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권위(權威)는 아랫사람의 인정(認定)에서 온다
[칼럼] 권위(權威)는 아랫사람의 인정(認定)에서 온다
  • 이종우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9.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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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우 칼럼니스트
▸철학박사
▸상지대학교 강의전담교수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조금 빨리 찾아온 추석 명절이 지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서 가족 친지와 즐거운 한 때를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게는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로 인한 각종 스트레스를 겪고 돌아온 힘겨운 명절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러한 스트레스가 연장자와 어린 사람 사이의 다툼으로 비화될 때 마지막에 나오는 말은 결국, ‘어디서 어른에게 대들어!’라는 권위의식에서 비롯된 말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권위라는 말은 이와 같이 ‘선포’하는 것이 가능할까?

권위(權威)라는 한자를 보면 저울추 권(權)과 위엄 위(威)라는 두 한자가 합쳐진 것이다. 그런데 權이라는 글자에는 ‘경중과 대소를 분별하다.’라는 뜻이 있다. 즉, 저울과 같은 정확한 분별력을 바탕으로 한 위엄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 결과 사전적 정의로도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이라는 의미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데 위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따르게 하는’이라는 말과 ‘인정을 받고’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곧 권위라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분별력’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며, 결국 권위는 스스로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기초적인 정의를 고려할 때, 앞에서 언급한 연장자 혹은 윗사람이 ‘어디서 대들어!’라고 얘기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분별력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초라한 자기 증언일 뿐이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역사 속에서도 입증된다. 고대 로마에서 로마의 원로원은 BC 27년 옥타비아누스에게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올렸다. 이 말은 ‘가장 존엄한 자’라는 뜻인데, 원로원이 로마 공화정에서 시민들을 대표해서 입법과 자문을 담당했던 조직이라는 점에서 옥타비아누스와 그의 정치 활동이 로마 시민들에 의해 ‘가장 존엄한 자’라고 인정받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과거 역사 속에서도 훌륭한 권위자로 인정받는 것은 보통 스스로 ‘나 권위 있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보다도 ‘나도 여러분과 같은 사람이오.’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이다. 18세기 프로이센의 국왕이었던 프리드리히2세(1712.1.24.~1786.8.17.)는 스스로 ‘군주는 국가 제1의 머슴’이라는 신조 아래 국민의 행복 증진을 으뜸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우리나라 세계사 교과서에서는 그를 전제 정치 아래에서 국민의 행복을 위해 계속 공부하고, 모범을 보이며 정책을 펼쳤던 소위 ‘계몽 군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위대함과 존엄성을 ‘스스로 주장’했건, ‘다른 사람이 인정’했건, 그 위대함을 입증했다면 후세는 누구의 주장이건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권위를 인정한다. 특히 이들 두 명이 모두 황제 혹은 국왕이 되었다는 점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상황에서 이들이 취한 자세라는 점은 이들의 권위에 대한 태도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자. 지난 9월 12일 오전, 국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국회의장·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설훈 의원이 “청와대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던) 7시간 (동안) 뭐했냐?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까지 있는데, 이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 위원장들은 설훈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그만하라”, “품위를 좀 지켜라”라고 하며 반발했으며, 새누리당 측에서는 설훈 의원의 사과와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장 직에서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그리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16일에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설훈 의원의 발언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응에 대하여 후세는 어떻게 평가할까?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을 어떻게 운영했고, 그것을 사람들과 후손들이 어떻게 평가할지에 달려있다. 역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모독적 발언’이라고 대응하기보다는, 왜 그런 평가가 나왔는지를 반성해야 한다고 가르쳐줘야 대통령으로서의 권위가 선다고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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