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수봉
최근 이르면 5월부터 무더위가 시작될 거라는 기상정보를 접했다. 갈수록 봄은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지는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는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올라가는 와중에 얼마 전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지난 3월 16일 북한산 인수봉 정상 인근에서 500kg 바위가 굴러 떨어져 파편에 의해 한명이 숨지고 한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대구의 한 산악회 회원들로, 인수봉 정상으로부터 180m 아래에서 암벽을 오르기 위해 잠시 쉬는 도중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봄철 날씨가 풀리면서 낙석이 종종 일어나는데, 이른 기온상승으로 앞당겨진 등반시기와 맞물린 게 아닌가 싶다. 

▲ 시산제

보통 설이 지나고 나면 여느 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시산제’이다. 산악회의 연중행사 중 가장 첫 행사인 시산제는 회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화합과 만남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산행이 산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산에 제를 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시산제는 언제 시작이 되었을까? 첫 시산제는 1966년 설악산 관광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설악산악회, 예총 속초지부, 속초시 공보실이 공동주관한 <설악제>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설악산 홍보를 위해 시작된 이 설악제는 산제의 형식보다는 등반대회와 같은 축제의 성격이 짙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1968년 북한산에서 열린 동국대학교 산악회의 시산제가 지금의 시산제와 내용이 같아 시산제의 시초로 보기도 한다. 지금의 시산제처럼 유교적 순서에 따라 축문을 읽고 소지를 하는 등의 의식을 치르지 않았지만, 돼지머리와 음식을 장만하고 등반 중 사망한 악우들과 산신에게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제를 올렸기 때문이다.

등산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그에 따른 산악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 산악사고의 원인을 크게 나누면 자연적 위험과 인위적 위험이 있다. 그리고 그 원인에 따라 직접원인과 간접원인으로 나뉘며 어떠한 형태의 사고라 하더라도 두 가지 요인이 서로 맞물려 사고를 일으킨다. 자연적인 위험에는 폭우, 태풍, 벼락, 폭설과 눈사태, 추위와 체온저하, 더위와 강한 햇빛, 바람과 고도, 낙석 및 지반붕괴, 급류 등이 있다. 그리고 인위적 위험에는 방심과 부주의, 판단미숙, 무모하고 무리한 등반, 경험과 지식부족, 정보와 준비부족, 로프 없이 등반 등이 있다.

자연적인 위험에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요소가 있지만, 인위적인 위험은 필히 인간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최근 3년간(2009년~2011년)의 국립공원 안전사고 집계를 보면 사망자 73명중, 추락사 29명(39.7%)/지병 27명(37.0%)/익사 7명(9.6%)/천재지변 6명(9%)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 결과를 보면 전체사고의 자연적위험요인인 천재지변은 9%에 불과한 것을 알 수 있다.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위해서라면 몇 가지 필수적으로 지키고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산행 시 기본준비물

 

 2. 릿지(암릉구간)산행 시 주의할 점

-매년 북한산 산악사고 중 80%가 릿지산행에서 발생
-장비를 챙길 것(로프, 안전벨트, 슬링, 하강기, 카라비너 서너개 등)
-난이도가 낮더라도 자만하지 말고, 난이도가 높은 경우 우회할 것
-남에게 과시나 만용은 부리지 말 것
-음주등반은 하지 말 것
-릿지(암릉구간)에 맞는 (바닥 마찰력이 좋은) 등산화를 착용할 것

등산 가기 전 챙길 장비 및 쓰임새등과 릿지(암릉구간)산행 시 주의할 점을 알아보았다. 물론 위의 내용이 다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항시 조심하는 태도는 중요하다. 산은 낮다고 자만하지 말고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하며 내 안전이 확보되어야 남의 안전도 구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그리고 산은 심신수련과 체력증진 등의 목적도 있지만 아름답게 가꾸고 지켜, 후대에게 물려줄 의무도 있다. 끝으로 산에서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음을 알고, 즐겁고 건강하고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 다함께 노력하자.

▲ 인수봉 등반
▲ 인수봉 남면 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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