 누리꾼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 9일 신화망(新华网), 인민망(人民网), CCTV(央视网) 등 중국의 국영매체는 ‘미세먼지의 뜻밖의 5대 수확 정리(盘点雾霾带来的五大意外收获)’ 라는 평론을 통해 스모그 현상의 5대 장점을 발표했다. 스모그 안개가 중국인민 평등, 단결, 명석함, 유머, 지식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평론은 벼락부자나 서민들이 똑같이 스모그를 들이마시기 때문에 사회 각층의 평등에 도움이 되고, 중국 전 지역이 미세먼지로 고통 받기 때문에 지역 편견을 깨고 중국 국민이 더 단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보호에 대해 생각하게 되므로 더 명석해지며, 스모그 관련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익살스러워지고, 기상학과 화학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스모그가 유도탄의 명중률을 떨어뜨려 군사방어에 이득이 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新浪)가 운영하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 보도를 인용 중국 매체의 ‘아Q 정신승리법’에 혀를 내둘렀다.

웨이보 이용자들은 “매체에서 시선을 끌기 위해 생명을 대가로 우스갯소리를 한다”, “정말 너무 ‘뜻밖’이다. 태양에너지나 풍력 에너지는 국가 소유지만 아직까지 미세먼지와 오염된 공기는 공짜다. 폐암까지 덤으로 가질 수 있다”, “스모그 덕분에 더 이상 관리가 부패하지 않고 상인이 간사하지 않으며 물가가 미친 듯이 오르지 않는다. 왜적의 미사일도 방향을 잡지 못하니 중국 노동자들은 하수도 덮개 밑에서 맘껏 차이나드림을 꿈 꿀 수 있다” 며 비꼬았다.

‘아Q의 정신승리법’은 중국 작가 루쉰(魯迅)의 소설 <아Q정전>에 거론된다. 주인공 아Q는 정신승리법을 통해 손해를 보거나 패배를 당해도 자신이 승리했다는 자기합리화를 통해 만족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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