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중앙대학교분회장 윤화자 씨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중앙대학교분회장 윤화자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 ‘사람이 미래다’. 중앙대학교의 재단인 두산그룹의 광고 카피다. 중앙대학교의 교훈 또한 ‘의혈(義血)’로 의에 죽고 참에 살자는 뜻이다. 그럼 중앙대학교에서는 과연 ‘사람이 미래’인 교육, ‘의혈’다운 행동을 하고 있을까. 
 
중앙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은 노예가 아닌 사람다운 대접을 받기 위한 파업을 지난해 12월 16일부터 한 달 가량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를 표출하면서 여러 번의 교섭이 있었지만 번번이 결렬됐다. 이제는 청소노동자들뿐 아니라 중앙대학교의 학생들마저 이들을 응원하는 일명 ‘안녕 대자보’를 붙이고 학내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며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처럼 불합리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청소노동자 뿐 아니라 중앙대학생, 시민단체들은 연일 시위와 기자회견을 열며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도 진상파악에 나선 상태다.
  
또, 중앙대학교와 용역업체인 티엔에스개발㈜(이하 티엔에스)이 맺은 도급계약서에서 작업 도중 잡담이나 콧노래, 고성 등을 금지하는 등 인권침해적인 내용이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돼 또 한 번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번 파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며 대자보, 구호를 외치는 등의 행동에 대해 100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간접강제를 신청한 상태다. 
 
또한 이번 청소노동자 파업에 대해 근거없이 학교 측을 비판하는 글을 쓴 학생에게는 명예훼손과 모욕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내리겠다며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도급계약서와 관련된 인권침해 논란에 대해서는 청소 용역 계약 시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문안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이번 파업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7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중앙대학교분회장인 윤화자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학교와 티엔에스에 맞서 이렇게 힘든 파업을 시작한 이유는.
-사람답게 일하고 싶어서요. 그동안 우리는 너무 힘들게 일했어요. 힘만 들면 참고 일하겠죠. 그런데 알고 보니까 노예같이 일하고 있더라고요. 학교 면적에 비해 인원도 너무 적고 일한 시간만큼 돈을 받는 것도 아니에요. 다쳐도 산재신청을 할 수가 있기를 하나… 그래서 우리 좀 살아보자 싶으니까 시작한 거죠. 
 
Q. 중앙대는 서울중앙지법에 총장실에서의 농성과 업무방해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총장실을 점거하고 파업을 하려고 했던 것인가.
-우리가 일부러 총장실을 점거한 게 아니고 사장님, 팀장님, 총장님이 거기서 대화를 나눈다니까 우리도 그럼 거기로 가서 대화를 듣자고 해서 간 것이거든요. 절대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상황이 그렇게 돼서 몇 명이 거기로 가서 있었던 거죠. 우리가 총장실 억지로 버티려고 했으면 어떻게든 버텼을 거예요. 그런데 고의가 아니었으니까 학교에서 요청한대로 총장실에서 나온 거죠.
 
Q.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209시간으로 협의가 된 것으로 아는데 월급이 어느 정도인가.
-원래는 115만원이에요. 11월 30일부터 209시간으로 하기로 했어요. 이제 토요근무가 없어지고 7시에서 4시에 근무하는 것으로 바뀌었고요. 구체적인 금액은 이야기가 안 된 상태에요. 이번 달 급여일이 되면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있겠죠.
 
Q. 학교에서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100만원의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왜 그런 것인가.
-우리가 이러는 게 업무방해죄래요. 목소리 외치고 찌개 끓여먹고 대자보 붙이고 하는 게. 그런데 우리는 업무방해죄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우리가 살기 위해서 그런 거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일하는 학교에서 파업하는 게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거래요. 벌금이 100만원이면  우리가 받는 월급이 겨우 100만원인데… 차라리 죽으라고 해요.
 
