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광장에서 식사 하고 있는 일베 회원ⓒ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보수를 자칭하는 일부 청년들이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폭식 투쟁을 벌였다.

6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단식 농성장 앞에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와 보수 단체 '자유청년연합' 회원 100여명(경찰 추산)은 "광화문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달라"며 치킨과 피자 등을 먹었다.

일부 일베 회원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육성을 편집한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부르기도 했다.

앞서 일부 일베 회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폭식 투쟁을 벌일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광화문 광장 한쪽에 간이 식탁을 마련한 뒤 '일간 베스트 회원님들 식사하는 곳'이라는 종이를 써 붙였다.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일베 회원들에게 "광화문 광장은 여러분들의 것이기도 하다. 오셔서 마음껏 드셔라. 여러분들을 위해서 식탁도 마련하겠다"며 "그 식탁에서 음식을 드시면서 여러분들의 행사가 과연 어떤 의미인지 진지하게 성찰해보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도 그곳에서 음식을 먹겠다는 것은 유가족과 마음을 나누는 이들의 '단식'을 비웃는 것이겠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 받는 이들을 조롱하고 괴롭히는 행사를 단지 재미로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유가족들의 싸움이 '돈'이나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로지 돈이 인생의 최고 가치이며 모든 행동의 바탕에는 자기 이익이 깔려있다고 믿는 이들은 유가족과 연대하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마음에 깊은 슬픔을 담고서도 다른 이들에게 이런 슬픔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그 작은 몸짓과 그 마음에 공명해 아무 이익도 바라지 않고 함께하는 이들이 있음을 믿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시민들을 향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시민 여러분, 광화문 농성장에서 유가족들을 비웃고 함께하는 이들을 조롱하는 이들에게 분노의 마음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들의 행위는 상처 입은 이들에 대한 폭력이며 공동체의 선한 의지를 할퀴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돈이 최고라고 가르치는 사회에서 인간다움을 잃어버리고 거짓 언론만 보고 들은 채 성찰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그러니 분노하더라도 욕을 하거나 상처를 입히기보다는 그저 조용히 지켜봐주시기를 요청한다. 평화롭게 우리의 자리를 지키는 것도 이들에게 보내는 우리의 경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대학생연합(자대련) 등 보수 단체는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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