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임개발자연대 김종득 대표

   
 

 

▷노동자, 게임산업에서 소모품 취급 당해
▷물가 올랐지만… 15년 전과 연봉수준 변한 것 없어
▷주말 없고 잦은 야근, 과도한 업무 등…노동력 착취 심각해
▷“성희롱 당한 적 있다” 男 2%, 女 36%… 일반 회사보다 높아
▷개발자가 일하는 게 행복해야 좋은 게임 나와

【투데이신문 이주희 기자】“개발은 좋지만 행복은 글쎄”

게임개발자들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급속도로 발전해온 게임 산업. 2013년 기준으로 게임 시장 규모 12조 원이며 게임개발자는 9만 5천 명으로 추산된다. 온라인 게임도 점점 늘어나고 하루에도 수십여 개의 모바일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 게임은 과거 청소년들의 단순한 오락의 수준을 넘어 전 세대가 즐기는 문화의 한 축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개발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열악함이 존재한다.

최근 게임개발업체에서 근무하던 한 여성 개발자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가족은 자살 이유를 두고 잦은 야근, 과도한 업무, 성희롱 발언 등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했다. 결국 긴 공방 끝에 이달 초 해당 회사와 유가족 양 측이 합의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서 게임개발자들의 노동현실이 다시 한번 조명되기도 했다.

혹자는 게임개발자를 두고 ‘즐거운 직업’, ‘놀면서 일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막연한 환상과 로망을 갖고 이 세계에 발을 들인다. 게임개발자는 무엇인가를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직업이요, 그에 따른 보람과 재미도 크다. 이 때문에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은 ‘하고 싶은 직업’으로 손꼽기도 하지만 업계 종사자들에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게임개발자 노동현실을 살펴보면 주말이 없는 생활에 야근이 잦다. 한 조사를 보면 게임개발자 평균 야근 시간이 5시간 이하가 48.5%고 9시 넘어 퇴근했다는 응답은 20.3%에 달했다. 치열한 노동에 비해 급여도 적은 편이다. 작년 기준으로 현재 신입 연봉이 평균 2천만 원이라는 통계가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일부 영세한 기업에서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임금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성희롱, 성차별 문제를 비롯해 과도한 업무, 개발 시간에 쫓기는 등 게임개발자들의 신음은 계속되고 있다.

노동운동이 활발해지고 근로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2014년. 하지만 게임업계 노동 시계는 이처럼 거꾸로 흐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지난 14일, 홍대의 한 카페에서 게임개발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게임개발자연대 김종득 대표를 만났다.

   
 

Q. 게임개발자연대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 게임산업이 생긴 지는 20년 정도가 됐다. 당시 게임산업이 성장에 너무 급급한 나머지 개발자들의 생활이나 삶을 신경쓰지 않았다. 그때 20대 개발자들이 지금 30대 후반, 40대 후반이 됐는데 이제 그들이 ‘우리 스스로의 환경을 챙길 때가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셧다운제를 비롯한 게임 규제 정책들이 나오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있다.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대응 역시 소극적이었기에 뭔가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립 전에 산별노조 형태로 갈 것인가, 협회 형태로 갈 것인가를 논의했다. 게임 업계 특성상 노동자였다가 창업하는 경우가 잦고 개발자 스스로가 노동자라는 인식보다 최첨단 산업에 일하는 ‘화이트칼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노동조합으로 가는 건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연대는 실질적으로 노조가 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협회의 성격도 띠는 ‘반노조 반협회’ 형태다.

Q. 게임개발자연대,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됐나
: 연대는 작년 6월에 설립했고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건 지난달이다. 사실 2004년쯤에 게임개발자협회가 있었고 개발자 30명 정도다. 동호회에서 협회로 바뀐 형태였다. 그러던 중 2004년에서 2005년 사이에 김광삼 회장이 노동 문제에 관심이 있어 활동하려고 준비했는데 잘 안 됐다. 야근 문제, 수당에 대한 부분, 전반적인 처우에 대한 개선, 대외적인 정치 부분에 대한 발언 등 협회가 이런 부분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을 해 실망이 컸다. 나는 원래 필리핀 가서 살 계획이었다. 하지만 셧다운제 등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가 대두되면서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잠깐 고민했다. ‘지금 안 하면 누군가가 하겠다고 하기까지 10년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안정화시키고 빠지겠다고 다짐했고 작년에 부랴부랴 설립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연대 설립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니까 업계에서 관심이 많았다. 왜 노조가 아니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100명, 200명 가입해서 노조를 만드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Q. 현 국내 게임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 되나
: 게임산업은 지난 20여 년 동안 청년 개발자들의 꿈으로 성장해왔다. 갈수록 규모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1년에 9995억 원이던 게임 산업 규모는 2013년 12조 원으로 추산되고 종사자 수는 9만 5천여 명에 달한다.

