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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농협이 택배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민간 택배업체들이 택배시장 경쟁 심화와 특혜 논란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최근 열린 간부회의에서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지시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이는 최근 우체국택배가 토요일 배송을 중단하면서 이를 대신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도서 산간 지역 배송을 위해 토요일 택배를 이용해오던 농민들의 택배 거래가 중단되고 택배 단가가 인상하게 되자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 나섰다는 것.

이에 부패하기 쉬운 농산물의 특성상 토요일 배송이 중요한 농민들은 거래를 계속할 수 있어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에 반가움을 표하고 있으나 농협의 진출이 최종 확정될 경우 택배업계에 경쟁 심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민간 택배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만일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이 최종 확정되면 농협은 약 1000억원을 투입해 동부택배, KGB택배, 옐로우캡 등 중소 택배사 중 한 곳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국 곳곳에 지점을 보유한 농협이 택배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대형 택배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며 농협의 택배업 진출로 인해 택배시장 경쟁이 과열돼 민간 택배사들이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민간 택배사들은 농협 역시 우체국 택배와 마찬가지로 ‘화물차 운수사업법’ 적용을 받는 일반 택배회사와는 다른 법안이 적용될 가능성이 커 도로 통행료와 선박 이용 운송비 부분에서 특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농협 택배 진출에 대해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본 업종 외 타 업종에 진출하려는 농협의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금융지주사라는 대기업이 단지 그 업무와 관련된 부분이 있다고 해서 타 업계에 무분별하게 진출하려는 것은 잘못된 태도”라며 “농협은 국가에서 지원을 받는 지주사로써 택배업계에 진출할 경우 택배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변화를 몰고 올 수 있기에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은 심각하게 고려돼야 하는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농협의 택배업계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실행에 옮겨지게 된다면 현재 택배시장도 경쟁이 과한 상황인데 더욱 심각한 경쟁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준공공기관으로 볼 수 있는 농협이 택배시장에 발을 들이게 되면 민간택배사들의 어려움이 가중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농협 측은 “현재 농협은 택배업계 진출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의 택배업 진출과 관련해 논란이 일게 된 것은 얼마 전 있었던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말 때문”이라며 “그 외 현재 농협 자체적으로 택배 사업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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