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대구 매니아 양복점 장성필 대표

   
 

【투데이신문 장승영 기자】우리가 입는 옷은 첫인상을 결정질 수 있는 만큼 중요하다.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정장이 치지하는 몫은 상당히 크다. 깔끔하고 스마트한 인상을 주기에는 양복 정장이 제격이다. 맞춤정장으로 자연스럽고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입을 수 있다. 1980년 대구 서문시장에서 하청공장을 시작해 2000년 남구청 사거리에서 매장과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구 매니아 양복점이 있다. 이 양복점은 고객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알려졌는데 그 이유는 고객에 대한 신뢰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고급원단을 사용하면서도 맞춤양복 정장가격이 28만원 수준이다. 대형매장에서도 기성양복의 가격은 상당히 비싸지만 이곳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다. 물론 처음에는 가격이 저렴해서 고객들이 반신반의 하였지만 한번 이집을 찿은 고객은 가격과 품질에 만족하여 단골손님이 되고 만다.

어려운 환경 속에 배운 기술

매니아 장성필 대표는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에 태어났다. 생활이 어려워 어린나이에 20리를 걸어야 갈 수 있는 초등학교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 부모님이 양복기술을 배우면 밥은 굶지 않는다고 말하며 그를 부산시내 한성양복점으로 보냈다. 그때 장 대표는 싫고 좋고를 따질 겨를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일하던 책상을 침대로 사용하며 잔심부름하며 어깨너머 기술을 배워야 했다. 그 시절 동갑내기 친구들이 학교 가는 모습이 가장 부럽기도 했다고 회상하기도 하는 장 대표는 당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좁은 양복 재단실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연탄불을 피우고 밤 11시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잠을 자지 못하며 고된 일과를 보내야 했다. 이러한 생활을 바탕으로 드디어 1980년 대구 서문시장에서 기성복 하도급 업체를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하도급 업체에 대한 상황은 좋지 않았다. 6~8개월 단위로 끊어주는 어음은 직원 월급조차도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은명숙씨)가 한두 벌을 깁더라도 우리 둘이 직접 해보자고 해서 2000년 ‘매니아’란 양복점을 하게 됐다. “당시 양복 한 벌 가격으로 14만9천원 받았다”면서 “기성복과 비교해 제품의 질은 유지하되 거품을 뺀 가격으로 차별화를 두고 경쟁하고자 했던 의도와 달리, 너무 싼 가격으로 인해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만 남긴 채 3년 동안 아파트 한 채를 날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대표의 옷을 입어본 사람들이 다시 찾으면서 단골이 늘어나면서 매니아의 명성이 알려졌다. 장성필 대표를 내조하고 있는 은명숙 씨의 고객관리도 한몫을 했다. 고객이 매니아를 찾아서 갈 때까지 절대로 뒷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편안하게 모시고 있다. 첫 고객이 결국 단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모시는 것이 현재 매니아를 있게 해준 비결이라고 했다.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입니다

매니아 장성필 대표의 어둡고 고단한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태양 앞에 서게 만들어준 인생의 은인을 만난 것이 큰 전환점이었다. 당시 교보생명 대구본부장이던 김성한 씨다. 그는 허리 40인치, 키 187㎝의 큰 체격 탓에 기성복이 맞는 게 없었다. 우연히 매니아에서 양복을 맞추게 된 그는 회사 영업전략으로 “대구에서 옷을 제일 잘 만드는 사람이 만든 양복을 시상품으로 준다”며 직원들의 경쟁심을 독려했고, 꼴찌영업점을 일등으로 바꾸었다. 비결을 묻는 교보생명 회장의 질문에 ‘매니아’를 얘기했고, 그때부터 교보그룹 전 직원이 매니아 양복점의 단골이 된 것이다. ‘매니아’의 최강점은 ‘최상의 품질, 그러나 거품을 뺀 착한 가격’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장인정신과 최신 설비를 갖춘 것이 비결이다. 또한 고객관리가 훌륭했다. 한번 매니아를 찾는 고객은 나갈 때까지 아무런 불편 없이 고객을 최우선 배려를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아름다운 동행을 실천하다

장성필 대표는 장애인들을 보면 애틋한 감정이 든다고 한다. “장애인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제가 만든 옷이 장애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따스하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장애인 단체 바자회 등 행사에 1300여벌의 양복을 기부하고 있다. 또한 대구시 농아인협회 복지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에도 370벌의 양복을 물품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자체 행사나 교회 바자회에도 양복을 기증한다. 중국 흑룡강성 오상시에 양복을 기부해 오상시 명예시민증을 받기도 했다. 라오스 의료단체에는 기부금을 내고 있고 사랑의 열매 단체에는 1100만에 해당하는 물품지원을 하기도 해 더불어 가는 사회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과거에는 양복을 팔아 현금으로 기부를 했습니다. 현재는 물품으로 기증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복지에 일조 할 수 있다면 계속 기부할 것입니다.”라고 운을 뗐다. 매니아 장성필 대표가 기부하는 물품은 전국매장 8개 지점에서 전시하는 샘플이다. 해마다 1년 단위로 전시하고 있는 정장양복을 수거해 세탁과 수선과정을 거친 뒤 장애인 단체에 보내주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프로축구 대구 FC 선수 및 임원들에게도 봄정장 48벌을 기부하기도 했고 성주군청 하키선수들에게도 단복을 4년째 보내주고 있다.

장애인과 다문화 가족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

현재 매니아 양복점에는 종업원 25명 중 6명을 장애인 직업훈련단체에 의뢰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장 대표는 “비장애인들은 재단 재봉 등 기술을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배운 장애인들이 얼마나 꼼꼼히 잘하는지 제 자신도 놀랐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 고용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향후 다문화 가족이나 장애인들의 교육을 통해 기술자를 양성해 학원을 운영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봉재와 관련 기술자가 부족한 현실이다. 젊은 친구들이 눈길을 돌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틈새는 있다. 장애인과 다문화여성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 기술을 가르친다면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장 대표는 강조한다. 우리의 삶은 너와나 공동체 삶인 것이다. 서로가 합심해서 하나의 아름다운 문화를 형성할 때 모두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