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산업은?

1990년말 2000년 초에는 온라인쇼핑몰 창업붐이 일었다. 정부도 IT 기반의 벤처창업을 지원했다. 온라인 쇼핑몰 붐으로 인해 택배업이 유망산업으로 부상하자, 택배업의 창업도 잇따랐다.

정부는 택배업을 1997년 12월 자동차운수사업법에 소화물일관수송업”으로 규정했었다. 여객과 화물운송부분이 분리되고 새로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 제정되면서 “소화물일관수송업” 이라는 용어는 사라졌다. 현재 택배산업은 한국표준산업코드에 택배(49401)업이 분류되어 있다. 택배영업 등록기준은 완화되었다.

택배업은 물량확대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임에도 2001년 60여개의 업체가 택배시장에 새로 진입했다. 2007년 오토바이 퀵서비스업(늘찬택배업)을 포함한 택배업체 수는 1,309개로 집계되었다.

택배는 “소형. 소량의 운송물을 고객의 주택, 사무실 또는 기타의 장소에서 수탁하여 수하인의 주택, 사무실 또는 기타의 장소까지 운송하여 인도하는 서비스”이다. 택배서비스는 기업과 기업간 서비스(B2B), 기업과 개인간 서비스(B2C), 개인대 개인 서비스(C2C)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다품종 소량의 물량을 운송하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통신판매, TV홈쇼핑, 인터넷쇼핑, 소셜 쇼핑, 모바일쇼핑 사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택배서비스 수요는 늘어났다. ‘12년 국내 택배 물동량은 14억600만개, 하루 평균 540만 상자가 사무실과 각 가정에 배송되었다.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횟수는 ‘02년 9회에서 ’09년 21회로 증가했다. 전화상담원, 택배기사 등은 유망직종으로 떠올랐다.

택배가 국민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소비자의 택배업체 선택 기준이 ‘서비스의 질’이 아닌 ‘가격’에 집중되었다. 이에 따라 택배업체 들 간에 택배물량 확보를 위해 가격인하 경쟁이 시작되었다. 10년(2003~2013년) 사이 택배 단가는 30% 이상 하락했으며, 택배서비스 품질은 낮아졌다.

2004년 카드대란에 따른 경기침체로 물량증가폭이 둔화되었으며, 물량확보가 어려운 중소업체 40여개가 다시 도산했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설비 재투자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과 경영진의 택배산업 성장 의지가 미약한 몇몇 기업들이 도산했다. 택배기사는 3D직종의 하나로 전락했다.

지금도 업체 간 물량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은 지속되고 있으며, 출혈 경쟁으로 인한 업체들의 수익 약화와 서비스 차별성 부재 그리고 재투자 여력 감소로, 도산, 업체 간 흡수, 인수합병이 지속되고 있다.

중소택배업체의 도산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장 등 택배 수요 기반은 확장되고 있으며, 택배시장의 매출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살아남은 기업으로 택배물량이 몰리면서 택배산업은 통합의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택배 시장 규모는 ’09년 2조 9천억원, ‘10년 3조 2천억원을 기록했으며 ‘14년에는 4조여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부가가치가 낮기에 좋은 대우를 해주기는 어렵지만, 전화상담원이나 택배기사의 수요는 여전히 증가추세이다. 택배산업 종사자는 ‘04년 2만명에서 ’07년 2만 9천명, ‘09년 3만 5천명으로 증가추세에 있으며, 2014년에는 5만4천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택배산업

일본의 택배산업은 가격경쟁에 이은 통합의 단계를 거쳐 현재 4대 강자 시대로 고착화되면서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일본의 택배산업은 1980년대 물량이 급증하는 물량 택배시대에서 90년대 초 업체들의 자유로운 참여를 이끌어낸 물류2법 시행을 통해 자유경쟁시대를 거쳤다. 동시에 업체들은 스피드, 서비스품질 그리고 상품개발력이 중요시 되는 네트워크 시대로 전환기를 겪었다. 자유로운 경쟁과 서비스 차별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 등으로 일본 택배업계는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으로 치달았으며, 2001년부터 업체 간 통합의 단계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는 야마토운수(41%), 사가와큐빙(36%), 일본우정, 일본통운 등 지역 및 서비스 시장점유율이 높은 상위 4개사가 시장점유율 91.5%(2009년)를 차지하는 등 소수의 대형 기업들이 택배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07년 일본 택배업계는 아시아 지역의 물류 맹주를 꿈꾸며 일본 우정과 일본통운의 합병을 통한 거대 택배기업 출범을 시도했다. 글로벌 물류업의 게임의 법칙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종국적으로 DHL을 인수하며 세계 물류의 최강자로 올라선 독일 도이치포스트처럼 아시아 물류 산업을 주도하려는 계획이다.

