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철곤 오리온 회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과도한 현금배당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담 회장이 최대주주인 아이팩은 지난해 순이익이 25억에 불과했지만 담 회장에게 순이익의 6배에 달하는 150억 원의 현금 배당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 담 회장 내외와 자녀들이 전부 주주로 등록돼있는 오리온도 담 회장 내외의 연봉 및 가족들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으로 약 150억 원을 지급하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배당률 1640% 당기순이익 25억 회사가 담 회장에 150억 현금배당
2011년 200억에 이어 또다시 고액배당 논란

고액배당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아이팩은 과자 포장재를 만드는 회사다. 오리온에 납품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회사 지분도 담 회장이 과반수를 차지하며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법인이다.

아이팩은 지난해 매출액 403억 3944만 원, 영업이익 7억9852만 원, 당기순이익 24억8424만 원을 기록한 중소기업이다.

16일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팩의 전체 발행 주식 34만5000주 가운데 53.33%인 18만4000주가 담 회장의 소유다. 나머지는 아이팩의 100% 자회사인 프라임링크인터내셔널(Prime Link International Investment Limited)이 46.67%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상호출자 형태로 지분을 가지고 있기에 아이팩은 담 회장의 개인회사로 봐도 무방하다.

특히 아이팩은 최대주주인 담 회장에게 현금 배당을 실시했는데 주당 8만2000원의 고액배당을 해 논란을 낳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팩 주식액면가는 5000원으로 액면배당률을 무려 1640%이나 높여 배당했다. 담 회장은 아이팩의 주식을 18만4000주를 가지고 있어 배당금으로 150억8800만 원을 챙긴 것이다.

1640%의 황당하고 높은 배당률도 지적되고 있지만 제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아이팩의 당기순이익이 약 25억 원밖에 되지 않는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150억이 넘는 금액이 현금으로 지출됐다는 점이다.

아이팩이 과자 포장재 등을 만들며 오리온에서 대부분의 수익이 나고 게다가 아이팩의 최대주주가 오리온의 담 회장이라는 점은 이번 현금고액배당과 관련된 논란 뿐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더해지고 있다.

사실 아이팩의 고액배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이팩은 지난 2011년 액면배당률 2180%, 주당 10만9000원을 배당해 200억5600만 원의 고액배당을 해 이전에도 주주를 위한 현금배당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아이팩은 배당을 담 회장에게만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인 것이다.

오리온, 담 회장 일가에 150억 지급
담철곤-이화경 부부 등기이사 사임, 내년부터 공시대상 제외돼

아이팩 뿐만 아니라 오리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09억30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오리온은 담 회장에게 근로소득 53억9100만 원, 부인인 이화경 부회장에게 근로소득 43억7900만 원을 지급했다.

또 오리온의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이 14.49%(86만5204주), 담 회장이 12.91%(77만626주), 그 뒤로 자녀인 담경선, 담서원씨가 각각 0.53%(3만1669주)를 가져 회장일가가 28%가 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오리온은 3000원의 일괄배당을 실시해 회장일가가 50억9750만 원을 가져가 담 회장 부부와 가족들이 받는 배당금을 합치면 148억6750만 원, 약 150억 원이 담 회장 일가의 손에 들어갔다.

이에 비해 오리온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형편없다. 정규직과 계약직을 합친 2450명의 연봉은 평균 3478만 원이다. 담 회장의 연봉이 직원 평균 연봉보다 무려 155배나 높다.

다른 제과업계를 살펴보면 롯데제과는 731억47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신동빈 회장은 연봉과 상여금을 합쳐 5억5833만 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롯데제과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4069만 원이다.

해태제과의 경우 오리온과 비슷하게 당기순이익 100억2100만 원을 올렸고 윤영달 회장은 연봉으로 10억8300만 원을 받았다. 해태제과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3509만 원이다.

타 제과업체들 비교해도 오리온 오너 일가가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연봉 5억 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들의 개별 보수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등기임원들의 보수가 모두 합산돼 공개됐었다. 미등기임원의 경우 보수 공개의 의무대상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14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이에 내년부터 담 회장 부부는 공시의무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담 회장 내외의 등기이사 사임의 원인이 연봉 공개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투데이신문>은 여러 차례 오리온에 연결을 시도했지만 결국 연락이 닿지 않아 오리온 측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오리온은 군인들에게 ‘눈물 젖은 초코파이’로 불리는 등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효자상품 ‘초코파이’의 가격을 1년 반 사이에 50%나 인상했다.

또 지난 1월 컨슈머리서치가 오리온 등 4개 제과업체 20종의 포장 비율을 측정한 결과 과대 포장 제품 10위 안에 오리온의 제품이 4개나 들어가는 등 ‘과대 포장’의 대표로 오명을 썼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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