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 전동차 방화로 노약자석 시트가 검게 그을려 있다 /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 사법부에 대한 불만을 품고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도곡역 지하철 전동차 객실에 고의로 불을 지른 70대 노인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김용관)는 11일 현존전차방화치상혐의로 구속기소된 조모(71)씨에게 징역5년을 확정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법부에 대한 불만이라는 그릇된 동기로 발화성이 강한 시너와 부탄가스를 이용해 불을 저질렀다. 승객과 역무원이 민첩하게 행동해 진화했지만 재차 불을 붙이려 했다”며 “개인적 불만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너무나 위험한 선택을 했기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엄중히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200여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나온 전력이 있어 지하철 방화의 위험성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며 “사람이 있는 지하철에 대한 방화 범죄는 피해의 크고 작음을 떠나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전동차에 역무원이 타고 있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다행히 화재가 조기에 진화돼 피해가 그리 크지 않고 조씨가 만 70세가 넘는 고령인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씨는 지난 5월28일 매봉역에서 도곡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3호선 전동차에서 신나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조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유흥업소의 누수 현상과 관련해 관할 지자체와 보험회사 등을 상대로 3차례에 걸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뜻대로 배상을 받지 못하자 사법부에 불만을 품어왔고, 이 과정에서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내외까지 이혼에 이르게 되자 자신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조씨에게 “범행에 비난할 점이 있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10년을 구형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