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강훈련

최근 산에 오르다 보면 일반적인 차림새를 한 등산객들과는 달리 헬멧, 로프 등을 가지고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암벽을 하는 사람들로 그 수가 전에 보다 많이 늘어난 듯하다.

2012년 6월 출범한 한국등산지원센터가 한국리서치에 조사를 의뢰해 2013년 3월 발표한 ‘한국인의 등산관련 실태와 단체 실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두 달에 한번이상 산에 가는 사람은 1,886만 명, 한 달에 한번 이상 산에 가는 사람은 1,560만 명으로 조사됐다.

한국리서치는 등산인구를 ‘두 달에 한번 이상 산에 가는 사람’으로 개념 정의했다. 산림청에서 지난 2006년 한국갤럽에 조사 의뢰할 때 등산인구의 개념은 ‘한 달에 한번 이상 산에 가는 사람’이었다.

산행 행태에 따른 분류로 암벽 등반을 주로 하는 사람도 4%인 80만 명이나 되었고, 릿지 등반은 무려 16%인 291만 명에 달했다. 암벽과 릿지 등반을 하는 인구가 전체 등산인구의 20%인 370만 명을 넘었다. 암벽과 릿지 등반은 서울지역이 각각 6%와 21%로 다른 지역보다 특히 많았다.

▲ 입학식

우리나라의 첫 암벽교육은 해방이후, 1946년 9월 인왕산에서 한국산악회의 ‘제1회 록 클라이밍 강습회’로 시작됐다. 전문적인 교육의 시작은 1974년 6월, 서울시산악연맹소속인 한국등산학교가 설립되면서 부터이다. 교육과정은 처음에는 8주 과정(현재는 6주)이었고, 정규반, 암벽반, 동계반, 특별반으로 구성되었다. 이후에는 지방 산악연맹들이 자체적으로 등산학교의 문을 열게 되었고, 사설 등산학교도 많이 생겨났다. 현재 전국의 각 등산학교의 수는 약 200여개에 이른다.

한국등산학교는 교육장이 도봉산자락(도봉대피소)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등산학교와는 차별화 된다. 정규반은 일년에 상반기(4월~5월)와 하반기(9월~10월) 2번 교육이 이루어지며 매년 2기수가 배출된다. 특이한 점은 정규반, 암벽반, 동계반 이외에 특별반이 있는데, 특별반은 경찰특공대, 공수특전단, 119소방구조대, 공군구조단등의 위탁교육도 이루어진다.

처음 74년도 1기 교육생수는 24명으로 단출했지만 어느새 졸업생 수는 2만 명을 넘어섰다. 그중 대만, 중국, 미얀마, 미국 등에서 온 외국인 교육생도 있다. 한국등산학교의 교육 취지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거쳐, 전문적인 등반기술을 습득하여 안전한 등반을 즐기며, 나아가서는 해외원정 등반을 통한 국위선양’에 있다.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고 등반을 하게 되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때로는 다치거나 잘못하면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는 이런 사고는 대개 올바른 교육을 받지 못한 데서 생기는 안전사고다. 물론 등산학교에서 전문적인 베테랑급의 교육을 할 수는 없다. 6주간의 교육과정으로 모든 걸 다 가르칠 수 없고 졸업 후 얼마나 본인이 열정을 가지고 등반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한국등산학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6주간의 교육과정은 기본적인 산악인 예비과정이며 기간이 짧아 아쉽다. 하지만 1년의 2기수 교육과정으로만 4달 가까운 주말 시간을 교육에 매달려야 한다. 그리고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진의 경우 서울시산악연맹의 추천을 받은 강사로 구성되며 자원봉사의 성격을 띤다. 그러므로 교육과정을 길게 잡을 수가 없다. 생각으로는 인수봉(북한산), 만장봉(도봉산)의 웬만한 코스를 리딩할 수 있는 중급정도의 심화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느끼며 그런 중급과정이 개설되길 노력해 본다”고 했다.

▲ 아침체조

정규반 6주간의 교육과정을 보면 매주 토요일 저녁6시까지 입교를 해야 하며 토요일 저녁은 이론교육(등반의 역사, 안전, 매듭법, 장비사용법, 구급, 독도법등)을 하며 다음날인 일요일은 실전훈련에 들어간다. 실전훈련은 도봉대피소 주변의 자연암장에서 이루어지며, 교육기간동안 숙박은 도봉대피소에 하며 식사는 교육생 본인들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

물론 잘 모르시는 분들은 편한 집 놔두고 사서 고생하냐고 하시겠지만, 산악인이라면 주어진 상황에 적응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몸으로 느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6주가 짧다면 짧지만, 그 안에서 교육생들은 끈끈한 정을 쌓아가고 서서히 하나가 되어 감을 느낄 것이다.

이번 교육생은 80기이며 다음 달 주말인 4월 12일이면 60리터급 이상의 배낭을 짊어진 교육생들을 도봉산에서 6주간 볼 수 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 5시경이면 어김없이 줄맞춰 내려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다음에는 등산학교 교육생의 입학식과 첫 주 교육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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