Q. 구호를 외치고 대자보를 붙이는 등의 행위에 100만원이라는 벌금이 실제로 적용되면 파업을 장기적으로 이끌어가기 힘들어 보이는데.
-우리가 힘이 없으니까 겁먹으라고 그런 것 같은데 이제는 우리 겁 하나도 안 먹어요. 100만원 내라는 건 우리한테 협박하는 거죠. 법적조치를 취하면 우리가 그냥 물러날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한 것 같은데 우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노예처럼 일했어요. 그냥 사람답게 대우해달라는 말은 간단하지만 우리는 단순하게 파업하는 게 아니잖아요.
 
Q. 그럼 티엔에스를 통한 간접고용이 아닌 직접고용을 바라는 것인가.
-사실 우리는 직접고용 그런 것도 바라지도 않아요. 직접고용을 하면 일할 수 있는 나이가 제한되고 다른 문제도 있다면서요. 다른 것 없어요. 다른 대학들이 하는 것만큼 대우를 해달라는 거죠. 우리가 티엔에스랑 1년에 한 번씩 계약을 하는데 이번에는 2월 말에 종료에요. 그러니까 학교는 우리한테 티엔에스에 가서 말하라는 거죠. 왜 상관없는 중앙대까지 와서 데모를 하고 파업을 하는 거냐 그런 식이에요. 자기네들은 할 만큼 했으니까 티엔에스에 가서 일대일로 알아서 하라는 거죠.
 
   
 
Q. 교섭한 내용에서 추가로 요구한 조합 활동 유급 보장은 어떤 내용인가.
-제가 여기 분회장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오늘만 해도 2시에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다른 데서도 와서 우리를 도와주고 있어요. 고맙죠. 그럼 우리도 다른 곳에 필요하면 지원을 나가는 거예요. 이렇게 도와줬는데 우리가 그걸 나가는 걸 마다하면 안 되죠. 우리가 일을 안 하고 거기를 가겠다는 게 아니잖아요. 근데 그거 자체를 이해를 안 해주고 그냥 일만 하라고 하니까…
 
Q. 다른 대학의 청소노동자들에 비해 어떤 점이 열악하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다른 대학도 우리랑 똑같은 상황이고 힘들겠지만 우리가 제일 안 좋아요. 다른 곳은 외곽 작업을 전혀 안 하는 곳도 있고 엄마(청소노동자)들이 아니라 외곽 작업을 하기로 한 남자들이 투입되어서 일을 한대요. 그리고 일반 개인 교수 방도 청소 안 한대요. 그런데 우리는 전체적으로 싹 다 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요강 닦으라고 하면 그런 시늉까지 해야 되는 거예요. 외곽일이라고 하면 단순히 길만 쓸고 닦는 게 아니고 정말 힘든 게 눈 오면 눈 다 쓸고 얼음 얼면 얼음 다 깨는 거예요, 엄마들이. 화장지 같은 것도 도서관 같은 경우는 백 몇 박스씩 와요. 그럼 엄마들이 그걸 다 날라야 해요. 힘들죠. 단순히 청소만 하는 것도 우리가 인원이 다른 대학보다 더 적다는데. 징계 받는 것도 우리가 조금만 잘못하면 징계내리고 산재처리도 아예 되지도 않고. 줄라고 생각도 안 하고 아프면 그만 둬야지 그런 식이에요. 
 
