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오후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쌍차 분향소 침탈 및 52명 강제 연행 규탄 거리 기도회'에서 세워진 영정 그림 사진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쌍용차 해고자가 또 목숨을 잃었다. 이로써 쌍용차 희생자가 한 명 더 늘어나 25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29일 쌍용차노조 등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창원지회 해고자 정모(50) 조합원이 23일 오후 부산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조합원은 2월 7일 고등법원으로부터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을 받은 후 함께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망해 주변의 안타까움은 더해지고 있다.
 
정 조합원은 숨진 채 발견된 당일 동부산대학 시험감독관으로 참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연락이 되질 않자 이를 의아하게 여긴 해당 학과 학과장이 자택으로 찾아가 정 조합원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조합원의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심장마비로 추정되고 있다.
 
정 조합원은 쌍용자동차에 1993년 입사해 해고되던 2009년 무렵에는 창원공장 재료시험직으로 근무했다. 해고 이후에는 택배 운송이나 폴리텍대학의 시간강사 등으로 자녀의 학비나 생계비를 마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고법판결에 희망을 가졌지만, 정 조합원은 복직이나 생계 문제 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심적으로 고통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해고생활이 오래됐고 이게 일상이 돼버려 몸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갑자기 사망할 정도로 아팠던 것은 아니었던 걸로 안다”면서 “기본적인 질병은 있었을 것이다. 듣기로는 심장마비라던데 이 모든 것이 스트레스성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쌍용자동차에서)일할 때 애정을 갖고 일하겠지만 유독 열심히 일하면서 지낸 사람이었다. 회사에서 주는 표창을 여러 번 받을 정도였다”며 “폴리텍대학 시간강사로 나갈 정도로 실력도 갖추고 있었고 공장에 복귀해서 다시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마음이 강하게 있던 사람이다”라고 고인이 되어버린 정 조합원에 대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얼마 전에 (고등법원에서)승소했을 때 얼굴이 약간 침울하다고나 할까… 아픈 듯이 활발하지 않아 의아했었다”며 “원래 조용하고 말이 잘 없던 사람”이라고 정 조합원을 회상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가 있던 2009년 이후로 평택과 창원공장의 해고자와 가족 등 24명의 사망자가 정 조합원의 사망으로 1명 늘어나 현재 희생자들의 슬픈 숫자가 25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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