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정치인으로서 부끄럽다. 국정책임이 있는 모두가 죄인”이라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부족을 꼬집으면서 국회 차원에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여객선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에 "꽃다운 나이의 아이들을 속절없이 보내며 어른으로서 정치인 한사람으로서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 나를 포함해 국정에 책임 있는 사람 모두가 죄인"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김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서둘러 사람들을 문책하고 처벌한다고 해도 결코 우리의 책임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며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 자리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 정치인들이 책임지는 자세는 우선 마지막까지 구조에 최선을 다하며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야 모두 부모의 절절한 심정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매진해야 한다"며 "정치권은 최우선적으로 다시는 허망한 죽음이 범접하지 못하도록 위험한 대한민국을 개조하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내 아이, 내 부모 형제가 갇혀있는데 구해내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며 "지켜보는 우리 마음도 끊어질 듯 고통스럽고 또 불안하다. 우리정부가 사고대책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토로했다.

안 공동대표는 또 "이번 사고로 조카딸을 잃은 분께서 하루세끼 먹는 나라보다 하루 두끼 먹어도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기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우리사회는 압축 성장을 하면서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일을 벌이기만 하고 꼼꼼히 관리하거나 점검하는 일은 소홀히 했다. 위험에 대해 감수만 했지 위험관리, 위기관리는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모든 재난은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고 재앙이 커지는 원인도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며 "기본을 무시하고 기본을 지키는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우리사회의 병폐를 지금부터라도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공동대표는 "국회에서도 앞으로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하면서 정부를 향해 "체계적인 구조활동에 전력 다해달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 생존자들의 건강에 각별히 신경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와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사과와 시스템은 없고 질타와 혼선만 난무하고 있다"며 "침몰 이후 단 한명의 생존자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것은 도대체가 말이 안된다.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기본이고 정부의 존재 이유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원내대표는 "구조는 없고 희생자만 늘어나고 있다. 이 와중에도 정부는 무능과 무책임을 반성하기는커녕 상황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가족들 절규와 분노조차 선동에 의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려는 못된 버릇이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발 단 한명의 생존자라도 구조해 달라. 정부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기 바란다. 염원한다"며 "어른인 것이 부끄럽지만 정치인인 것이 더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반성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국민의 누를 길 없는 분노, 가눌 길 없는 아픔을 잊지 않겠다. 부끄러운 정치,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을 더 이상 방치 않겠다는 점 분명히 말한다"며 "희망을 잃지 않고 기적을 만들어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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