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훈 칼럼니스트
現 국가개발연구원장
現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정치·경제 컨설턴트

【투데이신문 김용훈 칼럼니스트】제3차 핵안보정상회의로 6년 만에 한, 미, 일 정상들이 만났다. 3국 정상은 북한의 핵 위협관련 인식을 공유하여 이들의 비핵화를 위한 3국간의 공조를 협의했다.

한, 미, 일의 공조는 유동적인 북한정세에 북한의 도발을 쉽지 않게 할 것이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길에 힘을 실어 줄 것이라는 것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북한문제에 긴밀한 협력을 확인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문제, 이산가족 문제 등에 긍정적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3국의 협력을 주장했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나쁜 행동억제에 3국간 협력이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갖고 긴밀한 공조를 해야 한다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와 한·미·일 안보토의(Defense Trilateral Talks)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우리나라 박대통령은 동북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으로 북핵문제를 꼽았고 한·미·일 3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북핵 불용의 확고함으로 단합하여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이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된지 2년이 되어가는 30살의 김정은은 역대의 다른 어떤 지도자보다 불가측성이 심해 그의 지도방향을 짐작할 수가 없다. 폐쇄적인 사회에서만 살았던 것도 아니고 스위스에서 유학생활도 하였고 북한의 정통성을 이어가기 위한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다녔고 스마트 폰을 쓰는 그가 어떠한 정치역량을 펼쳐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김정일 사망으로 후계자 과정도 제대로 받지 않고 최고 통수권자가 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조차 없이 젊은 지도자의 행보를 바라보게 되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고 이를 무기화하는데 게으르지 않다는 것이다. 올 들어 잇달은 미사일 발사로 긴장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불투명한 정세 못지않게 핵무기의 도발이 걱정이다. 3국의 정상은 북한에게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하자고 합의를 보았지만 그들이 쉽게 그에 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한·미·일의 공조는 북한의 핵 도발 억제라는 명분이지만 궁극적인 북한 타도로 북한에게는 위협으로 다가설 것이고 오히려 핵무장을 부채질할 수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 인접하고 있고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개입하고 있어 러시아와 미국의 대결구도에 또한 중국과 미국의 대결구도에 한반도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과거사를 부정하던 아베 총리가 돌연 입장을 바꿔냈고 한반도 문제를 귓등으로 듣던 미국이 콕 집어서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와 한·미·일 안보토의를 제안했다. 이들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든 데에는 목적하는 의도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동안의 행태를 바꾸게 할 만한 계기나 사건도 없었기 때문에 그 꿍꿍이가 더 확연하다. 우리나라의 군사주권을 가진 미국은 일본을 부추겨서 중국에 압력을 넣고 있고 일본은 이러한 수를 읽으면서 우리 영토에 대한 야욕을 불태우고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단순하게 이웃나라가 위험하고 그 파장이 인근 여러 나라를 불편하게 한다고 발 벗고 나서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의도하는 목표가 있고 상당한 이권이 개입되어 있어야 적극성을 만들어 행동을 유발하게 한다. 때문에 6년 만에 열린 정상회담이 그리 반갑지는 못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남의 손을 빌렸다가 국토를 두 동강낸 전적이 있다. 국제정세가 새로운 판도로 급변하는 가운데 고도로 의도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이들에 의도를 충분히 읽고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의 역량을 동원하여 이들의 원하는 조항을 들어준다면 그 조항보다 더 이익의 조항을 넣어 최소한 혹 떼려다가 혹을 붙이는 경우는 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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