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롯데월드 ⓒ투데이신문

신격호 회장 평생소원,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제2롯데월드
석촌호수 수위 저하, 인근 지역 ‘싱크홀 현상’… 대체 왜?
롯데그룹 3개 계열사, 송파구청에 200억 원 기부… 이유는?
롯데건설 하도급 업체 “갑의 횡포 당하고 있다” 주장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롯데 신격호 회장의 숙원사업, 혹은 롯데그룹의 미래라고도 평가되는 서울 송파구 소재의 제2롯데월드를 두고 안전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 1988년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김영삼 정부 때부터 공사를 추진해왔으나 근처 성남 공군기지와 관련해 국가 안보 문제, 안전성 논란에 시달리며 사업을 시작할 기미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제2롯데월드는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성남 공군기지 활주로 방향을 변경하는 비용 등을 기부 채납하는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으나 공사 시작부터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건물 상층부를 지탱하는 핵심 기둥에 균열이 생겼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고 컨테이너박스에서 화재가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제2롯데월드 건물 자체에서 발생하는 사고 등이 아닌, 인근 주택가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제2롯데월드 인근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는 것, 학생들과 주민들이 오고가는 학교 앞 및 먹자골목 등의 도로에 ‘싱크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두고 모든 것이 제2롯데월드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SNS를 비롯해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롯데그룹이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캐주얼·에비뉴엘동 등 저층부 임시사용승인을 신청했으나 지난 17일 서울시는 이에 대해 미비사항을 보완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제2롯데월드의 조기개장을 불허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와중에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송파구청에 200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한 기업에서 관할구청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일도 흔치 않고, 송파구청이 제2롯데월드 관련 심의 신청을 신속하게 처리했는데 이것도 이례적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제2롯데월드의 공사를 맡은 롯데건설이 하도급 업체들을 상대로 구두로 추가 공사를 주문하고 계약 변경을 제때 해주지 않으면서, 대금을 정산하는 것도 추가 공사한 것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채 헐값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대기업인 롯데건설의 갑질 논란이 일었다.

이렇듯 계속되는 안전성 논란, 송파구청과 롯데그룹의 기부금을 둘러싼 봐주기 의혹, 롯데건설 갑의 횡포 등으로 여전히 시끄러운 제2롯데월드와 롯데그룹에 대해 송파구민들과 여론의 불신은 하루하루 깊어지고 있다.

   
▲ 방산초등학교 근처 아스팔트 도로가 움푹 파여있는 모습

제2롯데월드 만드는 동안 석촌호수 수위는 낮아진다(?)

7월 초, 송파구민들이 쉼터로 즐겨 이용하는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근 주민들이 ‘석촌호수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발견한 것이다.

그러면서 석촌호수의 수위가 감소하는 이유는 제2롯데월드의 공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 시민자문단은 제2롯데월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지하 6층 상당의 깊이(37m)까지 터파기를 하면서 지반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 유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자문위원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2롯데월드의 터파기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유출됐고 이에 석촌호수 수위가 내려가게 되면서 인근 지반이 약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SNS에 올라온 ‘잠실 싱크홀 현상’ 사진은 이 같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사진이 올라온 해당 SNS를 비롯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누리꾼 사이에서 제2롯데월드가 과연 안전하게 지어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SNS에서 ‘잠실 싱크홀 현상’이라고 설명된 사진은 아스팔트 도로가 깨져 지하로 파인 모습이었다. 또한 이 ‘싱크홀 현상’이 발생한 장소는 평소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길이기에 더욱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인근 상업거리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잠실 무서워서 못 가겠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되면서 여론의 불안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싱크홀 현상’이 일어난 장소 근처인 송파구 방이동에 살고 있는 주민 A씨는 <투데이신문>의 취재에서 “초등학생인 자녀가 이사를 가야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한다”고 말하며 아이들까지 걱정하는 상황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싱크홀 현상’이 일어난 곳 앞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제2롯데월드 때문에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 하수관이 깨져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확실히 알 수도 없는 것 아니냐”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이동뿐만 아니라 근처 석촌동, 삼전동에서 만난 주민들도 대부분 “우리 동네에도 이런 일이 언제 생길지 모르는데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지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여 주민들 사이에서 제2롯데월드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송파구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싱크홀이라는 명칭은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하수도 파손으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에 아스팔트 구덩이 정도로 부르고 있다”면서 제2롯데월드 공사로 인한 지하수 유출로 싱크홀 현상이 일어났다는 주장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러한 민원이 접수되면 예전에는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출동해 살핀 후 바로 복구를 했지만 요즘에는 서울시 도로과 공무원들과 시민 자문단에게 현장을 공개한 후 복구하도록 바꿨다”며 “걱정하는 구민들을 위해 투명하게 공개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요즘에는 민원이 들어오기 전에 매일 2차례 3인1조로 2시간씩 순찰을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제2롯데월드가 공사되는 모습(좌), 송파구청(우)

롯데계열사 3곳, 송파구청에 200억 원 기부…왜?

