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교보생명민주노조, 1인 시위 벌여

 

"부진자 교육 중지, 원격지 발령 복귀 시켜라"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홍찬관 교보생명민주노조위원장은 8일 교보생명의 부당한 대우에 반발하며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홍 위원장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업황 전망을 이유로 12년 만에 구조조정에 나섰고 지난달 10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말로만 희망퇴직이었을 뿐 사실상 '강제퇴직' 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 위원장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퇴직이나 휴직을 하며 회사를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회사에 남은 소수 사람들에게 부진자 교육을 실시하고 원격지 발령을 내는 등 계속해서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어 1인 시위를 진행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에 <투데이신문>에서는 홍 위원장의 1인 시위 현장을 직접 찾아가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홍 위원장은 “퇴직강요를 수십 차례에 걸쳐 받은 사람들이 500명 가까이 회사를 떠났고 100여명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마 피하고자 휴직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지난 4일 부진자 교육 1차 명단을 발표하고 복직을 하게 되면 부진자 교육을 하게 될 수도 있다며 복직에 대한 단서를 달았다.

이에 홍 위원장은 “회사가 퇴직과 관련해서 휴직한 사람들에게 단서조항으로 회사가 부여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달았다”며 “부진자 교육이 두려워 휴직을 한 사람들에게 복직을 하면 부진자 교육을 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하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이냐”고 분노했다.

이어 “그 교육의 핵심은 원래 설계사들이 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 일을 시키는 것”이라며 “그것도 회사가 정한 기준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해서 시키는 대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과정에서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명예퇴직을 압박해 17명 중 5명이 남았는데 부산에 있는 사람을 전주로 발령 내고 서울에 있는 사람을 광주로 발령 내는 등 남은 사람들에게 비열한 짓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민주노조 간부들도 1시간 거리의 일터에서 2시간 거리로 발령이 나는 등 우리들은 모두 약자다. 그렇다면 노조가 더욱 나서서 대변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현재 이뤄지고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 내가 나서서 ‘무엇이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해주고 싶어 1인 시위를 진행하게 됐다”며 1인 시위의 배경에 대해 털어놨다.

이어 “오늘 시위도 휴가를 써서 나온 것인데 타임오프로 주어진 시간이 140시간뿐이기에 민주노조 2기 집행부 8명과 릴레이 형식으로 1인 시위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며 1인 시위의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현재 회사가 부진자 교육을 1차만 발표한 상황이기에 이는 2차도 있을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부진자 교육 2차 발표는 나지 않도록 계속해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며 “현재 부당인사구제신청을 준비해놨는데 부진자 교육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주 안으로 하루 빨리 접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위원장은 “자기들 살겠다고 퇴직을 강요하고 이를 듣지 않았다고 가족과 생이별시키는 원격지 발령을 내버리고 동의할 수 없는 이유로 부진자로 낙인찍어 설계사 일을 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며 “교보생명 건물 앞에는 따뜻한 생명이라고 적어놓고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자르는 만행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실질적인 경영철학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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