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회장 “심려 끼쳐 죄송. 조사 성심껏 임하겠다”

▲ 황제노역 허재호 전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검찰청에 출두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 검찰은 28일 일당 5억원짜리 ‘황제노역’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 대주그룹 허재호 회장을 다시 소환해 허 전 회장의 은닉재산 찾기에 주력하는 한편 추가 혐의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조사를 벌이는 등 전방위 압박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형(노역)집행이 중지된 허 전 회장을 28일 오후 다시 불러 그의 정확한 재산 관계를 파악하고 추가 혐의가 있는 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번 소환은 지난 26일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두 번째 이다.

검찰은 허 전 회장의 국내 재산 중 가족의 사망에 따른 수십억원대 부동산 상속분을 찾아냈으며, 앞서 지난 7일 압수한 미술품 등에 대해서는 현재 감정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허 전 회장의 지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남 한 골프장과 친·인척, 측근들에 대한 자금의 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만약 해외 재산이 드러나면 압류 등을 검토 중에 있으며, 필요할 경우 국제협력단을 통해 해당 국가의 공적 문서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외국환 관리법 위반, 별건의 고소사건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에는 허 전 회장에 대한 여권발급 제한조치를 외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허 전 회장은 28일 오후 1시26분께 벌금 미납자 신문으로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검에 출두했다. 허 전 회장은 이날 수수한 평상복 차림에 은색 베라크루즈 차량을 타고 전 대주그룹 비서실 관계자 등과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검찰 조사에 앞서 허 전 회장은 취재진을 향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검찰 조사에 성심·성의껏 임하겠다"면서 벌금 납부와 관련해 "가족들을 설득해 빠른 시일 내 납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취재진의 "벌금을 낼 돈이 있었는데도 왜 일당 5억원의 노역을 선택했냐", "(석방된 이후)어디에 있었냐", "해외 재산은 있나" 등의 질문에는 말문이 막히는 모습이었다.

한편 허 전 회장은 지난 22일 오후 6시께 뉴질랜드에서 귀국, 곧바로 광주교도소 노역장에 유치돼 일당 5억원짜리 ‘황제노역’을 시작했다. 그리고 4이ᅟᅡᆯ 뒤인 지난 26일 검찰은 노역중인 허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형 집행을 정지했다. 같은 날 대검찰청 공판송무부는 "관련 법리 검토 결과 노역장 유치가 집행된 수형자에 대해 형 집행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집행 정지의 배경을 설명했다.

형 집행이 중지되자 광주지검은 "향후 미납된 벌금 전액을 실제로 강제집행할 수 있도록 은닉재산 파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허 전 회장의 벌금미납액은 224억원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