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훈 칼럼니스트
現 국가개발연구원장
現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정치·경제 컨설턴트

【투데이신문 김용훈 칼럼니스트】2월의 마지막 날, 역시 국회의원들은 산적한 법안을 온전히 처리하지 못하고 4월로 넘기고 말았다. 하루만에 130여개 법률안들이 통과되었지만 어르신들이 기대하던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려던 기초연금법은 통과되지 못했다.

법안이 통과되었다면 돌아오는 7월부터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최대 20만원의 연급이 지급될 예정이었다.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기초연금지급에는 여전히 찬반이 나뉘고 있다. 대통령 공약이니만큼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측과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매달 20만원의 연금을 지급하면 나라를 빚더미에 앉게 하는 일이라며 반대하는 여야의 원내 지도부의 입장차이가 소관 상임위원회에 안건을 검토할 기회조차 주지 못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사안으로 국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안건이어서 인지 유난히 여야는 대립에 각을 세우고 있다. 여당과 대통령까지 책임을 거론하며 야당의 으름장이 소리를 키우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에는 여야가 모두 같은 족속들로 보인다. 그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임시국회 마지막 날이 되어야 137건의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겠다고 저리도 액션을 취하고 있을까? 2월 한 달 동안 국회는 10차례의 회의를 열었다. 한 달 동안 처리한 안건은 모두 198건으로 2월의 마지막이자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8일 전체 처리건수의 69%를 처리한 것이다. 만일 오늘 하루의 안건을 처리하는 효율이라면 10차례 회의의 성과는 1,370건이었을 것이다.

기초연금법처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사안이 조만간 6.4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너무도 잘 아는 의원들은 지금부터 선거용 여론몰이를 하려고 갖가지 튀는 액션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주목받으려 하고 정당화시키고자 애를 쓰고 있다. 저 노고를 진짜 필요한 일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도 국회는 처리를 기다리는 법안들이 산더미 마냥 쌓여져 있다. 상정된 법안들이 어떤 효과를 나타내며 유리한 점은 무엇이고 불리한 점은 무엇이고 실행 후 예상되는 부작용이 무엇인지는 의원들 주도면밀하게 분석 검토하고 점검하여 제대로 결과물을 산출하여 통과 시킬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만큼 결정해야할 일도 많고 중요한 결정이니만큼 살펴보아야할 자료와 정보 그리고 국민들의 민심을 두루 살펴보아야한다. 그러나 국회는 그 많은 것을 마치 타고난 입법천재인냥 한순간에 처리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어디 한두 번이라야 말이지 매번 이런 모양새다. 어떤 정책과 규제이든 국민들과 직간접적인 입법안이더라도 국민들은 더 이상 우려와 관심이 아닌 기대심리가 꺼져 식상하기까지 한다. 본회의 마지막 날, 임시국회 마지막 날,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국회의원들은 초인적인 능력과 힘을 발휘하여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오늘의 국민들은 다른 때 보다 더 간절하게 국회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움츠러든 세계의 경제 탓에 내·외수 경기가 조여지고 있고, 날마다 오르는 물가는 허리띠를 너무 조여 개미허리가 되어가고 있고 매일같이 고난 많은 일들로 하늘한번 제대로 보기 힘든 하루를 보내지만 어려운 생활을 쳇바퀴 돌고 가계마다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다. 아무리 뛰어도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민들의 실정을 의원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의원 누구하나 양심선언을 통하여 자신의 무책임한 태도와 대표로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함을 인정하고 반성과 노력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분명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일반인과 다른 시각과 태도로 본보기가 되는 행동을 하려고 노력해야한다. 당리당략에만 집중하여 당장의 민생 안전과 경제 상황에 추이를 예상하거나 집중하지 못하고 국회 단상 앞에서 또는 의장이 가지고 있는 의사봉을 들고 숨바꼭질을 해대고 있다. 이러한 요사스러운 행동을 지속하게 된다면 더 이상 대표로서 존경은 사라지고 국민은 대표가 되는 국회 없는 국가에서 살고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제발 한순간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임시방편적인 역량만 행사하지 말고 국민을 영원한 가족이자 친구로서 자신의 가진 특기를 제대로 발휘하여 한국의 대표적 연금술사 집단이라 불리는 오명을 씻어내자. 그리고 당선 당시 가졌던 뜨거운 눈물과 당성을 위해 해왔던 정직한 공약과 약속한 행동들을 보여주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아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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