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미선 칼럼니스트
· 스토글 대표이사 
· 경찰교육원 외래교수 / 교보문고 독서코칭 전문강사 / 아동문학가
【투데이신문 윤미선 칼럼니스트】대화를 시작하는 기술은 권투시합에서 상대방의 탐색하는 것과 같다. 앞으로 다가서서 잽을 날려보기도 하고 뒤로 물러서서 상대의 주먹의 길이 그리고 펀치의 강도를 측정하면서 작전을 짜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의 어떤 부분을 공략했을 때 효과적인가하는 것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 된다.
 
마찬가지로 상대방과 지속적인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처음 상대방을 알아보는 탐색전이 필요하다. 특히 손윗사람이거나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처음 다가가서 말을 건네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떤 경우이든 상대방과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대화 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을 살다보니 대화에서조차 “빨리빨리” “속전속결”을 하려는 경향이 많다. 
말을 시작할 때 자신의 이익이나 실적을 위해 곧바로 자기 목적만 먼저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거두절미(去頭截尾) 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저는 시원시원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과 같은 경우이다.
 
본인은 시원시원하게 말을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상대방에게는 어이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사교적인 만남이든 비즈니스에 관한 만남이든 바로 본론으로 시작하면 대화가 잘 될 것 같지만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즉 너무 노골적인 접근은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높다. 특히 중요한 사안일수록 중요한 사람일수록 “바로 들어갑시다”라는 방식은 좋지 않다. 대화를 잘 이끌기 위해서는 상대방과의 따뜻한 교감 형성이 필요하다. 
 
필자는 대화의 교감을 형성하는 과정을 맛있는 밥 짓는 것에 비유하고 싶다. 밥이 다 된 뒤에 중요한 것은 뜸을 잘 들이는 것이다. 밥이 되었다고 섣불리 솥뚜껑을 열어버리면 설익은 밥을 먹게 된다. 뜸을 잘 들인 밥은 입맛을 돌게 한다.마찬가지로 대화를 잘 이끌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탐색이 중요하다. 본론에 들어 가기 앞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고 안정감을 주는 것이 뜸을 들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탐색이란
첫째,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나를 드러내야 한다. 
둘째, 나를 낮추면서 상대방을 높여주는 대화를 해야 한다. 
셋째, 공통되는 관심사를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처음 대화를 할 때 다가가는 기본적인 조건이 있다. 
대화할 때 서로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드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상대가 대화에 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화를 처음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 둔다면 대화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접근 방법은 ‘처음 뵙겠습니다’ 등의 인사말과 통성명, 자주 만나는 사이는 ‘오랜 간만입니다’ 등으로 근황을 묻는 인사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사와 소개가 끝난 뒤 바로 용건을 말하지 말고 날씨 이야기와 같은 가벼운 화제나 공통의 화제를 찾아 대화상대의 주의를 끈다. 상대방을 모른다고 할지라도 날씨나 근황은 서로에게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는 주제이다.
 
상대방을 알려면 관찰력이 필요하다. 
앞서 필자는 대화는 사람을 잘 살피는 능력이나 기술이라고 말한바 있다. 상대방과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다. 상대방의 취미나 기호 등을 파악해 그 분야에 대해 자료를 제공해주고 정보를 준다면 그는 당신에게 당연히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나칠 수 있는 가벼운 대화였는데 잊지 않고 마음을 써줬기 때문이다.사람은 상호작용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내가 먼저 주면 상대방도 그에 대해 보상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본론을 언제 꺼낼 것인가의 타이밍은 대화의 첫 물꼬를 어떻게 트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그리고 칭찬을 하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누구나 칭찬에 얼굴 찡그릴 사람은 없다. 하지만 칭찬도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과도하게 칭찬을 한다면 오히려 진지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처음에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칭찬을 해야 한다. 
 
“저는 부족한데 잘 하시네요.” 
“저는 이걸 잘 못해봤는데 능숙하게 잘 하시네요.”하며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방을 높일 때 자신의 겸손함과 인간미를 돋보이게 하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안정감을 갖고 다가오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정리를 하자면 ‘당신이 나보다 더 낫습니다.’, ‘나는 당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와 같은 호감과 더불어 서로 통하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서로가 인간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함으로써 열린 마음으로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갈 수 있다. 분위기 조성이 끝나면 “제가 드릴 말씀은 .......”  등의 말로 대화 목적을 부각시킴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대화에 응할 대비를 하도록 한다. 하지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대화방법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해 목적을 위한 메마른 대화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에 대해 단정적인 표현을 쓴다. 
‘난 원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말을 잘 건네지 못해’
‘사람들과의 관계형성도 성격 나름인 것 같아.’
‘해봐야 뭐 해, 잘 안 될 것 같아’와 같은 비관적이고 수동적인 사고를 한다면 자신의 부정적인 성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뉴런과 뉴런 사이의 미세한 틈을 시냅스라고 한다. 우리가 어떠한 광경을 바라볼 때 수천만 개의 시냅스가 관여하는 데 이 시냅스는 학습에 의해 장기 기억에 저장된다고 한다. 내가 학습을 통해 의도적으로 사고와 행동의 입력을 조절하여 시냅스를 원하는 방향대로 유도하면, 자신이 뜻하는 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앞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반복해서 해보는 노력을 하기 바란다.
 
필자 소개 (윤미선)
스토글(스피치, 토론, 글·논술) 대표이사인 윤미선은 경찰교육원 외래교수이자 교보문고 독서코칭 전문강사, 아동문학가로 활동하고 있다. 10여 년간 전국 곳곳에 있는 기업, 학교, 관공서 등에서 스피치 관련 강의를 했다. 국내 최초로 스피치, 토론, 글쓰기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태권스피치 교재를 만들어 태권도 관장, 사범, 학부모, 학생들에게 전파했다. 스피치와 토론 시 특성화사업 강사 과정을 총괄 지휘했으며 전국 최초로 실버 감성 스피치를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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