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11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블라이드필드 골프장(파71·641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이어 LPGA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마지막 날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 퍼팅을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AP

【투데이신문 김남기 기자】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새롭게 도전한 루키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선배인 박인비(26·KB금융그룹)와의 연장 접전 끝에 감격의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림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블라이드필드 골프장(파71·641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마이어 LPGA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 박인비와 공동선두에 오른 뒤 이어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고 파에 머문 박인비를 꺾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쟁쟁한 선배인 박인비와 연장전을 벌인 이미림은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파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17번홀(파4)에서 이어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기록, 파에 그친 박인비를 꺾고 감격의 생애 첫 LPGA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LPGA 퀄리파잉(Q) 스쿨에서 20위를 거둬, 올 시즌 풀시드를 확보한 이미림은 14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만끽하면서 최근 저조한 성적으로 한국선수들의 존재감이 없어지는 LPGA 투어에 대형 한류 신인 등장을 알렸다.

이날 박인비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일을 출발한 이미림은 14번홀까지 1타차로 뒤져 있다가 15번홀에서 버디를 챙기면서 공동선두로 나서면서 나머지 홀을 파로 잘 막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최종일 보기 2개 버디 4개로 2언더파 기록.

2009년 프로에 입문한 이미림은 이듬해인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3승을 쌓고 올해 처음으로 LPGA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미림의 첫 우승까지의 길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한 번씩 나온 보기 탓에 계속 끌려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초반에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간 박인비와 달리 이미림은 2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선두와의 타수차를 벌였다. 5번홀에서의 버디로 잃은 타수를 만회한 이미림은 8번홀에서 1타를 추가하면서 전반을 1언더파로 마쳤다.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챙겨 본격적으로 우승 경쟁에 불을 붙인 이미림은 14번홀에서 파퍼트에 실패해 박인비와의 공동 선두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우승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하지만 이어진 15번 홀에서 버디 퍼트로 다시 공동 선두로 나섰고, 나머지 홀을 파로 잘 막아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어 갔다.

우승에 목마른 박인비는 지난해 4월 신설 대회였던 노스텍사스 LPGA 슛아웃 초대 우승을 차지하면서 신설 대회 강자 면모를 이어 가려고 했지만, 후배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떨궜다.

꾸준히 10위권 안에 자리하며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양희영(KB금융그룹)은 이날 3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은 이글 한 방을 앞세워 역전 우승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이글 1개·버디 3개·보기 2개를 묶어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 단독 3위에 그쳤다. 막판 공동 선두로 오르면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16번홀에서 보기를 낸 뒤 이를 회복하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는 이날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 단독 11위에 그쳤다.

한편 2012년 8승을 합작하며 다시금 LPGA 투어에 훈풍을 불어넣기 시작한 한국선수들은 지난해 박인비의 독보적인 활약 속에 10승을 쌓았으나, 올해 들어와서는 박인비가 거둔 1승(메뉴라이프 클래식) 외에는 우승 기회를 번번이 놓치면서 국내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대회까지 19개 대회 가운데 미국이 12승을 챙기며 미국 내에서의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고, 박인비 외에 뚜렷한 성적을 내는 한국선수들이 없는 요즘 이번 이미림의 LPGA 우승은 국내 팬들에게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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