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나라도 구하지 못한다고 한다. 빈부의 격차는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다.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어서 이들이 낸 세금으로 가난한 자의 복지 혜택을 증가시키려는 정부정책은 한계에 봉착한다. 가난한 자의 최저생계를 보장해 보려는 복지3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은 미봉책일 뿐이다.

성경책 마태복음 13장 12절에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고 했다. 경제학에서 마테효과는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을 말한다.

가난한 자가 되고픈 사람은 없다. 가난한 자는 좋은 것을 찾고 행하기보다는 힘들다는 이유를 찾아 포기한 사람들이다. 가난한 자는 저작권과 같은 지식재산권을 귀하게 여기지 못하고 하찮게 여긴다. 그래서 스스로 가난을 자초했다.

가난은 이유가 있다. 부자도 이유가 있다. 부자는 문제점에 맞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극복했기 때문에 부자가 된 것이다.

국가 간 FTA로 국내 과수산업 등 농업이 가난의 위기를 맞았다. 우리 국민들은 우리 농산물에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고 농업과 농촌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 어떤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78%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쌀 농업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87%는 농업에 대한 보조금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품질 좋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이라면 몇 배 값이라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한다.

'매실'은 한국의 먹거리 중 술도 빚고, 차로도 마시고, 중국 일본에서도 재배하고 있는 동양의 과실이다. 한미 FTA에서도 안전하다. 2000여 년 전 중국의 한방의약서에 의하면 매실은 약으로 썼다. 매실은 구연산을 포함한 각종 유기산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며, 효과와 효능이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매실은 살균력이 매우 강하다. 특히 매실의 유기산은 강한 살균력을 갖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매실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식중독 사고가 다발하는 여름에 먹으면 효과적이다. 일본인들은 주먹밥이나 도시락에 매실장아찌를 넣고, 생선회를 먹을 때 고추냉이 대신 매실장아찌를 먹어 식중독을 예방한다.

매실은 신맛이 강한데다 독성물질인 ‘청산배당체’가 들어있어, 보통 매실농축액이나 매실주, 매실식초, 매실 장아찌 등으로 가공해 먹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매실산업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매실 산업은 아직 크지 않다. 순천은 매실의 진원지이지만, 생산량은 광양이 제일 많다.

전남 광양지역은 전국매실의 28%를 생산하는 전국 제일의 매실주산지로서, 전체 농가의 36.7%가 매실을 재배한다. 전체 농업소득 중 매실소득이 19.8%이다.

광양시와 (사)빛그린매실사업단은 ‘13년 11월 농림축산식품부 ’14년 식품 기능성평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15년까지 2년간 2억원을 투자받아, 매실의 혈당조절에 관한 인체적용시험 용역을 추진하고, ’16년부터 매실을 이용한 항당뇨 기능성 식품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광양은 매실의 주산지로서 홍쌍리 전통식품명인 지정, 광양매실 지리적표시제 등록, 매실특작과 신설, 광양매실 산업특구 지정을 했으며, 13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99년 11월. 웅진식품은 '초록매실'을 만들면서 연간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웅진식품은 매실원료의 국산화를 위해 광양시와 공동으로 매실세계화기획단을 발족하고 매실을 세계적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려 했다. 매실 세계화를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엄도 개최했다.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 학자들이 참석해 매실의 효능과 기능, 가공, 저장기술에 대한 연구결과도 발표했었다.

하동군은 하동매실 유통활성화사업단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시행한 향토산업육성사업 추진실적 평가결과 ‘13년에 이어 전국 1위를 차지해 ’14년 인센티브 사업비 6억 원을 확보했다. 평가는 ‘13년 한 해 사업지구별 계획성과 달성실적 및 홍보·마케팅, R&D 추진실적, 사업의 자립화 노력, 기관장 의지 등의 항목으로 이뤄졌다.

하동매실 유통활성화사업단은 ‘11년부터 3년간 31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햇차원·동남식품·우리네식품·별농산·에코맘의 산골이유식 등 5개 소규모 농식품 가공업체에서 '슬로푸드영농조합법인'을 결성했다. 조합은 사업의 효율성을 위해 같은 장소에 GAP인증 선별장을 갖춘 매실생산자단체인 '하동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 유통전문법인 '사나래(주)농업회사법인'과 연계해 생산, 가공, 유통 분야에 대한 푸드체인시스템을 구축했다. 가공시설은 HACCP 인증을 받았다.

하동매실 유통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한 결과 매실 생산농가 소득이 ‘07년 78억 원에서 ’13년 118억 원으로 늘었으며, 매실 관련 가공매출액도 7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하동은 매실 신제품 개발과 외국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으며, '매실김', '매실발효원액'을 미국·중국 등 4개국에 10만 달러를 수출했다. 84만 달러의 MOU도 체결했다. 지속적인 R&D로, 건강기능성 제품 개발 등 특허출원 8건과 캐릭터 등 지식재산권 14건도 가지고 있다.

