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일가, 보유지분 가치 2조 원 이상 확보

▲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나래 기자】삼성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하고, 이르면 연내 상장을 목표로 6월 중 주관회사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추진일정과 공모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뤄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삼성에버랜드는 현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72%),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5.1%),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8.37%), 차녀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8.37%)이 공동으로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일각에서는 지주회사 전환의 신호탄으로 삼성에버랜드를 상장해 이 부회장 중심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이 가속화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이건희 회장 일가족의 보유 지분 가치가 2조 원을 넘을 전망이고,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등 비상장 계열사의 잇따른 상장과 계열사 지분 매각 등으로 최대 5조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에버랜드는 “상장을 통해 지난해 재편된 사업부문들의 사업경쟁력을 조기 확보, 글로벌 패션·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번 상장을 통해 패션부문·리조트부문·건설부문·급식사업(웰스토리) 등 각 부문에 대해 글로벌 기준에 맞춰 경영의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고, 적극적인 IR활동으로 대외 신인도를 제고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또한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삼성에버랜드는 대주주(44.5%)로 있는 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 신기술 확보, 경영인프라 투자 등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주화 사장은 “삼성에버랜드는 각 부문의 사업경쟁력을 극대화하고,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기술, 인력, 경영인프라를 적극 확보해 글로벌 패션·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20여일 이상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계획이 발표되면서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와 이 회장의 3남매의 사업영역 분할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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