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러지는 조선의 운명 앞에선 흥선대원군의 깊은 내면 묘사 돋보여

 

아스러지는 조선의 운명 앞에서 애끓는 비통함과 부활의 희망으로 몸부림치는 한 남자가 있다.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를 온몸으로 맞서며 살았던 흥선대원군이 그 주인공이다. 그 내면의 상태를 깊이 있고 설득력 있게 그려낸 작품 <운현궁의 노을지다>가 오는 23일 무대에 올려 진다.

이 시대 최고의 극작가 김태수와 최강의 연출 이상희가 빚어낸 연극 <운현궁에 노을지다>는 19세기 후반 조선의 급변하는 정치적 사건들과 아들과 며느리에게 쫓겨나 격렬한 분노로 앓게 되는 흥선대원군의 망상증이 겹쳐지며 전개된다. 폭풍과 같이 밀려드는 감정의 극단적 상태에서 일어나는 정신의 분열, 그리고 환각과 환상 등 흥선대원군 내면의 상태는 그의 외적인 파란만장한 삶과 중첩되며 상상력 충만한 극적 장면들로 그려지고 있다.

흥선대원군이 양주의 직곡산장으로 사실상 유배되어 자살을 결행할 산행 중에 내면의 자아와 만나는 환각 상태를 경험한 후 망상증을 극복하고 초심을 찾아가는 극의 핵심적 상황엔 삶과 인생에 대한 통찰과 깊은 심안이 담겨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긴장감과 박진감, 그리고 사이사이 적당한 이완의 효과를 담당하는 장치들이 탁월하게 사용되며 전개되는 극적 구성은 진정한 연극적 상상력의 재미를 담고 있다.

특히, 각 인물들의 내면에 도사리는 권력과 정치적 욕망들이 시공을 넘어 표현되며 연극은 어린나이에 즉위하여 섭정을 받는 꼭두각시에서 군왕으로 성장하려는 고종과 외세의 힘을 빌려서라도 세계정세에 대등하려는 명성황후 민씨, 이와 대립해 국세부터 굳건히 하려 쇄국을 펼치는 흥선대원군의 정쟁은 도포자락이 휘둘릴 때 마다 궁에는 피바람이 몰아온다.

새로운 조선을 애절히 부르는 노정객 흥선대원군의 “조선아~, 조선아~”란 외침이 뭉클한 감동으로 밀려오며 동시대에 던지는 메시지가 강렬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연극<운현궁에 노을지다>는 사전 아트마켓에서 창작 초연 임에도 작품성을 인정받아 사전 초청이 확정돼 1차 남양주, 2차 인천광역시, 3차 서울 대학로에서 올려 진다.

한편 극단 ‘집현’은 장애인‧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무료관람의 혜택을 주고 있어 사전전화 문의로 객석나눔을 안내받을 수 있다.


△ 공연일정
1차- 3/23(일) 17시 남양주시청 다산홀 2층,
2차- 3/26(수)~29(토) 평일19:30 / 토15시
인천 남구 학산문화원 학산소극장
3차- 4/4(금)~6/1(일) 평일19:30 / 토15시, 19:30 / 일15시 / 월 쉼
서울 대학로 알과핵 극장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