Q. 게임개발자연대, 개발자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 작년하고 올해 초까지는 제일 바빴던 게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게임중독법’이다. 이 법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게임산업과 관련해 발생한 이슈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다. 올 여름에 계획은 게임 이용방법에 대한 강의를 하는 것이다. 가끔 콘텐츠진흥원이나 문화관광부를 통해 하고는 있는데 전 학교로 확대돼 있는 상태는 아니다. 그 외에도 게임관련 법안 폐기 운동, 상습적 부당 노동 강요 회사 조사 및 명단공개, 셧다운제 관련 입법 상황 자료 조사, 학부모 대상 교육, 게임 관련 근거없는 뉴스보도 항의 등을 실시하고 있다.

게임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아이들이 게임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레고 블럭을 던져줄 때 기본적으로 어떻게 갖고 놀아야 하는지 설명해야 하지 않나. 그런 설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냥 레고를 던져주면 아이들은 어떻게 갖고 놀아야 할지 모른다. 즉, 게임을 무조건 비판할 게 아니라 바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말이다.

부모들이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을 통해 친구 사귀는 데에 시간을 많이 보낸다는 것을 부모들은 모른다. 학생들의 교우관계는 컴퓨터 게임을 통해 이뤄진다. 게임하는 것도 사실 친구랑 함께 하니까 하는 것이다. 물론 게임 때문에 친구들을 만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일부 부모들은 자녀가 공부를 못하는 이유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놀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부모들이 알았으면 한다.

   
 

Q. 게임개발자, 어떤 사람들을 뜻하는지 분류기준을 알려달라
: 게임개발자들은 게임을 함께 만드는 사람이다. 디자이너,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사운드 엔지니어 등이 있다. 시대가 지나면서 게임이 서비스 단계로 넘어가면서 소비자를 게임으로 당겨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팔 것인지 사업 계획하는 것, 마케팅 등도 다 게임개발 범주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Q. 게임개발자들의 노동 현실, 어떤지 실감이 안 간다. 개발자들이 어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나
: 일단 간단한 것은 연봉인데 내가 개발자 2년차일 때 받았던 연봉이 2천만 원이었다. 그런데 지금 신입은 2천만 원을 받고 있다. 15년이나 지났는데도 연봉수준이 변한 게 없다는 말이다. 그동안 물가는 많이 오르지 않았나. 또한 게임업계 내부에서 성희롱, 성폭력에 대한 부분도 빈번한 측면이 있다. 야근을 당연시 생각하는 것 등 노동력 착취도 심각하다. 우리 연대는 이런 부분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고민하고 있고 조금씩 고쳐나갈 생각이다.

Q.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게임개발자들에 대한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 미국에 비하면 절반 정도 수준이다. 미국 게임개발자 평균 연봉이 6만~ 7만불(우리나라 돈으로 6천~ 7천만원)정도다. 반면 우리나라는 평균 3천~ 4천만 원 사이다. 주거비용이 미국은 더 많이 든다. 월세가 보통 백만 원씩 하니까…. 어쨌든 물가나 부동산 상황이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그런 부분을 감안하면 미국의 80% 정도다.

Q. 최근 게임개발회사에서 한 여성 개발자가 자살한 일이 있었다. 자살의 원인을 두고 야근, 과도한 업무, 성희롱 발언 등이 있었다고 유족들은 주장했다. 물론 이달 초 회사 측과 유가족 양 측이 합의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긴 했지만 이 사안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이 듣고 싶다
: 사실 합의가 된 사안이기 때문에 따로 코멘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유가족 측에서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연대 측에서는 앞으로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Q. 한 조사를 보면 게임개발자 평균 야근 시간이 5시간 이하가 48.5%고 9시 넘어 퇴근했다는 응답이 20.3%에 달했다. 게임개발 종사자들의 주당 야근시간이 평균 어느 정도 되나
: 노동법이 허용하는 야근 시간은 주중 12시간이다. 현행 기준 주 68시간까지 보장돼 있다. 게임산업에는 ‘근로시간 특례제도’라는 게 있다. 이는 노사 간 합의만 하면 근로시간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는 제도다. 연대는 이 제도를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국회 내에서 도와주실 분들 찾고 있다.

