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전성 문제 또 다시 수면 위로?..제약사 “내부 논의 중”

끊임없이 지적되는 자궁경부암 백신 ‘안전성’
서바릭스 부작용 주장 환자, 백신 부작용 진단 결과 받아
김재원 의원, “식약처, 자궁경부암 백신 안전성 검토 필요”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GSK의 서바릭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맞은 뒤 몸이 붓는 등 부작용을 호소한 환자가 병원으로부터 부작용을 인정받아 백신 안전성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바릭스 접종 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김모(35·여)씨는 최근 서바릭스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된 것으로 사료된다는 진단결과를 받았다.

김씨가 공개한 병원 진단서에 따르면, 병원 측은 김씨가 “상기환자는 서바릭스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된 것으로 사료되며 향후 정확한 역학조사 및 인과관계 조사가 요망된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결과에도 GSK 측은 환자와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환자의 분노를 사고 있다.

게다가 현재 국내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 피해를 담당하거나 관리하는 정부부서도 없어 부작용 발생시 적극적으로 구제받기는 어려운 상태다. 

계속되는 통증에 임파선비대절제술까지 받아

앞서 지난 4월 김씨는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한 산부인과에서 GSK의 서바릭스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이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겪어 지난 3월 20일부터 산부인과에 입원해 치료 받았다.

당시 김씨는 <투데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을 처음 맞은 것은 지난 2월 10일로 이후 3일이 지나자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임파선이 3.2cm까지 비대해져 결국 18일 입원을 한 후 19일 임파선비대절제술까지 받았다”고 호소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임파선이 비대해졌기 때문에 통증을 겪는 것이라며 수술을 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궁경부암 1차 접종 주사를 맞은 당일부터 주사 맞은 부위가 아팠다. 이후 통증은 가라앉지 않고 점점 번져갔다. 접종 3일 뒤인 지난 2월 13일 경부터는 겨드랑이에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발생했고 결국 입원해 수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술을 받은 이후에도 김씨의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김씨는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처음엔 통증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술 받은 부위의 상처가 아물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통증은 계속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수술 이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게 이상해서 유방외과를 찾아갔다. 의사에게 통증이 지속되는 이유가 혹시 백신 부작용 때문은 아니냐고 물어봤다. 병원에서는 의심이 간다고는 말했지만 정확히 ‘부작용이 맞다’는 답을 주지는 않았다. 의사선생님은 서바릭스 백신을 만든 제약회사 GSK를 연결해 주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이후 제약회사에서 병원으로 찾아왔다. 와서는 처음엔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하더니 나중에는 윗선에 보고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게 전부였다”며 분노했다.

 

4개월 후, 병원으로부터 부작용 인정받아

그로부터 4개월이 흐른 이달 12일, 김씨는 현 상태가 서바릭스 백신 부작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본지>에 연락을 취해왔다.

김씨는 “역시 생각대로 서바릭스 백신 때문에 부작용이 일어난 게 맞았다. 그 동안 부작용이라는 확실한 결과를 받지 못해 답답했는데 이제야 제대로 된 결과를 받게 돼서 답답한 게 좀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인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백신을 맞고 아픈 사람들은 이와 관련해 어떠한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3월에 수술을 받고 나서 서바릭스 측과 5월부터 보상얘기가 나왔다. 병원 진료비와 의료비용, 완쾌까지의 의료실비, 육체적·정신적 보상비 등을 말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뿐인 답변이 돌아왔을 뿐, 현재까지 어떠한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분노했다.

김씨는 “무엇보다 제약사에서 스스로 책임의식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하다. 자궁경부암 부작용은 심각하면 사망까지도 갈 수 있어 부작용이 발생하면 그 사례에 빨리 대처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통증의학과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예방접종에 의한 신경염이라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 환자가 이런 결과를 받으면 제약회사에서는 부작용과 관련해 발뺌하려 하지 않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 안전성과 관련해 예방 주사를 맞으려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안심하고 맞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식약처, 부작용 판단 조사 전무 

현재 국내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국가로부터 구제받을 수 있는 절차가 명확하게 규정돼있지 않은 상태이다.

김씨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과 관련한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구제할 구체적인 방법이나 이를 조직적으로 관리할 부서가 없는 상태다. 그렇기에 이와 관련한 체계적인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알려줘야 할 담당 부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국내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을 판단할 수 있는 조사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백신이 경우, 부작용과 관련한 사례가 신고되면 인과관계 규명을 하기 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만 자궁경부암 백신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예방접종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이와 관련한 인과관계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예방접종사업 이외에 대상에 대해서는 올해 12월 19일부터 평가가 시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 경각심 필요 지적 일어

이처럼 자궁경부암 백신 안전성과 관련해 끊임없는 잡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의료계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지난달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일본에서 부작용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경각심을 가지고 식약처의 엄격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은 일본의 한 병원장이 부작용의 원인으로 지목된 서바릭스의 제조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실을 언급하며 서바릭스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의약품을 엄격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식약처는 자궁경부암 백신 안전성 문제로 서바릭스 백신을 폐기하거나 중단한 사례가 없다며 백신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잘못된 태도”라며 “부작용에 대한 사례가 적다고 하더라도 먼저 사례를 수집하고 원인 규명을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확인된 후에야 백신과 관련한 부작용이 인정된다면 그 사이 시행되는 백신접종의 안전성이 어떻게 확보될 수 있겠냐”며 “빠른 시일 내 자궁경부암 백신이 실제로 유해한 것인지 검증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서바릭스 제약회사 GSK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이와 관련해 내부에서 논의 중에 있다. 현재 확정적인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