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굳게 잠겨있던 안성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인 금수원의 빗장이 21일 드디어 풀렸다.

세월호 실소유자인 유병언(73) 전 세모회장의 은신처로 알려진 금수원에서 바디케이트 등을 동원하며 검찰 진입을 무력으로도 맞서겠다는 구원파 신도들은 이날 검찰 측의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과 무관하다’라는 공식 입장을 통보하자 농성을 풀고 유 전 회장 구인장 집행에 협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오후 12시10분께 소속 검사와 수사관 70여명을 승용차와 승합차, 긴급호송버스 등 7대에 나눠 타고 물리적 충돌 없이 금수원 내부로 진입하여 수색 중이다.

금수원은 여의도 절반크기 정도로 면적도 넓고 은신처로 사용될 수 있는 시설이 다수 있는 등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인과 아들 대균(44)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수색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검찰은 유 전 회장 부자의 은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데다, 소재 파악에 필요한 단서 확보 등을 위해 이날 금수원 내부 수색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검찰은 금수원을 봉쇄하고 있는 구원파 신도들에게 자진 철수를 최후통첩하고, 진압을 위한 경찰기동대까지 현장에 배치됨에 따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구원파 측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밝힘에 따라 충돌 없이 구인장 집행이 이뤄지게 됐다.

평신도복음선교회 이태종 임시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10분께 “지난 23년 동안 오대양 사건의 오명을 쓰고 살아온 우리 교단의 명예를 되찾았다”며 “오늘 검찰로부터 공식적으로 오대양 사건과 우리 교단과 무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우리 교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현했다고 판단한다. 그동안 유병언 전 회장의 인간방패로 오해 받으며 몸으로 막았던 저희 투쟁을 물리겠다”면서 “누가 보아도 공정한 수사를 약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전날 검찰이 “오대양 사건과 종교와는 무관하며 유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히자 이 같이 자진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한편 경찰은 경찰기동대 1000여명을 금수원 주변에 배치하면서 만일의 충돌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