26일 송파구와 롯데물산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과 2012년, 2년에 걸쳐 롯데물산을 비롯한 롯데그룹 계열사 3곳이 송파구청에 200억 원의 기부금을 냈고 이중 롯데물산의 경우 67억 원을 차지했다.

이러한 기부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기업에서 200억 원이라는 큰돈을 기부한 것은 칭찬해줄 수 있는 일이지만, 특정 구청에 2년 연속으로 기부금을 내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기에 송파구청과 롯데그룹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롯데물산의 경우 2011년의 매출은 29억1587만 원, 2012년 매출은 15억9434만 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송파구청에 67억 원을 기부해 더욱 의구심을 자아냈다.

본래 제2롯데월드는 112층으로 계획됐지만 2009년 9월 123층·555m로 설계를 변경,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그리고 송파구청은 변경된 사항에 대해 허가를 내줬다.

또한 송파구청은 2010년 제2롯데월드와 관련한 교통영향평가와 건축심의를 통합해 심의했고 환경영향평가 심의까지 곧바로 마치면서 송파구청에서 제대로 확인한 것이 맞는 것인지, 너무 빠르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롯데물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허가에 감사하는 의미로 기부한 것이 아니다”라며 “롯데물산에서 석촌호수 동호(東湖)를 사용하기도 하고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한 의미에서 2년에 걸쳐 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건축 허가를 비롯한 여러 심의들을 너무 빠르게 통과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2010년 9월 건축 허가를 내줬는데 이때 심의는 서울 시청에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구청에서는 시에서 심의한 것에 대해 행정적 처리를 며칠 이내에 해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기부금에 대해서는 “롯데 측에서 구청에 직접 기부금을 전달한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송파구민들을 위해 지정 기탁한 것”이라며 “송파구청에서도 자체심의위원회를 꾸려 용도에 맞게끔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청이 공개한 기부금 내역서에 따르면 산모건강증진센터(연면적 2894㎡)에 87억4974만 원, 실버층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실벗뜨락(연면적 4505㎡)을 만들고 56억7684만 원, 글마루도서관(연면적 3696㎡)을 세우면서 55억7341만 원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평소에 구청장님이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항상 하시는 말씀이 ‘교통문제와 안전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찬성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라며 송파구청에서 안전 문제에 대해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롯데, 미비사항 보완해라”
제2롯데월드 건설, 하도급업체들만 손해? 롯데건설 甲질 논란

이렇듯 송파구청을 비롯한 롯데그룹 측은 제2롯데월드와 관련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서울시는 롯데 측이 신청한 임시사용승인 신청을 사실상 불허했다.

평소에도 주말이 되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홈플러스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잠실역 일대가 굉장히 혼잡해지는 상황.

여기에 제대로 된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개방하게 된다면 안전 문제는 둘째로 치더라도 심각한 교통난이 예상되고 있기에 서울시는 롯데 측에 이 문제와 더불어 미비점을 보완해 다시 신청하도록 했다.

한편 제2롯데월드를 건설하면서 롯데건설이 하도급 업체들에게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공사를 맡고 있는 롯데건설이 하도급 업체에 구두로 필요한 공사를 추가적으로 지시하고 제대로 추가 금액을 정산하지 않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를 막기 위해 하도급 업체들에서 추가 공사와 관련한 계약 변경을 요청해도 롯데건설 측에서는 나중에 한 번에 하겠다며 미룬 후 제대로 계약 변경을 해주지 않고, 하도급 업체에서 계약 변경을 해주지 않을 경우 공사에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내보이면 롯데 측은 갑의 위치를 이용해 계약 해지를 들먹이며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하도급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게 되고 나중에 롯데 측이 정산한 공사대금을 확인했을 경우 롯데 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터무니없이 낮은 단가를 적용해 상당 부분이 계산 되지 않아 하도급 업체들이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이에 결국 일부 하도급 업체는 5월과 6월에 걸쳐 공정거래위원회에 롯데건설을 상대로 불공정하도급거래로 제소한 것으로 전해지며 공사대금을 두고 롯데건설과의 갈등을 드러냈다.

롯데건설이 공사대금을 제대로 정산하지 않고 갑의 위치를 이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하도급 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본지>는 롯데건설에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끝내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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