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야당은 16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야당의 사퇴요구에 대해 “야당에 가서 물어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대단히 도발적이고, 안하무인의 자세다. 공직후보자로서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식민지배와 분단이 신의 뜻’이라는 발언과 민족성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일 없다’→‘유감이다’→‘고소하겠다’ 그리고 나흘 만에 ‘죄송하다’고 롤러코스터 반응을 보이다가 하룻밤 사이에 내놓은 답이 ‘야당에게 물어보라’는 폭탄성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계속되는 발언의 표현은 바뀌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고 있다. 그 본질은 ‘국민비하’, ‘민족비하’”라며 “그 연장선에서 언론도 비하하고, 야당도 비하하고, 국회도 비하하는 발언이 나오는 것이고, 그 발언 속에 민족비하, 국민비하의 뜻이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언론은 강자와 지배계급을 대변하는 게 당연하고 대중은 우매하고 선동에 약하기 때문에 엘리트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그의 평소 지론이 이를 뒷받침한다”며 “문제를 풀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지 않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결국 입에 발린 사과로 위기상황을 해결코자했던 시커먼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야당의 사퇴요구는 다수 국민의 판단을 대변하는 것이다. 문 후보자는 이런 심각성에 대해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야당의 뜻을 비아냥대며 한 치의 반성도 보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누가 떠들어봐야 나는 청와대 배경을 믿고 내 갈길 가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문 후보자의 뼈 속 깊이 박힌 친일사대 인식이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에서 어제의 사과는 겉 다르고 속 다른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과 이후에도 일본군 피해자 할머니들은 절대 총리 불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문 후보자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사퇴요구에 대해서도 ‘할머니들한테 가서 물어보라’고 할 셈인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17일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지만, 야당 뿐 아니라 새누리당의 일부 의원 사이에서도 문 후보자의 자질논란으로 향후 통과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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