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물 신인' 김효주(19·롯데)가 1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645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 버디를 기록한 뒤 우승을 확인하며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 ⓒAP,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남기 기자】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돌풍을 일으킨 ‘괴물 신인’ 김효주(19·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통상 41승의 노장 캐리 웹(40·호주)과의 챔피언 조 맞대결에서의 부담감을 떨쳐내며 마지막 18홀에서의 짜릿한 역전 승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효주는 1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6453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우승상금 47만5000달러) 최종일에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노장 캐리 웹이 2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보이면서 단독선두로 흔들림 없는 경기를 펼치는 김효주와 2위권에 포진되어 있는 태국낭자들 간의 우승경쟁으로 흘러가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캐리 웹의 저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1~12번 홀 연속 버디를 하며 흔들림 없는 경기를 하는 김효주의 우승을 점치고 있는 사이 흔들림 없이 노련하게 경기를 펼친 웹은 14~15번 홀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으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이에 크게 흔들린 김효주는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내면서 같은 홀을 파로 막은 웹에게 이날 처음으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후 17번홀(파4)에서 김효주는 부담감에 두 번째 아이언삿을 뒤땅을 치는 등 흔들림을 보였으나, 마찬가지 두 번째 삿이 벙커에 들어간 웹과 함께 파로 마무리 지면서 마지막 18번홀(파4)만 남기면서 우승이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마지막 승부처인 18번홀은 비교적 먼 거리와 까다로운 그린으로 이날 3개의 버디만을 허용하면서 김효주의 부담감은 더욱 커보였다.

하지만 18번홀에서 김효주는 두 번째 삿을 홀컵 5m근처 오르막코스에 붙이면서 그린에 올리지 못한 웹에게 부담감을 줬다. 세 번째 내리막코스에서 웹은 퍼터 대신 자주 쓰지 않는 웨지로 퍼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홀컵을 스치면서 4m 정도까지 흘러가면서 연장승부로 갈 수 있는 실마리를 남겼다.

이후 김효주는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퍼팅으로 버디를 낚아채면서 또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서면서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 김효주의 버디퍼팅 성공에 순간 흔들린 웹의 마지막 파 퍼팅이 홀컵을 벗어나면서 김효주는 연장승부 없이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 ⓒAP, 뉴시스
LPGA 에비앙 챔피언십 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효주는 국내팬들의 관심이 온통 박세리(35·KDB금융그룹)와 박인비(26·KB금융그룹)의 커리어그랜드슬램(5개 메이저 대회 중 생애에 걸쳐 4개 우승) 달성에 쏠려있을 때 1라운드부터 메이저 역사를 새롭게 바꾸면서 매스컴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첫날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쓸어 담은 김효주는 남녀 통틀어 메이저 대회 최소타 기록(10언더파 61타)을 세운 것이다.

올 시즌 KLPGA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한 3승을 세우면서 국내대회 정상을 차지한 김효주는 쟁쟁한 세계 정상 프로골퍼들이 포진해 있는 LPGA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플레이로 세계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6살 때 골프를 처음 시작한 김효주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될 정도로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아, 중학교 3학년이던 2010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아 2012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아마추어 최강자로 군림한 김효주는 지난 2012년 ‘프로잡는 아마’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4월 아마추어 초청 신분으로 출전한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함께 한국·일본·대만 여자프로골프에서 차례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그해 10월 곧바로 프로를 선언한 김효주는 두 달 뒤에 열린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프로 데뷔 최단기간(2개월11일)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남기는 등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대형 선수로 떠올랐다.

올 시즌에는 한국여자오픈(6월·메이저대회)·금호타이어여자오픈(7월)·한화금융클래식(7월)에서 각각 정상에 올라 KLPGA 투어 대상 포인트·상금 순위·평균 타수 등에서 1위를 달리며 국내 정상임을 증명했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L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을 거치지 않고 이듬해부터 LPGA 투어 시드권을 확보하며 국내 정상 뿐 아니라 세계정상에 도전장을 내민다.

앞서 비회원 신분으로 메이저를 제패한 신지애(26)·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등과 같은 길을 걷게 된 김효주는 앞으로 써 내려갈 LPGA 투어 역사에 벌써 전 세계 많은 골프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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