2009년 4월 일본 내무통신부가 일본우정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승인을 거부하면서 통합 계획은 무산되었다.

중국의 택배산업

중국의 택배산업은 개혁개방 이래 떠오르는 신흥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1980년 7월 15일 처음으로 중국우편택배물류유한공사가 설립되어 국제 특급우편 업무와 함께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30여년동안 택배 기업 수는 1만 5,000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지명도 있는 택배 브랜드는 25개사이며 이들 업체의 지역 대리점과 가맹점 수만도 1만 1,000여개에 달하고 시장 점유율도 7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5개사 중 가장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5개 택배기업은 외자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12차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꽝동셩(广东省)과 샹하이(上海)의 택배시장은 400억 위안을 넘어설 전망이며, 쯔어지앙(浙江), 지앙쑤(江苏), 베이징(北京), 꽝쪼우(广州), 션쩐(深圳)도 시장규모가 100억 위안에 근접하고 있다. 또한 안후위(安徽), 흐어베이(河北), 랴오닝(辽宁), 샨동(山东), 흐어난(河南), 후베이(湖北), 쓰츠완(四川), 티엔진(天津) 등도 100억 위안이 넘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택배산업에서 프랜차이즈 모델은 대표적인 택배사업 모델로 기업 수, 직원 수, 점유율을 막론하고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프랜차이즈 택배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58%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업 이익도 275억 위안에 달한다. 그러나 프렌차이즈 민영 택배기업들은 기업문화, 조직문화가 형성되지 않아 직원들의 소속감, 목표의식이 부족하다. 또한 택배기업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급여조건으로 이직율이 50%을 넘어서고 있다.

낮은 시장 문턱 때문에 택배기업의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일부 기업들은 맹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기도 한다. 택배기업의 증가는 단가경쟁으로 이어지고 단가경쟁은 택배기업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택배기업의 이윤율은 5%도 채 되지 않는다.

미국 택배시장에서 상위 4개 택배기업이 95%의 시장점유율 보이는 반면 중국 상위 4개 택배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다수 택배기업들은 “가족형” 관리구조의 형태를 띄고 있어 조직방식이 낙후되고 관리수단이 진부적이다. 또한 글로벌 물류전문가와 전문경영인이 부족하다.

현재 중국의 택배기업 중 지명도가 높은 8개 택배기업들은 전문화, 지역화를 통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요우쪙쑤디(邮政速递)물류 유한공사와 슌펑쑤윈(顺丰速运)그룹은 중국의 우편시장 개방이나 대내외 변수가 없을 경우 중국 택배업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슌펑쑤윈은 지난 1993년 창업 이래 지속적인 성장을 해오고 있다. 중국의 택배관련 컨설팅 사이트의 자료를 보면 2009년 슌펑쑤윈는 영업 이익 85억 위안을 달성하여 민영 택배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 수년간 서비스 품질(지체율, 파손률, 손실률이 가장 낮음) 1위, 고객 인지도 1위를 독차지 하고 있다.

또한 슌펑쑤윈은 중국 택배역사 중 처음으로 항공화물 운송회사 설립하고 자체 브랜드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가 되었다.
많은 해외 택배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전자상거래시장의 급속한 확대, 특히 인터넷 쇼핑의 폭발적인 증가로 중국 택배시장은 시장 확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중국 정부의 서비스 품질 및 이윤 향상을 위한 우대 정책 시행으로 점차 시장 성장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택배산업의 미래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택배산업은 IT산업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IT를 접목한 화물추적시스템 등으로 화물운송의 안정성과 정확성은 개선되었으며, 콜센터를 통해 전화로만 이뤄지던 택배 접수는 인터넷 웹, 스마트폰 앱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래의 택배산업은 노동 집약형 산업에서 노동, 기술, 자원 집약형 산업으로 변모해갈 것이다. 지속적으로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나가기 위해 TMS, PDA, RFID, GPS, 보안 장비, 모니터링 장비 등의 설비가 도입되어 배송 효율이 높아질 것이다.

전자상거래의 확산으로 인해 활성화된 택배 시장에 아마존, 구글, 이베이, 월마트, 알리바바(중국)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택배업의 확산은 다시 전자상거래 시장을 확대시킬 것이다.

대다수의 택배 회사들은 미래 수익원을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찾고 있다. 택배업체들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활발해질 M-커머스, IPTV로 활발해 질 T-커머스에 주목하고 있다.

택배산업의 글로벌화는 미래의 신(新)성장동력이다. 택배업체들은 미래성장 동력을 국내 산업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세계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도 신선도를 필요로 하는 식품의 집하가 늘어나고 있다. 식품 등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신선택배 등 보다 전문화된 택배시장 공략으로 택배업의 부가 수익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인재를 더 하려는 열린 연구소’ 한국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오익재(ukclab@nate.com)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