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
▸팟캐스트 <이이제이> 진행자
▸저서 <와주테이의 박쥐들> <김대중vs김영삼> <왕의 서재>등 다수

말썽 많았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드디어(?) 경질 되었다. “드디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금까지 윤 전 장관이 그 만큼 구설에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이다. 언제 경질되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하기에는 모자람이 많은 사람이었다. 윤진숙이 박근혜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그녀의 전문성과 식견에 의문을 품은 사람이 많았다. 단, 박근혜 정부 초대내각이 도덕성 문제와 과거 비리경력, 역사인식 등 워낙 문제가 많은 인사들이 포진되어 있어서 도덕적으로 별 하자가 없는 윤 전장관은 그나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을 뿐이었지 결코 그의 업무능력이 뛰어났다거나 비전이 있어보이지는 않았다.

이런 우려는 청문회에서 곧 바로 불거진다. 해양수산부의 역할과 미래, 현 상황은 물론이고 국무위원의 기본 역할도 몰랐던 사람이 윤 전 장관이었던 것이다. 청문회에서 업무수행능력에 대해 융단폭격을 맞았음은 물론이다. 그는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던진 해양관련부처업무에 대해서 모르쇠와 웃음으로 일관했다. 오죽했으면 청문회를 지켜보던 네티즌들이 “차라리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이 낫다. 장관이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면 어떻게 하느냐”고 조롱을 했을까? 백번 양보하여 장관이 인사청문회 전 아직 부처파악이 덜되었기 때문에 답변에 문제가 있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후에 있은 국정감사에서는 제대로 된 준비를 했어야 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후에 있은 국정감사장에서 보여준 윤 전장관의 모습도 인사청문회 당시의 윤진숙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자질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청문회에서 그런 호된 질책을 당했다면 국정감사장에 나오기 전에 부처업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파악이 우선시 되었어야 했다. 공부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지 않았냐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기대는 바로 실망으로 바뀌었다. 부처파악은 여전히 되어있지 않았고 관련현안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것이 전혀 없었다. 답변은 뒤에 앉아있는 담당공무원이 친절히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서 건네거나 대리대답을 했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또 다시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경질문제가 강하게 대두된 것도 이즈음 무렵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런 비판에 전혀 대응하지 않았다. 인사청문회 직후, 여당인 새누리당 에서조차 “윤 전장관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올 정도로 그를 보는 국민의 눈길은 싸늘했는데 그때도 국민여론을 무시하더니 국정감사 이후에도 윤 전 장관에 대한 비판문제에 귀를 닫은 것이다. 문제의 불씨를 청와대가 키운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결국, 윤 전 장관은 이번 기름유출 사건으로 옷을 벗었다. 기름유출 사건이 윤 전 장관의 책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유출 사고의 1차 피해자는 GS 칼텍스 이고 2차 피해자는 어민이다.” 라는 황당무계한 발언은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가장 희극적인 발언으로 기록될 것이다. 기름유출로 피해 받고 있는 어민들 앞에서 주무장관이 냄새가 역겨워 코를 막고 있고 가해자와 다를 바 없는 대기업에게 “그들이 피해자”라며 감싸주는 사람이 어떻게 국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일 수 있겠는가? 그녀의 자질은 원래가 그런 것이었다. 다만, 청와대가 애써 외면했을 뿐이다. 윤창중 전 대변인 파동 때 얻은 교훈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윤창중도 임명 직후부터 여론의 반발이 있었고 인수위시절 때의 오만방자한 그의 행동에 눈살 찌푸리지 않은 기자가 없을 정도였지만 청와대는 그를 인수위 대변인에서 청와대 대변인으로 영전시켰다. 여론을 무시한 임명강행은 결국 “윤창중 사태”라는 희대의 성추행 사건으로 결말지어지고 말았다. 문제 인사를 대통령 고집으로 감싸 안다가 더 큰 사태가 일어나자 어쩔 수 없이 경질하고 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인사 시스템이 과연 제대로 돌아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소통 문제가 화두로 언급되었을 때 청와대 홍보수석 이라는 사람이 “국민 전체에 더 큰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것을 방해하고 욕하는데 그것도 불통이라면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발끈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앞으로 청와대의 “My Way”이가 어디까지 갈지 잠자코 지켜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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