Q. 티엔에스와 중앙대학교가 맺은 계약서 청소 용역 시방서를 살펴보면 ‘작업 도중 잡담이나 콧노래, 고성을 삼가야 하며, 휴식 시 도박행위를 금지하며 사무실 의자 및 쇼파 등에 앉아 쉬지 않도록 한다’고 나와있는데 실제로 적용된 사항인가.
-네. 실제로 적용됐어요. 그런데 사람인데 어떻게 말을 안 해요. 일을 하면서 어떻게 말을 안 할 수 있냐고요. 이걸 금지시켰어요. 말하지 말라고. 그렇다고 우리가 일 안 하고 떠들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쉴 때도 앉아서 쉬지 말래요. 말도 하지 말고 쉴 때 앉지도 말고 인간 취급을 안 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학생하고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Q. 일반적인 근무 외의 추가근무수당은 제대로 다 받았는지.
-우리가 노조 만들기 전에 지난 여름방학 때 9시부터 6시까지 일을 하고 7만원을 받기로 계약을 맺었어요. 그런데 수업 시작 시간이 9시예요. 그 시간에 청소를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서 7시에서 4시까지 일하자고 말했어요. 그건 또 그렇게 안 된대요. 어쩌겠어요. 우리가 그냥 2시간 빨리 나와서 일했죠. 당연히 2시간에 대한 돈은 못 받고. 그냥 2시간 무료봉사 한 거예요. 그런데 월급날 통장을 보니까 7만원이 아니고 5만 1천원이 들어온 거예요. 그래서 제가 소장님한테 가서 따졌어요. 10퍼센트만 덜 들어왔으면 말을 안 하겠는데 이건 좀 심하지 않냐고 그랬더니 소장님이 알아보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 뒤로 대해서 한 마디도 안 하더라고요. 
 
Q. 복수노조로 한국노총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9월 27일에 우리가 출범식을 했어요. 처음에는 가입원이 늘어나면서 100명 가까이 민주노총 소속이었는데 11월 10일부터 복수노조가 들어와서 경비를 맡고 있는 남자들이 가입했어요. 그럼 남자들만 하면 되는데 경비들이 한국노총으로 와라 민주노총은 일 잘린다고 하고 출근만 하면 위에는 민주탈퇴, 밑에는 한국가입 그런 식으로 서류를 줘서 엄마들 50명 넘게 빼갔어요. 우리는 그게 못마땅하죠. 왜냐하면 거기는 요구사항을 전혀 안 들어줘요. 봐요, 우리가 이 정도면 한국노총에서도 싸워야 원칙 아니에요? 그런데 밥상 펴놓으면 그냥 숟가락만 갖다 대고 밥만 먹는 식이지. 토요 근무도 우리가 싸우니까 없어지고 이제 5시가 아니라 4시 퇴근으로 바뀌었어요. 싸우기는 우리가 싸웠는데. 그리고 경비들이 24시간 근무인데 4시 퇴근이 뭐가 필요해요. 그런데 티엔에스 사장이 한국노총에 사인을 해버린 거예요. 지금까지도 민주노총에 있는 엄마들한테 온갖 협박을 하고 소장이 욕까지 했어요. 
 
   
 
Q. 협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학교나 티엔에스에 하고 싶은 말을 한다면.
-지금 협의하는 것도 티엔에스는 도장을 찍을까 말까가 아니라 아예 ‘나 몰라라’하고 있어요. 사실 돈을 올려주고 시간을 늘려주고 하는 것도 원래 이번 2월에 재계약할 때 올려줘야 되요. 그런데 8월 1일부로 5100원에서 5700원으로 올려줬어요. 우리는 그때 좋아라했는데 알고 보니까 노조가 들어온다는 낌새를 차리고 올려준 것 같아요. 우리는 일단 쭉 끝까지 하는 거예요. 우리가 사람다운 대우를 받을 권리를 찾는 거니까. 이게 학교에서도 이야기를 제대로 해주면 좋겠는데, 학교에서도 해결을 할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일단 학생들한테 제일 미안하죠. 청소해줘야 되는데 못 해주고, 공부해야 되는데 큰소리 때문에 사실 불편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대부분 많은 학생들이 같이 도와주고 응원해주니까 힘이 많이 돼요. 그래서 빨리 파업 끝내고 원래 자리로 가고 싶어요. 아까도 말했던 것처럼 다른 것 없어요. 그냥 노예처럼 일하기는 싫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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