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펀드-LG, LG실트론 상장 실패 두고 파열음

   
▲ 구본무 LG그룹 회장

보고펀드 “지난 2011년 7월 LG그룹 구본무 회장 지시로 상장추진이 중단돼 투자금 회수 기회를 상실했다. LG실트론의 무리한 계열사(LG이노텍)지원과 시장상황 변화로 상장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LG그룹 “보고펀드는 공모가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했고 일방적으로 상장 철회를 주장해 기업공개를 무산시켰다. 또한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하면서 대규모 인수 자금을 동원하고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없이 LG실트론에 과도하게 집중 투자했다”

【투데이신문 박나래 기자】국내 토종 사모투자회사(PEF) 보고펀드와 LG그룹이 반도체 웨이퍼업체 LG실트론 상장의 실패원인을 두고 맞소송을 제기했다.

보고펀드는 지난 25일 LG실트론 상장(IPO) 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며, LG실트론 최대주주인 ㈜LG와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보고펀드는 2011년 7월 구본무 회장 지시로 상장추진이 중단돼 투자금 회수 기회를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이다. LG가 주주 간 계약서상의 의무를 위반하고, LG실트론의 기업공개를 반대했다는 것.

또한 LG그룹이 계열사 LG이노텍에게 필요한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LG실트론이 사업에서 철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시장 수요가 충분한 2인치, 4인치가 아닌 6인치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에 1140억원을 투자해 2년간 거둬들인 매출이 36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보고펀드는 2007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LG실트론 지분 49%를 사들이면서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2250억원을 빌렸다. 차후 LG실트론을 상장해 투자금을 회수하려 했으나 결국 LG실트론은 경영 악화로 상장 추진이 중단됐으며 보고펀드는 은행의 원리금도 못 갚는 처지에 놓인 것.

보고펀드의 이 같은 주장이 대해 LG 측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보고펀드가 LG실트론의 지분을 기업가치보다 현저히 높게 매입해 달라며 ㈜LG 경영진의 배임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압박했다고 LG 측은 주장하고 있다.

LG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지급 및 연장에 실패한 데 따른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며 ‘배임 강요’ 및 ‘명예 훼손’ 혐의로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LG는 자사의 경영 책임이 아닌 보고펀드 측이 일방적으로 LG실트론 상장 철회를 주장해 상장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LG는 “2012년 10월 증권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보고펀드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직전 공모가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2011년 기업공개 연기는 당시 일본지진, 유럽 재정위기,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시장이 연중 내내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경우 주식시장에서 물량이 소화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소액주주에게 피해가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LG실트론이 주주들에게 제안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실패 원인에 대해서는 “당시 경쟁이 심화된 2인치, 4인치 제품에 비해 6인치는 경쟁업체가 소수로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했고, 초기 LG이노텍이라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시작으로 거래선을 확대할 수 있어 보고펀드 측에서도 찬성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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