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8일 298명이 사망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사건과 관련,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언론성명에서 “즉각 사고 현장에 국제적인 조사관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모든 당사자들에게 요구했다. 안보리 회원국들과 참관인들이 회의에 앞서 1분간의 애도 묵념을 하고 있다 / ⓒ유엔본부,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 MH 17편 여객기에 대한 국제조사단의 접근과 현장 부근 군사 활동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는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에 대한 전면적이고 철저하고 독립적인 국제 조사를 요구하면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에게는 국제조사단의 현장 접근을 허용할 것과 여객기 잔해, 희생자 소지품, 희생자 시신을 훼손하지 말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호주 정부가 이번 여객기 피격 사건에서 자국민을 잃은 9개국의 지지로 제안한 결의안을 제출해 15개 안보리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또 네덜란드와 호주 외무장관, 유엔 주재 미 대사 등 외교관들은 이날 안보리에서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이 이 결의안을 준수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해 줄 것을 주문했다.

안보리에 참석한 프란스 티메르만스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이제 책임을 느끼고 책임 있게 행동하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고립되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이 결의안 내용 중 반대하지 않도록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는 등의 사전 물밑협상이 이뤄진 뒤 이 결의안이 이날 안보리를 순조롭게 통과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 결의안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여객기 피격 사건 조사를 주도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최종 결의안 내용이 러시아의 요구를 맞추지는 못했으나 이 결의안 내용에 ICAO의 참여를 강조하는 등의 내용 수정을 거친 후 통과됐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 표결 후 기자회견에서 ICAO가 조사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며, 네덜란드가 조사 결과 발표에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것에 만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주관하는 조사가 진정 객관적으로 이뤄질지 신뢰할 수 없어 안보리가 우크라이나기 주관하는 조사를 지지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안보리 이사국 및 자국민을 잃은 국가 외교관들은 친러 반군이 국제조사단에 현장을 안전하게 넘겨주지 않는 한 결의안이 아무 쓸모도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에 안전한 조사활동 및 군사활동 중단 등을 주문해 줄 것을 러시아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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