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동부전선 최전방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각 소대원들이 그린 캐릭터 그림이 순찰일지에 그려져 있다. 이중 임 병장은 라면 병사와 스펀지 밥 등으로 묘사되어 격분한 나머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지난 달 21일 동부전선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은 임모(23)병장의 계획적으로 벌인 단독범행인 것으로 결론지었다.

육군본부 선종출 헌병실장(준장)은 15일 ‘GOP 총기난사’ 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수사결과 이번 사건은 피의자 임 병장의 계획적인 단독범행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선 실장은 “범행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사건당일 오후 4시 이후, 13-8초소 순찰일지 뒷면 겉표지에 자신을 빗댄 그림들이 더 늘어나 있는 것을 보고(감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의자 임 병장은 순찰일지의 그림에 대해 “일부 소초원의 특성을 묘사하거나 만화캐릭터 등을 그린 그림으로 순찰일지 겉표지에 67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며 “이중 피의자를 빗댄 그림은 16개로 엉뚱하고 어리숙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라면전사’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특히 “소초원들은 (이를) 사소한 장난으로 생각한 반면, 피의자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선 실장은 “(임 병장이) 고교 때 친구들로부터 ‘왕따, 금전갈취’ 등 괴롭힘을 당해 칼로 죽이려고 마음먹었던 일과 정신과 진료 이후 주변의 놀림을 받게 되자 학교를 자퇴했던 일”도 있었다면서 “입대 후 일부 간부 및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들이 회상되면서 ‘이런 상태로 전역하여 사회에 나가도 살 수가 없다’, ‘동료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도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던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23일 피의자가 검거되기 직전 작성한 메모내용도 이날 공개했다.

선 실장은 메모내용에 대해 “검거 직전에 포켓용 수첩에 작성한 글에 ‘그들’이라는 표현을 빌려 자신의 고통을 언급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메모 내용은 “가족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나 같은 건 잊고 행복하게 살아. 그리고 모두에게 미안하다 먼저 유가족 분들에게도 사과한다”며 “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건 살인을 저지른 건 크나큰 일이지만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사는 게 죽는 것만 큼이나 고통스럽고 괴로울 테니까 나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그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기록했다.

이어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고 어린애들이 장남삼아 개를 괴롭히거나 곤충이나 벌레를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그들은 헤아리지 못하였다”라고 덧붙였다.

선 실장은 임 병장이 메모에 적은 ‘그들’이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사람들을 지칭’한 것이라면서 “메모를 남긴 이유는 ‘그들’로 표현된 사람들의 행동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었는지 공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하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