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부르기만 하면 오는 콜택시 차량 공유 앱 ‘우버’
우버, 4년 만에 182억달러의 기업 가치 기록
택시업계, “택시 면허없는 불법 영업 차량” 반발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최근 콜택시 형태의 차량 공유 앱 ‘우버(Uber)’를 둘러싼 엇갈린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앱을 클릭하기만 하면 차가 도착하는 편리함을 내세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우버가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는 동시에 기존 택시 서비스 사업자들과 교통 당국에서는 우버가 불법영업을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우버는 간단히 말해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앱을 통해 수요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이뤄져있다. 스마트폰에 우버 앱을 설치한 뒤 신용카드번호와 전자메일 주소, 이름 등을 입력하고 차량을 신청하면 원하는 위치에 차량이 도착한다. 우버는 운영의 20% 수수료를 가져가는데 직접 차량을 구입하거나 기사를 고용하지 않고 렌터카 업체와 계약을 맺고 차량과 기사를 제공한다.

우버는 지난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서비스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 39개구 140여 개의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 ‘우버코리아’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우버,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가

지난 2009년 가렛 캠프와 트레비스 칼라닉이 20만달러로 창시한 우버는 현재 182억달러(약 18조6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기록하며 4년 만에 무섭게 성장했다. 이는 일본의 소니 169억달러와 제록스 149억달러의 시가총액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또한 우버는 지난달 6일 피델리티(4억2500만달러), 웰링턴매니지먼트(2억900만달러), 블랙록(1억7500만달러) 등에서 총 12억달러(1조20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골드만삭스, 벤치마크캐피탈,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여러 금융기관들로부터 투자를 이끌어 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벤처스로부터 2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은데 이어 올해 1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받기도 했다.

우버는 6개월마다 2배씩 늘어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는 지급받은 20% 수수료 만으로 2억1300만달러(약 22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우버는 앞으로의 기업가치가 2000억(약 206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버, 고급 차량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공략

우버가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편리성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간단히 휴대폰에서 클릭만 하면 몇 분 내 택시가 도착한다. 당연히 택시를 잡지 못해 고생을 하거나 승차거부를 당할 일도 없다.

또한 우버 차량은 우버택시를 비롯해 우버블랙, 우버SUV, 우버럭스 등 다양하게 있지만 국내에서는 우버블랙 라인만을 취급하고 있다. 우버블랙은 벤츠, BMW, 에쿠스 등 고급 차량으로 택시 서비스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우버가 내세운 하나의 고급화 전략이다.

또한 차량이 도착하면 정장을 갖춰 입은 기사가 내려 문까지 직접 열어주고 차량 내부에는 음료수와 사탕 등이 비치돼있다. 이에 고객들은 고급차량을 탈수도 있고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 차량을 타면 내부 안에 스마트폰과 우버에서 지급한 아이패드 미니가 부착돼 있어 탑승객은 화면에 표시되는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탑승객의 스마트폰 앱에서도 실시간 차량의 경로를 확인할 수 있어 안심된다고 말하는 고객들이 많다.

우버는 기본요금 5000원에 1km당 1500원, 서행할 시 300원이라는 요금으로 일반택시보다 약 2배가량 많은 요금이 나온다. 이에 부담을 느낀다는 의견도 있으나 우버는 고급차량과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을 내세우며 특별한 날이나 기념일 날 이벤트성으로 이용해보려는 고객들에게 혹은 귀한 사람을 모시는 대리 픽업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야간시간에는 할증요금이 따로 없어 오히려 밤늦은 시간 모범택시를 타는 것보다 싸게 이용할 수 있어 야근이 많은 직장인이나 수험생들이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시는 우버로 인해 지난해 6900만달러 수준의 경제활동이 신규로 발생됐다. 또한 시카고에서는 우버와 관련한 일자리 2000여개가 새롭게 창출됐다. 이에 우버는 경제활동에 새로운 시장을 연 ‘공유경제’ 개념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우버, 택시 면허 없이 영업…‘무자격’ 논란

우버는 동전의 양면성과 같이 나쁜 점도 지니고 있다. 먼저 일반 택시의 2배, 모범택시보다 20% 비싼 요금 때문에 대중성을 띄지 못하고 일부 계층을 위한 서비스에 머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지적이다.

