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올해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 105주년, 순국 104주년 되는 해이다. 지난 19일에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했다.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잊지 않고 기리기 위한 후손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뮤지컬‘영웅’도 그러하다.

2009년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뮤지컬 ‘영웅’이 ‘LG아트센터’에서 올라갔다. 2009년을
시작으로 2014년 1월까지 7번째 무대에 오르는 창작 뮤지컬‘영웅’은 1909년 일본의 제국주의로부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던 도마 안중근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도마 안중근 (1879~1910) 의사는 동양평화를 위해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다.
 
교도소에 갇혀 나라걱정과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죽음의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은 역사에 무거운 시련을 받아 고뇌하는 청년의 모습이다. 동시에 그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역사적인 비극을 다루다보니 무거울 밖에 없는 극을 역동적인 군무를 통해 긴장감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독립군과 일본순사들의 쫓고 쫓기는 대치 상황을 군무로 승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철골구조로 된 세트를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장면은 영상과 함께 꾸며져 생동감을 더했다.
 
특히 실물크기의 기차가 무대에 등장하고 기차내부의 이토 히로부미와 설희의 대화 장면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픽션(fiction)과 논픽션(nonfiction)을 오가는 인물의 설정 또한 흥미롭다.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로 나오는 설희는 사실 픽션(fiction)의 인물이다.
 
이토 히로부미와 설희의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 보다 인물의 심리적 상태를 깊숙하게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의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이토 히로부미의 인간적인 모습은 단순한 선악 구조로 변질 될 수 있는 일차원적 플롯을 좀 더 심도있게 다루어 깊이감을 더했다.
 
인상 깊은 뮤지컬 넘버 또한 ‘영웅’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1,2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영웅’, ‘그날을 기약하며’,‘ 황혼의 태양’은 깊이감 있는 멜로디와 독백적인 가사가 인상에 남는다.
 
하지만 아쉬운 면도 남는다. 비장함이 감돌아야 하는 장면에서 안중근 의사 역을 맡은 JK김동욱의 경우 특유의 창법과 발음이 보는 이로 하여금 정서적인 전달을 감소시킨다. 중저음에서의 매력으로 안중근을 잘 표현했으나 아쉬운 부분도 함께 보이는 무대였다.
 
역사왜곡 논란이 안팎으로 시끄럽다. 뮤지컬 ‘영웅’은 민족의 역사를 바로 알게 해주고, 안중근 의사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작품임이 분명하다.
 
뮤지컬 ‘영웅’은 다음달 16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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