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남연매 기자】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아시아나 항공기 충돌사고와 관련해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사고 원인이 조종사 과실 또는 기체 결함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강국 기장은 "착륙하던 중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으며 비행속도가 정상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자동유도장치 과잉 의존에 의한 조종사의 과실에 무게를 두는 조사로 풀이된다.

반면 연방항공청(FAA) 시험조종사인 유진 아놀드는 "사고 기종인 보잉777기에 장착된 '오토스로틀'(자동속도 조정장치)이 승인을 받았고 연방항공규정에도 부합하지만 '바람직하지는 않으며'(less than desirable)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밝혀 기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보잉사 측은 "비슷한 설계가 보잉777 기종뿐 아니라 보잉767, 보잉747 등에도 적용돼 있다"고 반박했다. 또 전 보잉777 조종사 캐쉬먼은 "자동장치는 조종사를 돕는 장치이지 조종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항공업계에 의하면 NTSB가 B777 오토스로틀의 설계 문제를 지적한 보고에 따라 FAA는 보잉사에 보완을 요구한 적이 있다. 이에 보잉사는 FAA의 지적을 받아들여 새로 생산하는 B787의 오토스로틀을 보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유도장치 과잉 의존에 의한 조종사의 과실이냐, 오토스로틀 자체의 결함이냐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NTSB는 보통 주요 조사를 마무리하기까지 12~18개월 정도 걸려 사고 항공기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는 내년 7월쯤 나올 예정이다.

한편 지난 7월 6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 214편 여객기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도중 활주로 앞의 방파제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객 3명이 숨졌고 180명 이상의 탑승객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는 아시아나항공이 창립한 이래 사망자가 생긴 3번째 항공사고다. 또한 2009년 2월 이래 미국 여객기 사고로는 처음으로 사망자를 낸 사고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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