또한 우버 앱 회원가입 시 미리 결제할 카드를 등록하기 때문에 혹시나 카드 정보가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우버는 특별한 운전 자격증이 없는 운전자가 영업을 할 수 있어 ‘무자격’ 논란이 일었다. 정식 택시 면허를 갖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우버에 등록만 하면 운행을 시작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서울시가 우버 택시를 불법유상운송혐의로 사법기관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국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운송사업자가 아닌 자가 돈을 받고 영업을 할 수 없는데 우버 운전자는 사실상 자격증 없이 택시를 영업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버의 경우 기존 택시 사업자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택시로 영업을 하기에 사고가 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 규제 절차가 마련돼 있으나 우버는 정식으로 등록된 차량으로 운행을 하는 게 아니기에 사고가 발생할 시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도 일어나고 있다.

택시업계, “우버, 불법으로 택시유사영업하고 있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해외에서는 워싱턴을 비롯해 런던과 파리, 밀라노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택시 기사들이 우버의 영업을 놓고 일제히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우버가 허가 받지 않은 불법 택시영업을 벌이고 있다며 우버의 영업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시위대는 우버 차량을 걷어차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국내의 상황도 이와 마찬가지다. 개인택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법인택시로 3년 무사고를 유지해야 개인택시 자격이 주어지고 개인택시 면허증을 사려면 평균 6000~7000만원이 드는 반면 직거래 시스템인 우버는 이런 과정이 생략되기에 더욱 택시 기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내에서 우버가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자 전택노련 서울본부 등 서울택시 노사 4개 단체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버가 “불법자가용 유상운송으로 운송질서를 무너트린다”며 “정부와 지자체에 관리, 감독과 단속, 규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이러한 상황에서 불법으로 택시유사영업을 하는 우버에 대해 단속과 규제를 하지 않고 택시역할과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택시 살기리’에 나서지 않는다면 서울택시 4개 단체는 택시운송질서를 바로잡고 택시노사 생존권 수호를 위해 강력하게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서울택시 4개 단체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불법적인 택시유사영업을 하는 우버 진출을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우버는 불법 유상운송으로 운성질서를 파괴하고 택시노사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많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고급 자가용 승용차를 활용해 영업할 경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에 위반되는 명백한 ‘불법자가용유상운송행위’에 해당된다. 이것은 국내 여객운송질서를 무너트리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더불어 “모바일 차량 콜 업체의 택시유사영업이 확산되면 대리운전과 불법렌터카 영업처럼 택시시장을 잠식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택시운송업의 경영이 악화돼 택시노사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이는 다시 사회문제화 돼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버 운전자, “우버, 일반택시·모범택시와 수요 고객층 다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우버 기사는 <투데이신문>의 취재에 “일반 택시나 모범택시와 우버는 서비스 차원이나 수요 고객층이 다르다”며 택시 운전자들의 반발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우버 기사는 “우버 기사들이 전부 다 택시 면허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현재 논란이 되는 것처럼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사고가 났을 때 고객이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나 부분인데 보험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우버 기사라고 해도 일반 개인 자가용으로는 우버 영업을 할 수 없다. 우리는 우버 밑이 아니라 렌터카 회사 소속이고 우버는 렌터카 회사와 계약을 한다. 렌터카 회사는 당연히 사고와 관련한 보험을 들어놓기에 문제가 생기면 렌터카 회사가 들어놓은 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우버는 고가로 분류되는 모범택시나 일반택시와는 서비스 측면이나 차량상태가 매우 다르다. 택시를 타면서 한 번이라도 기사가 문을 열어주는 경우를 본적이 있냐. 내 돈을 내고 타는 택시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은 마음에 고객들이 우버를 타는 추세로 기울고 있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투데이신문>은 현 상황에 대한 우버코리아의 공식입장을 들어보고자 수차례 전화를 해봤으나 받지 않았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