현재 게임을 비롯해 출판, IT가 근로시간 특례제도에 묶여있다. 그 외에 산업은 5년 전에 제외됐다. 내부 정리가 되는 대로 제도 폐지에 대한 활동을 할 생각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6시까지 일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9시까지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할 게 더 남으면 10시까지 하거나 11시, 12시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게임회사에서 야근이 당연시 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매우 잘못된 것이다. 물론, 근무 시간에 대해 모범적인 회사, 예를 들면 개발자들에게 야근하지 말라고 하거나 제시간에 퇴근하라고 말하는 사장도 있다.

우리 연대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출퇴근 거리하고 퇴근시간인데 일단 퇴근시간은 육아 문제하고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빠나 엄마가 퇴근을 늦게 하면 아이의 얼굴을 볼 시간이 없다. 그럼 아이와 부모의 삶이 좋을 리가 없기에 출퇴근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불필요한 초과노동은 삶에 ‘노동’만 있게 만든다.

노동자가 게임 산업에서 소모품이 되는 게 현실이다. 누군가는 ‘게임을 만드는 것 재미있는 일 아니냐’고 말한다. 물론 일하면서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일은 일이다. 노동이 즐겁고 좋다고 말하는 것은 개인적인 부분이다. 누군가는 ‘취미 활동하면서 돈 번다’고 말하지만 게임개발은 분명 노동이다. 게임개발은 노동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합당한 대우가 필요하다고 본다.

   
 

Q. 비효율적인 야근이 게임 산업에 만연해 있는 이유는
: 야근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게임 회사가 영세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개발시간을 당겨지고 근로자들은 초과노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개발시간이 10일인데 회사 측이 여유가 없으니까 4일 정도로 스케줄을 당겨 잡는다. 그렇게 되면 작업하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지만 질적으로는 떨어진다.

게임회사들이 여유를 가질 만큼 돈을 벌어야 하는데 사실 게임시장이 좁다. 일단 사람들이 게임에 돈 쓰는 것에 대해 불편해한다. 적은 돈이라도 게임 아이템을 사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고 소극적인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Q. 게임개발자연대 측에서 지난 11일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성폭력을 비롯해 성차별 등 불합리한 대우에 대한 제보를 받았던데
: 연대에서 작년에 연봉수준, 복지상태 등 게임 산업 실태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성희롱과 관련해서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남성이 2%, 여성은 36%였다. 일반 회사의 비율이 33%인데 게임업계 여성종사자들의 경우 36%인 것으로 볼 때 약간 더 높다는 의미다. 법적으로도 10인 이상 기업은 사내 성희롱 관련한 교육을 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모르는 사업주도 많다. 관련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연대 측에서는 실제 피해자들을 상대로 제보를 받고 있는데 트렌스젠더, 동성애자들 등 소수성에 대해 차별을 받는 경우에도 제보가 가능하다. 또 익명 제보자에 대한 비밀을 100% 보장한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었나
: 성희롱을 비롯해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이 누락되거나 여성들만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도록 한 경우도 있었다. 여성 직원이 있는데 야한 동영상을 보는 직장상사, 본인의 업무를 여성에게 맡긴다거나 성적 비하 발언을 하기도 했고 임산부에게 퇴직을 종용하는 사례 등이 있었다.

성희롱 피해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겪는다. 대체로 남성들은 성희롱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부끄러움을 느껴 숨기기도 한다. 이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속성이 있어 남성 성희롱은 없다고 생각하거나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남성이 성희롱을 당하는 비율은 적지만 여성이 위주인 사업장에서는 남성이 성희롱 피해자가 될 때도 있다. 성희롱에 대해 사회전체가 무감각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Q. 게임개발자들이 경력을 10년도 채우기 전에 창업을 시도한다고 들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 회사에서 게임을 제작하다 보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팀 작업이므로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강력한 디렉터가 있을 경우에는 디렉터 의지대로 가는 경우도 있다. 보통 4~ 5년차가 되면 그런 욕구가 생긴다. 그래서 평균 5~ 7년차에 창업을 시도하게 되고 그럼 태생적으로 영세할 수밖에 없다.

