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무성 칼럼니스트
▸경북 구미경찰서 경위
▸<학교폭력의 비밀을 말하다> 저자

【투데이신문 최무성 칼럼니스트】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아이들과 대화가 단절됐다.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지니고 있는지 알려고 한다든가 들어 보려고 조차 하지 않는다. 오로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만 가면 된다’ 라고 가르친다. 아이들과 소통할 시간도 없고, 무엇을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부모들도 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성적향상만이 주된 관심거리가 된지 오래다. 공부에 방해될까봐 친구간의 대화나 소통도 막는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부모나 교사는 자신들의 할 말만 하고 아이들의 생각과 입장은 그리 중요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데 있다.

모든 아이들은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런 현상은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고, 자신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고, 용기 있는 행동과 실천하는 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이를 얻지 못한 아이들은 용기와 희망을 잃으며 좌절의 고통을 겪게 되고, 심지어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을 갖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와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의 소통을 통해 소망을 성취하고 용기와 자신감을 갖는다. 그런데 문제는 소통의 통로가 차단됨은 물론 소통하는 법조차 모른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해야 할 것들만 요구할 뿐 그들과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 부모 중심의 일방적 대화가 이루어지고 아이들은 대화를 ‘대놓고 화내는 것’으로 인식한다.

현대는 소통의 시대이다. 평소 소심한 성격에 소통 못하는 아이가 따돌림을 당할 확률이 높다. 소심한 아이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를 좋아하고 교우관계에 있어서 모임이나 단체 활동하는 것을 싫어한다. 자연 외톨이로 남아 겉돌게 되고 학교에서도 원만한 생활이 힘들어 진다.

그래서 학교폭력 해결사로 새롭게 떠오른 것도 소통문화이다. 소통은 가정에서부터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밥상머리 교육을 강조했다. 밥상머리교육은 가족간에 마음을 열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과 배려심을 키우는데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에서의 소통이 먼저 이루어졌을 때 사회에 나아가서도 이웃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마음을 갖는다고 한다. 경북대학교 조현주 박사를 팀장으로 한 학부모 교육자료 개발팀은 ‘따뜻한 소통’이 밥상머리교육이 지향하고 있는 가족 사랑과 인성교육은 가정과 교과 목표 및 내용과 부합되는 측면이 많아 가정과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개발시켜야 된다고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즘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한다. 적어도 일주일에 2,3회 정도는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고 가족이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의 고민을 틀어놓을 수 있는 의사소통의 시간과 장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의 소통문화를 통하여 학생과 학부모들의 인성 교육 및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주고 따뜻한 마음의 확산으로 이어진다면 자연스레 학교폭력은 근절될 것이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아이는 다른 아이와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기 때문에 같이 어울려지지가 않고, 상대방은 답답해 한다.요즘 아이들은 결국 그런 아이를 봐주진 않는다. 통하지 않으니까. 아예 통하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자하는 일은 잘 하는데, 같이 어울려서 활동하는 것은 잘 안 된다는 것은 원활한 의사소통이 안 되고 무슨 상황이든 대처하는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집중력도 떨어지고, 단체활동등 사회성이 결여되는 것이다.

의사소통의 걸림돌이란 듣는 사람의 태도나 언어 때문에 대화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끝내는 대화가 단절되는 것을 말한다. 자녀와 의사소통이 안되면 자녀는 부모와의 대화를 가질려고 하지 않을 뿐더러 부모의 어떤 말이든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을 비롯한 청소년들의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것은 부모와 선생님들이 자녀와 학생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는 것이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노력은 부모와 선생님들이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첫째는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다. 두 번째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이치와 도리에 대한 가르침이다.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가르쳐야 하고, 세상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과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참으로 많은 처세술이 필요하다. 타인과 대화하는 기술, 분노를 다스리는 기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기술, 다른 사람을 설득할수 있는 기술 등 참으로 많은 삶의 기술들이 요구된다.

우리의 부모세대는 대가족과의 어울림 속에서 배워 왔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가 의도적으로 가르치지 않는 한 습득하기 어려운 기술들이다.

사실 이러한 가르침은 아이들이 아주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학교에서 완성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만나는 첫 번째 도덕선생님이어야 하고, 교사는 이를 세련되게 가공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여러 사람과 함께 사는 공동체에서 중요한 것은 법과 규칙, 질서를 바르게 실천하는 데 필요한 능력과 실천기술이다. 가정과 학교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것들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엄격한 처벌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절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모와 교사가 이를 가르칠 수 있도록 학습 능력을 갖추고 소통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학교폭력 해결 여부는 부모와 교사들이 학생들과 나누는 소통의 질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정, 학교, 정부, 그리고 바로 사회 자체에서 서로의 마음을 아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알아야 할 때이다.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기 때문이다.누구나 즐거운 학교, 가고 싶은 학교가 되는 대한민국 교육 여건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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