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 칼럼니스트
▸팟캐스트 <이이제이> 진행자
▸저서 <와주테이의 박쥐들> <김대중vs김영삼> <왕의 서재>등 다수

【투데이신문 이동형 칼럼니스트】7.30 재보궐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15개 지역구에서 펼쳐지는 이번 보선은 미니총선이라 불릴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높다. 그만큼 여야의 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야당은 세월호 정국 이후에도 바뀌지 않는 대통령의 리더십과 연이은 인사 참사를 선거로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여당은 야당의 발목잡기,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정국운영이 힘들다며 힘 있는 여당에게 표를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까지야 선거전에 있어서 여야가 늘상 하는 소모전이니 이해하고 넘어갈 부분이 없지 않지만 여권이 새정치 연합의 권은희 공천 문제와 권은희 후보 남편의 재산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집권정당으로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다.

권은희 후보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수 있고 보는 관점은 다를 수 있지만 자격에 문제가 없고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다면 공천문제로 다른 당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권은희 후보 재산신고 축소의혹은 선관위에서 “법적문제가 없다.”고 유권해석까지 내린 상황 아닌가! 이러한 상황에서도 새누리당이 지속적으로 권은희 후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선관위에서 새누리당의 권은희 비판하는 트윗글을 “선거법에 저촉되니 삭제하라”고 요청한 것을 무시하면서 까지 권은희 죽이기에 골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권은희 후보 재산축소 의혹은 의도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경찰생활하면서 여러 차례 재산신고 했을 때도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 제기 받은 적 없고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도 재산신고 할 때 이 부분이 논란이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국민정서와 괴리가 있는 것일 텐데 이는 유권자들이 선거로 심판하면 될 일이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공직자 재산 신고제도」 자체가 갖고 있는 허점 일 것이다. 김영삼 정권 초기에 김영삼 대통령이 서태지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던 것은 각종개혁정책의 실시 때문이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직자재산공개제도」 이었다. 그 후, 이 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우리 사회는 투명사회로 한 발 전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제도에는 미비함과 허점이 있고 이것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바로잡으려면 제도를 손보면 될 일이다. 국회의원들 그런 것 하라고 세비 주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이번 기회에 공직자 재산신고 기준을 바꾸는 데에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야권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고 협상해야지, 야당의 한 후보를 정략적으로 공격할 것이 아니란 말이다. 더욱이 새누리당 에는 권은희 후보에게 들이 밀은 그 잣대 그대로 재산문제를 걸고 넘어졌을 때 이에 넘어갈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단적으로 수원에서 손학규 후보와 경쟁 중인, 김용남 후보도 이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고 연일 “권은희 때리기”로 정열을 쏟고 있는 윤상현 사무총장도 마찬가지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부인은 롯데 푸르밀 신준호 회장의 딸인데 이분은 푸르밀과, 대선건설의 비상장주식을 대거 가지고 있다. 윤 총장은 재산신고를 하면서 부인의 재산중 비상장주식은 액면가인 69억 원만 신고했는데 시가대로 계산하면 1000억 원이 넘는다. 즉, 윤상현 총장이 “권은희 후보 문제 있다.”고 하는 기준 그대로 대입하면 윤상현 사무총장의 부인은 1000억대 재산을 축소신고 한 거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거기다가 윤 총장은 자신의 두 딸에 대한 재산신고도 거부했는데 이 딸들의 외할아버지가 전두환 전 대통령 아닌가? 전두환 비자금 문제가 아직도 거론되고 있는 이 마당에 자기가 양육하지 않는다고 재산신고를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은 모양새이다. 이런 역공에 대해서 윤 총장은 무어라고 답할 것인가? 자기허물은 보지 못하고 남의 허물만 비난한 꼴인 것이다.

정치에는 도의가 있어야 하고 정치인에게는 양심이 있어야 한다. 윤상현 의원이 자신의 부인 문제를 모르고서 권은희 후보를 공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뻔히 똑같은 문제를 자신이 안고 있는 걸 알면서도 선거에 이기기 위해 부당한 공격을 했다면 윤 총장은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대통령 걱정이 지나쳐서 이런 헛발질이 나오는 모양인데 대통령은 윤 총장 아니어도 걱정해 줄 사람 많다. 대통령 걱정할 시간에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먼저 신경쓰라고 충고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