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서울시청사 정문서 박원순 시장 취임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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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 “다시, 사람이 희망입니다, 시민이 시장입니다!”

2014년 7월 1일 오전 10시, 박원순 시장의 취임식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정문 앞에서 수많은 서울 시민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열렸다.

아직 한낮이 되지 않은 시각이었음에도 기온은 30도 가까이 오르고 햇볕이 쨍하게 내리쬐는 등 매우 더운 날씨였으나 박 시장의 ‘열린’ 취임식을 지켜보려는 많은 서울 시민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진행된 박 시장의 취임식은 ‘사람특별시’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모습이었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취임식이 치러졌다.

이번 취임식도 일반적인 시장 취임식의 모습과는 다소 달랐다.

무엇보다도 이번 취임식은 ‘시민’을 중시하는 모습이었다. 예약된 장소에서 정해진 인사들만 초대된 채 취임을 축하하는 행사가 아닌 그 시각에 그 장소를 지나가는 모든 시민들, 모든 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었다. 비록 워낙 박 시장을 축하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마이크를 통한 그의 목소리가 서울광장까지 퍼져 시청 앞에 서있던 사람들의 귓가에 또렷하게 전달됐다.

또 이번 취임식도 지난 2011년 집무실에서 인터넷 생중계로 열렸던 것처럼 진행비용이 모두 ‘0원’이 사용됐다.

그도 그럴 것이 취임식의 사회를 비롯한 애국가 제창, 반주가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졌기 때문.

취업을 준비하는 한주리씨가 사회를 맡아 차분한 목소리로 진행된 이날 취임식에서,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소속 초등학생 15명이 하나가 돼 애국가를 연주했고 이 반주에 맞춰 윤성림씨가 애국가를 제창했다.

‘시민시장’으로 나선 시민대표들의 취임사도 이어졌다. 지난 20일부터 서울시가 ‘내가 시장이라면’이라는 주제로 공모했던 취임사 중 선정된 시민대표였다.

피아노 조율사 장성규씨, 대학생 정유정씨, 디자이너 송연자씨, 사회복지사 이미옥씨, 고등학교 교사 김흥진씨, 신림동에 거주하는 김성헌씨가 서울 시민을 대표하는 ‘시민시장’으로 나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제안을 하며 각자의 취임사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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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발표가 끝난 후 자리에 선 박 시장은 “시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사랑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제 서울은 다시, 시민이 시장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시장은 “이제 서울은 따뜻하고 안전하고 희망과 꿈이 있는 사람제일의 도시, 사람특별시로 나아간다”면서 “앞으로 올 4년 동안 서울은 지난 2년 8개월보다 더 안전하고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한 도시가 되며 도시의 경제적 성장이 시민 모두의 보람이 되는 시민특별시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서울이 안전, 복지, 창조경제가 기반이 돼 세워질 것이라면서 지난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를 언급했다.

박 시장은 세월호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뼈아프게 가르쳐줬다며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이 안전해야 서울이 안전할 수 있고 또 대한민국이 안전할 수 있다”고 안전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취임사의 마지막에서 박 시장은 “천만 시민 한 분 한 분의 꿈을 소중히 하고 시민들이 보내주신 취임사를 가슴에 새기겠다. 앞으로 4년도 오로지 시민을 모시고 시민과 함께 하겠다”면서 “다시 시민이 시장이다”라고 마무리했다.

그리고 비틀즈의 이매진(imazine)이 잔잔하게 흐르는 와중에 플래시몹이 이어졌다.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얹고 주물러주면서 어린이들이 기차놀이를 하듯 동그랗게 원을 만들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최근 화제가 됐던 ‘타요’버스와 ‘하나언니’도 등장해 박원순 시장을 축하하며 시민들에게 둘러싸이기도 했다.

박 시장은 플래시몹이 마무리 된 후, 다시 마이크를 잡고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취임식에 참석했던 ‘다산콜센터’ 노조, 서울메트로 지하철 미화원, 제기4구역의 영세상인들에 대해 말하며 그들에게 힘든 상황이 있다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든 행사를 마친 후 박 시장은 직접 시민들을 이끌고 서울시민청과 본인의 집무실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날 취임식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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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민이 시장’이 된 취임식인 만큼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박 시장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김태중(백석대·사회복지학과·4)씨는 “박원순 시장님이 복지에 신경을 많이 써주고 계셔서 감사하다”며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팬으로서 축하의 마음을 전하러 왔다”고 취임식에 참석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최형국(백석대·사회복지학과·3)씨도 “취임식이 딱딱하고 형식적이지 않다. 마치 서울시민의 축제 같아서 기분이 좋다”면서 박 시장만의 색다른 취임식에 참석한 소감을 밝혔다.

시민대표로 참석한 정유정씨는 “(많은 시민들 앞에서 발언하는 것이)긴장되고 떨렸는데 박원순 시장님께서 계속 독려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취임식이라 더욱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시민 이영순씨는 “시민들이 함께 취임을 축하하는 분위기여서 좋다. 다시 한 번 시장 취임을 축하드린다”고 기뻐하면서 “더욱 열심히 일할 테니 앞으로 청소노동자들이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임금인상 등을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한다”고 앞으로의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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