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건 도주 그리고 살인...섹스, 마약, 세발의 총소리

 

2014년 극단 예우 25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연극 <사라와제니퍼>가 극의 리얼리티와 파격적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장르는 ‘느와르 코미디’로 인간 내면의 갈등과 사회성 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담은 이 연극은 6.25를 거친 세대부터 어린 세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별 시각으로 시대적 환경을 이해시키고, 황폐해져가는 지금의 자화상을 염려한다.

극은 동두천 기지촌에서 미군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실제 총소리가 울려 퍼지는 무대는 관객에게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어릴 적 고아원을 탈출해 어머니를 찾아 ‘클럽 매드맥스’에 들어 온 사라는 어머니가 아프다는 김주명의 말에 사기행각에 동참하지만, 이미 어머니가 죽었음을 알고 분노에 휩싸인다. 사라의 분노로 휘둘러지는 총은 등장 인물간의 갈등을 고조시키며 소품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김주명’은 극의 중심인물로 6·25 전쟁 때 빨치산에서 전향한 클럽 건물주 '황학수'가 여행가서 없는 틈을 타 건물을 팔아보려 몰래 클럽에 들어와 부동산 업자에게 접근하지만 클럽에 들이닥친 사라에 의해 계획이 틀어지게 된다.

‘클럽 매드맥스’는 욕망에 사로잡힌 자들이 모여 사기 행각을 펼치는 막장 인생의 대명사이다. 연극 <사라와 제니퍼>는 ‘클럽 매드맥스’가 주는 역겨운 욕망을 통해 현시대의 우리 모습을 적나라하게 풍자하고 있다. 또한 6·25, 간첩, 다문화자녀 등 한국 근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꼬집어낸다. 그리고 인간성 회복의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사라와제니퍼>는 대학로의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오는19일까지 상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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