Q. 게임업계에 영세한 기업이 많은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투자’ 문제도 큰 것 같다
: 일단 우리나라서는 ‘투자’라는 개념이 약하다. 손실을 감안하고 들어가는 게 투자인데 은행이자 보다 높은 회수율을 갖고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게임업계는 창업했을 경우 폐업률이 70~ 80% 정도가 되고 게임이 출시되면 90%가 망하는 셈이다. 영화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아니, 영화보다 더 심하다. 거의 90%는 망하고 10%는 이익을 보는데 그 중 1%는 소위 말하는 ‘대박 게임’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하지 못한) 개발자는 부채를 떠안게 된다.

Q. 현재 엔씨소프트, CJ 등 대기업부터 중소 게임회사까지 두루 살펴봤을 때 게임개발자들에 대한 복리후생이 어떻다고 보시는지
: 엔씨소프트가 만든 것이 사실상 게임업계의 기준이 됐다. 그 전까지는 ‘복지’라는 개념이 없었다. 개발자에게 책값정도 주는 것이 전부였는데 엔씨소프트라는 회사가 자리를 잡고 커지면서 사원 복지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는 복지카드를 만들어 연 120만원을 쓸 수 있도록 했다. 뒤이어 넥슨, CJ 등 직원이 200~ 300명이 되는 대기업에서 엔씨소프트 수준의 복지를 안 하면 안 되니까 따라하게 된다. 사실 직원이 100인 이하인 게임사들의 복지는 굉장히 열악하다. 자기개발비,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한 달에 5만원 정도 지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현재 연대에서는 게임회사 복지실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Q. 게임개발자연대 측에서 소송준비, 법률 상담 등을 돕기도 한다고
: 개발자들이 호소하는 문제에 대해 상시 대응하고 있다. 임금체불 등의 문제를 상담하고 있다. 일부 개발자들은 체불임금이 발생하고 2~ 3개월 지나고 난 후 ‘어떻게 해야 하냐’며 연대를 찾아온다. 체불임금은 즉각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만약 임금을 주지 않은 상태로 회사가 폐업한 경우 3개월까지는 임금을 국가가 대신 지급해주는 제도가 있다.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에 대해 미리 알아놔야 한다. 너무 뒤늦게 도움을 청하면 우리가 도와드릴 수 없다. 임금체불이 발생했을 때는 증거자료를 모으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

임금을 주지 않으려고 사업자들이 법인 명의를 변경하는 경우도 있고 폐업한 후 사업체를 새로 만든다든지 법인명을 바꾸기도 한다. 근로감독관하고 대충 이야기해서 임금체불을 은근슬쩍 넘어가려하기도 한다. 노동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반드시 노무사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Q. 업계 표준계약서를 만들겠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것을 본 적이 있다. 현재 진행 상황은
: 게임업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계약서’다.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등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계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 작년 한 조사를 보면 계약서를 안 썼다는 응답이 20%나 됐다. 계약서를 받아 그냥 사인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계약서 내용을 보고 문제가 있으면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게임산업은 외주 작업이 많은 편인데 외주계약을 하면서 계약서 안 쓰는 경우가 빈번하다. 계약서가 없으면 보수가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노동계약서를 만들어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게임회사에 입사한 후 반드시 일주일 이내에는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면 안 된다. 급여 외적인 부분. 이를 테면 추가노동 부분, 출장비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게임개발자를 두고 ‘게임 중독자를 만드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편견도 있다. 이런 고정관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TV 세대와 컴퓨터 세대의 갈림이 40대 전후로 발생하고 있다. 게임중독의 문제는 그 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어렸을 때부터 접한 세대는 게임 중독에 대한 인식이 없다. 10~ 20대 이하 세대에서는 태어났을 때부터 스마트폰 사용한다.

TV 세대가 게임을 보는 관점이 ‘게임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10년 정도가 지나면 게임에 대한 논란은 없어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은 우리와 다른 점이 TV드라마에서 국회의원이 게임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은 50~ 60대들이 컴퓨터 게임에 익숙하다. 게임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Q. 게임개발자연대 강령 중에서 ‘개임개발자가 행복해야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부분이 인상깊다
: 사실 삶에 있어 노동만큼이나 여유가 중요하다. 게임업계도 이제는 정년을 채운 퇴직자가 있어야 하고 나이가 들어서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게임개발 환경이 열악하고 노동력을 빨아먹는 형태라면 오래갈 수 없다.

사실상 30대 중반쯤에 게임업계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일은 힘들지, 급여는 적지, 야근은 많지…. 차라리 다른 업종에 가서 시간적인 여유를 찾겠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면 게임 산업이 유지되지 않는다. 결국 개발자가 일하는 게 행복해야 좋은 게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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