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로 알려진 황해도에서 식량난으로 인해 굶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고, 상당수의 농장원들이 영양실조로 협동농장에 출근조차 어렵다고 자유북한방송이 14일 보도했다.

자유북한방송은 이날 평양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곡창지대로 알려진 황해남도 연안, 연백, 재령 주민들 속에서 '앉아서(굶어)죽느니 차라리 인육이라도 먹고 싶은 심정이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주민여론이 악화돼 있다"면서 "이는 황해도 뿐 아니라 김책과 흥남 등 주요공업도시들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문제"라고 이같이 전했다.

이어 "4월과 5월이 춘궁기이자 북한판 보릿고개 시기임을 감안할 때 '예견했던 일이다'는 지방 당 비서들의 보고서도 올라오고 있지만 도시와 농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지난 90년대 후반의 '고난의 행군'이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보도에 따르면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와 급하게 세운 대책이 지방 당 정권기관들에서 모든 예비를 동원해 아사자를 없앨 것이며, 세대별로 최소한 강냉이 1~2㎏을 나눠줘 긴급 구제하라'는 지시가 전부"라며 "이러한 조치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해도 너무하다, 식량구입을 위한 통행증이라도 떼 달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3~4월 황해북도 신계군의 한 개 리에서만 굶어죽은 노인과 아이들은 모두 23명으로 집계됐지만 해당 군당에서는 배급은 주지 않고 '(어려움을)극복하자'는 선동만 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밖에 해주지역과 인근의 리, 농장들에서 죽기직전의 영양실조에 걸린 허약자가 수백명 발생한데다 군인들까지 식량은 물론 가축들을 모조리 훔쳐가고 있어 군대를 대상으로 한 진정이 끊이지 않고 있고, 군관들까지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말이 나 돌 정도로 식량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지난해 비료와 씨앗(종자) 부족으로 수확이 적은데다가 벼와 강냉이, 심지어 무우 배추까지 모두 군량미명목으로 국가에 바쳤고, 수도미(평양에 공급하는 쌀)명목의 할당량이 감소해 농장원 한사람에게 벼와 강냉이 모두 합쳐도 한가마니가 채 되지 않은 것이 굶주림의 원인으로 들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남한상품 판매금지, 불법장사 금지' 등으로 시장은 위축됐고 4월에는 김일성 생일을 비롯한 각종행사 때문에 주민이동까지 차단시킴으로써 식량유통과 확보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아사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국경지역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금 아사자와 영양실조(환자)가 속출하면서 모내기에 동원할 노력이 부족하자 식량구입에 나서는 농장원들의 이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탈곡장경비 등 농장관리를 군인들에게 맡김으로 '도적에게 곳간을 맡겼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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