순천은 매실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2009년부터 ‘매실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던 순천시는 ‘13년 1월. 매실 생산자, 작목반, 영농법인, 소비자, 가공법인 등 매실관련 종사자 1004명이 출자한 순천 매실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순천시는 농업기술센터의 미래농업과 내 매실산업담당을 두고 매실의 지리적 표시제 및 매실공동브랜드 개발, 매실관련 단체육성과 지도관리, 매실지역 특성화 사업 추진, 매실가공식품개발, 매실 신품종 육성 등 매실 전반에 관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순천시의 매실재배 면적은 크게 증가하여 광양매실의 생산량과 비슷해지고 있다. 임용택 순천시 미래농업과장은 “시의 매실 육성 전략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순천시가 우리나라 매실 산업을 주도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순천매실은 오랜 역사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매실은 대부분 일본에서 개량 도입된 품종이다. 순천에서도 1980년대 일본품종으로의 개량이 이루어져 주로 일본 품종으로 재배해 왔다. 1990년대 중반 순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자체 토종품종을 개발하여 2000년 ‘천매’를 신품종으로 개발하여 품종등록을 했으며, 2008년에는 ‘선암매’를 품종 등록했다.

선암사에는 620년 생 백매와 생 홍매 수십그루가 있는데, 이를 '선암매'라 부른다. 선암매는 순수 우리 토종 매화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사군자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순천매실은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산도, 색도, 당도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독특한 향으로 전국 도매시장에서 최고 가격을 받는다.

순천은 ‘국가 농업생명지원 매실 관리기관’으로 국내·외의 다양한 매실자원 수집은 물론 매실 연구기관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순천의 농촌관광체험형 매실산업육성은 농촌진흥청 지역특성화 공모사업에 1위로 선정되어 2년간 1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사업비는 매실가공시설, GAP인증시설, 매실체험관광, 6차 산업 융복합형 매실산업 확대 등에 사용될 계획이다.

경북 칠곡의 송광매원(대표 서명선)은 순천 매실이 뿌리이다. 송광매원의 매실 사업은 권병탁 영남대 명예교수가 순천 송광사에서 가져온 600년 된 매화나무 씨앗으로 비롯된다. 경북 칠곡에 2만여평의 농장을 확보했으며, 송광매 1만 그루를 재배하고 있다.

2002년에 매실 엑기스 차(茶)를 첫 제품으로 생산했다. 제품 출시 후 반응은 좋아 대형 할인마트에 입점했으나, 갑의 횡포로 판로가 막히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2008년 매출이 30억 원을 넘어섰으며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설립 후 5년이 지나면서 정부에서 지역 특화품목으로 지정하고, 창고도 지어주면서 도약의 토대를 쌓았다. 2009년 향토사업단으로 지정되면서 10억여 원의 지원금을 받으면서 송광매원은 물론 매실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같이 살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됐다. 송광매원은 유기농 품질인증, 친환경 농산물 인증, 클린(Clean) 사업장 인증,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선정, 농림부장관표창, K마트 인증, 경북우수농산물 지정 등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매실로 부자가 되려면

매실이 몸에 좋은 것과 매실로 부자가 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전국 매실의 재배면적 및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소비의 확대는 쉽지 않다. 한국이 매실로 부자가 되려면 광양 순천 하동 등 3대 주산지를 연계하여 매실 클러스터를 구축해야한다. 국내 매실 사업자가 참여하여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고 공동물류센터를 조직하여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

매실은 6월에 수확이 끝난다. 수확 후 가공을 통해 약효가 좋아지고 저장성이 높아진다. 수확이 끝나면 할 일이 없어지므로 다양한 가공 방법을 소비중심으로 연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사군자 등 매화꽃이 전하는 문화적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그림과 시가 많다. 열매인 매실은 커피나 콜라를 대체할 만한 동양의 문화상품이다.

우리나라 매실 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화가 아닌 매실 문화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국내외 시장조사를 통해 글로벌 매실 문화 마케팅 전략도 수립하고, 한류에 매실을 첨가하여 우리의 매실 문화를 국내는 물론 주요 수입국인 일본을 포함한 외국으로도 전파해야 한다.

매실을 먹고 마시고 바르는 소비자는 모두 사람이다. 매실로 부자가 되려면 생산보다 소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법을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고 한다. 매실로 널리 인간에게 이로운 일을 찾아보자. 부자 된다.

‘세상에 인재를 더 하려는 열린 연구소’ 한국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 오익재(ukclab@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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